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쥬라기 공원이 현실로? 멸종 생물 복원 논란

입력 2013.06.07 (00:09) 수정 2013.06.0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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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영화 기억하십니까?

수천만 년 전 멸종한 공룡을 부활시켜 지상 최대의 동물원을 만드는 내용의 영화‘쥬라기 공원’입니다.

이렇게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면 어떨까요?

최근 과학자들이 멸종한 동물을 복원하겠다고 나서면서 현실성과 윤리적 문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국제부 박수현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박기자,, 멸종 동물 복제하면 단골로 등장하는 주인공이 '매머드' 죠?

최근 아주 상태가 좋은 매머드 사체가 발견돼서 과학계가 흥분하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매머드는 약 480만 년 전부터 나타나 불과 4천 년전까지도 지구상에 존재했던 동물입니다.

인류와 가장 최근까지 공생했던 거대 포유류인데다 비교적 상태가 좋은 사체가 종종 발견돼 과학자들의 복원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해왔는데요.

지난달 역사상 가장 잘 보존된 상태의 매머드 혈액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러시아 극동 쿠티야 공화국의 한 섬입니다.

눈 덮인 들판 위로 매머드의 사체가 보이시죠?

장비를 이용해 흙과 얼음을 제거하는데요.

상태가 좋아 보이는 사체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옵니다.

응고되지 않은 상태의 혈액을 발견한 것은 매우 특이한 경우로 매머드 복제에서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됩니다.

<녹취> 그리고르예프(동북연방대 매머드박물관장)

CNN 과 에이피 등 주요 외신은 러시아와 한국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매머드 복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쪽 연구는 황우석 박사가 지휘하고 있다며 이 사실을 집중 보도 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만 년 전에 죽은 사체에서 나온 근육 조직과 피 한 방울로 매머드를 복원할 수 있는 건가요?

<답변> 영화 ‘쥬라기 공원’을 보시면 그 원리가 조금 더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공룡의 피를 빤 모기가 갇혀 있는 고대의 호박입니다.

모기의 몸 안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하는데요.

이 DNA를 양서류에 넣어 공룡을 부화시킵니다.

매머드 복원 프로젝트도 그 과정만 본다면 쥬라기 공원과 비슷합니다.

매머드의 혈액이나 근육조직을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핵을 추출합니다.

코끼리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후 매머드의 세포핵과 교체합니다.

여기에 화학적 전기적 자극을 주어 배아 세포를 만들구요.

이 배아 세포를 코끼리의 자궁에 이식해 아기 매머드를 출산시킨다는 것입니다.

공룡의 디엔에이는 사실상 구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매머드의 경우에는 가능성이 낮지 않습니다.

<질문> 매머드 말고도 과학자들이 복원에 공을 들이고 있는 동물들이 많다면서요?

<답변> 네, 혹시 나그네 비둘기라고 들어보셨나요?

지금은 이름도 생소하지만, 한 때는 북미 대륙에서 가장 흔한 새였습니다.

19세기 중엽에는 개체수가 30억 마리에 달했는데요.

저렇게 하늘을 까맣게 뒤덮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무차별 사냥을 벌여 지난 1914년, 지구상 마지막 나그네 비둘기가 숨을 거뒀습니다.

미국의 생물 학자들은 나그네 비둘기를 복원 동물 목록의 맨 위자리에 올려놓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녹취> 벤 노박(캘리포니아대 생물학자)

위에서 알을 부화시킨 후 입으로 새끼를 낳는 위부화 개구립니다.

1983년에 멸종했죠.

또 호주에서 멸종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

남인도양 모리셔스 섬에 살았던 도도새 등 과학자들의 복원 목록에 올라있는 종만 모두 24개 종에 달합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멸종 동물 복원이 정말 실현 가능성은 있는 얘긴가요?

기술 발전은 어디쯤 와있죠?

<답변> 네, 이미 10년 전에 절반의 성공을 거둔 바 있구요.

멸종 동물이 살아나는데 이제 수년도 남지 않았다는게 과학계의 예측입니다.

지난 2000년, 산양의 일종인 피레네아이벡스의 마지막 개체가 죽었습니다.

하지만 피부 세포에서 디엔에이를 추출한 뒤 3년 뒤 복원에 성공했습니다.

선천성 폐결핵으로 태어난 지 7분 만에 죽고 말았지만 과학적 가능성은 입증된 것이죠.

매머드 복제까지는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비교적 최근에 멸종한 동물의 경우 수년 내 복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취> 칼 짐머 : "4,5년 뒤에는 떼는 아니지만 한 두 마리의 멸종 복원 동물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 과학자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복원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무엇보다 과학적 성취 때문이겠죠.

