“레바논전, 김신욱 활용 고공 축구 자제”

김신욱(울산 현대)의 머리를 최대한 활용하는 플레이가 레바논과의 일전에서 주요 전략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최강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2일(한국시간)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을 앞두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최 감독은 "김신욱은 좋은 옵션이지만 아무래도 세밀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김신욱의 존재감 때문에 불필요한 킥이 남발된다"며 "무리하거나 무모한 수준까지 킥이 이뤄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키가 196㎝에 달하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주목을 받았다.

멀리서 건네는 공중볼을 상대적으로 쉽게 따낼 수 있는 까닭에 직접 해결하거나 주변 공격수들에게 득점 기회를 주는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과의 원정 4차전, 카타르와의 홈 5차전에서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하려는 전략은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멀리 하프라인 근처에서도 김신욱의 머리를 의식하고 공중패스를 계속 올렸으나 기대와 달리 예리한 장면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최 감독은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부작용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급한 마음에 선수들이 계속 무모한 패스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뻥 축구'를 했다고 하는데 나는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큰 선수 머리에다 (무조건적으로) 킥을 하라고 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신욱의 고공축구는 울산이 작년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 감독은 클럽에서는 주말마다 발을 맞춰 동료가 김신욱의 스타일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선수들이 간헐적으로 만나 호흡을 맞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같은 효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지금 대표팀에는 김신욱 외에 다른 좋은 옵션도 많다"고 말해 레바논전에서 김신욱을 선발로 출격시키지는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레바논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김신욱은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의 열악한 그라운드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잔디가 고르지 않고 흙이 팬 곳도 많아 부정확해질 땅볼 패스 대신 고공 패스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김신욱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기대를 적지 않게 품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최 감독은 "김신욱은 대표팀에 오면 훈련도 경기도 '다 죽이겠다'는 듯이 열심히 하는 선수"라며 그의 태도를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