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 주역’ 전광인 “공 많이 오면 좋죠”

입력 2013.06.02 (17:37) 수정 2013.06.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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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민(27·현대캐피탈) 없는 남자배구 대표팀의 기둥은 올해도 전광인(22·성균관대)이었다.

러시앤캐시 2013 화성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2일 경기도 화성시 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

몰려든 취재진과 배구 관계자들 사이에 오간 대화의 주제는 대부분 경기 자체보다도 문성민의 상태에 집중됐다.

대표팀의 레프트 주포로 발탁된 문성민이 전날 일본과의 1차전에서 경기 도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날벼락을 맞았기 때문이다.

일단 재활하면서 수술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코트에 다시 서기까지 짧아도 4개월, 길게는 9개월까지도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이 나올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표팀 박기원 감독과 김호철 단장은 물론이고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들도 짐짓 표정을 관리하려 애썼지만, 곳곳에서 걱정이 드러나는 것을 숨길 수 없었다.

당장 이날 경기부터 공격을 어떻게 풀어갈지 가닥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박 감독은 문성민이 지키던 전위 레프트에 전광인을 넣고 후위에 곽승석을 배치했다.

원래 문성민에게 전위를 맡기고 전광인과 곽승석을 번갈아 보조 레프트로 내세우겠다는 것이 박 감독의 구상이었지만, 공격의 핵심이 빠진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전광인은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해줬다.

전날 14점을 터뜨린 전광인은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3점을 올리며 문성민의 빈자리를 지웠다.

상대의 강서브를 받아내고는 바로 네트 앞으로 달려가 탄력 넘치는 스파이크를 때려넣는 등 공·수 양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의 흐름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 4세트 후반 연속 레프트 강타로 한국의 승리를 이끈 주인공도 전광인이었다.

전광인은 '빠른 배구'를 표방하며 대표팀 사령탑 3년째를 맞은 박기원 감독의 '페르소나'와 다름없는 선수다.

2011년 월드리그에서 27년 만에 쿠바를 격파하는 쾌거의 선봉에 서는 등 '박기원표 배구 돌풍'의 중심에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문성민을 대신해 주포 역할을 하면서 위기에 몰린 대표팀을 구한 셈이다.

전광인은 "상대가 일본이다 보니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올라오는 공을 조금이라도 더 잘 때리고 포인트를 내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경기들이다.

전광인은 점프력이 90㎝에 달할 정도로 탄력이 좋고 남다른 배구 센스를 갖췄지만, 신장이 194㎝로 다소 작아 핀란드, 네덜란드 등 장신 군단과의 대결에서 주포 역할을 100% 맡기기에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전광인 말고는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박 감독은 "예비 엔트리 중에 문성민을 대체할 레프트 자원으로는 류윤식(대한항공)과 서재덕(KEPCO)이 있지만 두 선수 모두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다음 주 경기에서는 서재덕이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여전히 전광인에게 걸리는 부담은 줄어들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전광인은 이날 "공격수로서 올라오는 공이 많을수록 좋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 씩씩한 각오를 남은 경기에서 실력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에 따라 올해 월드리그에서 한국의 성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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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6-02 17:37:33
    • 수정2013-06-02 17:39:54
    연합뉴스
문성민(27·현대캐피탈) 없는 남자배구 대표팀의 기둥은 올해도 전광인(22·성균관대)이었다. 러시앤캐시 2013 화성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2일 경기도 화성시 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 몰려든 취재진과 배구 관계자들 사이에 오간 대화의 주제는 대부분 경기 자체보다도 문성민의 상태에 집중됐다. 대표팀의 레프트 주포로 발탁된 문성민이 전날 일본과의 1차전에서 경기 도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날벼락을 맞았기 때문이다. 일단 재활하면서 수술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코트에 다시 서기까지 짧아도 4개월, 길게는 9개월까지도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이 나올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표팀 박기원 감독과 김호철 단장은 물론이고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들도 짐짓 표정을 관리하려 애썼지만, 곳곳에서 걱정이 드러나는 것을 숨길 수 없었다. 당장 이날 경기부터 공격을 어떻게 풀어갈지 가닥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박 감독은 문성민이 지키던 전위 레프트에 전광인을 넣고 후위에 곽승석을 배치했다. 원래 문성민에게 전위를 맡기고 전광인과 곽승석을 번갈아 보조 레프트로 내세우겠다는 것이 박 감독의 구상이었지만, 공격의 핵심이 빠진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전광인은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해줬다. 전날 14점을 터뜨린 전광인은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3점을 올리며 문성민의 빈자리를 지웠다. 상대의 강서브를 받아내고는 바로 네트 앞으로 달려가 탄력 넘치는 스파이크를 때려넣는 등 공·수 양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의 흐름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 4세트 후반 연속 레프트 강타로 한국의 승리를 이끈 주인공도 전광인이었다. 전광인은 '빠른 배구'를 표방하며 대표팀 사령탑 3년째를 맞은 박기원 감독의 '페르소나'와 다름없는 선수다. 2011년 월드리그에서 27년 만에 쿠바를 격파하는 쾌거의 선봉에 서는 등 '박기원표 배구 돌풍'의 중심에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문성민을 대신해 주포 역할을 하면서 위기에 몰린 대표팀을 구한 셈이다. 전광인은 "상대가 일본이다 보니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올라오는 공을 조금이라도 더 잘 때리고 포인트를 내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경기들이다. 전광인은 점프력이 90㎝에 달할 정도로 탄력이 좋고 남다른 배구 센스를 갖췄지만, 신장이 194㎝로 다소 작아 핀란드, 네덜란드 등 장신 군단과의 대결에서 주포 역할을 100% 맡기기에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전광인 말고는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박 감독은 "예비 엔트리 중에 문성민을 대체할 레프트 자원으로는 류윤식(대한항공)과 서재덕(KEPCO)이 있지만 두 선수 모두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다음 주 경기에서는 서재덕이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여전히 전광인에게 걸리는 부담은 줄어들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전광인은 이날 "공격수로서 올라오는 공이 많을수록 좋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 씩씩한 각오를 남은 경기에서 실력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에 따라 올해 월드리그에서 한국의 성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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