성공할 경우 보전생물학과 유전자 과학에 역사적인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겁니다.

찬성론자들은 멸종 동물 복원이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줄어들고 있는 지구 생태 시스템을 복원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멸종의 이유를 밝혀내면 진화의 신비를 풀수 있고 빙하기를 살아남은 동물로부터 신약 개발의 단서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우리 손으로 멸종시킨 동물들의 경우 우리 손으로 되살릴 의무가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스튜어트 브랜드(멸종 동물 복원 단체) : "인류는 지난 만년 동안 자연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피해 중 일부를 복구할 수 있는 능력과 도덕적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질문> 하지만 복원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를 떠나, 사라진 건 사라진 대로 두는 게 자연의 이치라는 거죠.

매머드 사체가 녹으면서 그 속에서 기생하던 곤충이 깨어납니다.

이렇게 되살아난 곤충이 사람을 공격하는데요.

복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처럼 멸종동물 복원이 생태계에 혼란을 미칠까, 염려하고 있습니다.

복원 과정에서 불완전하고 위험한 동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완전하게 복원이 된다 하더라도, 한 번 도태됐던 생물이기 때문에 또다시 멸종할 가능성이 큽니다.

<녹취> 로스 맥피(미국 자연사 박물관 교수) : “누가 그들을 보살펴줄 것입니까? 먹이는 누가 주죠? 멸종된 동물 몇 종을 위해 우리가 모두 홍세기로 돌아가자는 이야기입니까? 예측이 어려운 실험을 대규모적으로 감행할 경우 그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 종을 복원하는 데에만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멸종된 동물을 되살려내는 자원을 지금 남아있는 동물들을 사라지지 않게 지켜내는데 쓰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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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4 이슈] 쥬라기 공원이 현실로? 멸종 생물 복원 논란
    • 입력 2013-06-07 07:00:56
    • 수정2013-06-07 13:55:36
    글로벌24
<앵커 멘트>

이 영화 기억하십니까?

수천만 년 전 멸종한 공룡을 부활시켜 지상 최대의 동물원을 만드는 내용의 영화‘쥬라기 공원’입니다.

이렇게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면 어떨까요?

최근 과학자들이 멸종한 동물을 복원하겠다고 나서면서 현실성과 윤리적 문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국제부 박수현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박기자,, 멸종 동물 복제하면 단골로 등장하는 주인공이 '매머드' 죠?

최근 아주 상태가 좋은 매머드 사체가 발견돼서 과학계가 흥분하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매머드는 약 480만 년 전부터 나타나 불과 4천 년전까지도 지구상에 존재했던 동물입니다.

인류와 가장 최근까지 공생했던 거대 포유류인데다 비교적 상태가 좋은 사체가 종종 발견돼 과학자들의 복원 욕구를 끊임없이 자극해왔는데요.

지난달 역사상 가장 잘 보존된 상태의 매머드 혈액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러시아 극동 쿠티야 공화국의 한 섬입니다.

눈 덮인 들판 위로 매머드의 사체가 보이시죠?

장비를 이용해 흙과 얼음을 제거하는데요.

상태가 좋아 보이는 사체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옵니다.

응고되지 않은 상태의 혈액을 발견한 것은 매우 특이한 경우로 매머드 복제에서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됩니다.

<녹취> 그리고르예프(동북연방대 매머드박물관장)

CNN 과 에이피 등 주요 외신은 러시아와 한국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매머드 복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쪽 연구는 황우석 박사가 지휘하고 있다며 이 사실을 집중 보도 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만 년 전에 죽은 사체에서 나온 근육 조직과 피 한 방울로 매머드를 복원할 수 있는 건가요?

<답변> 영화 ‘쥬라기 공원’을 보시면 그 원리가 조금 더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공룡의 피를 빤 모기가 갇혀 있는 고대의 호박입니다.

모기의 몸 안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하는데요.

이 DNA를 양서류에 넣어 공룡을 부화시킵니다.

매머드 복원 프로젝트도 그 과정만 본다면 쥬라기 공원과 비슷합니다.

매머드의 혈액이나 근육조직을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핵을 추출합니다.

코끼리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후 매머드의 세포핵과 교체합니다.

여기에 화학적 전기적 자극을 주어 배아 세포를 만들구요.

이 배아 세포를 코끼리의 자궁에 이식해 아기 매머드를 출산시킨다는 것입니다.

공룡의 디엔에이는 사실상 구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매머드의 경우에는 가능성이 낮지 않습니다.

<질문> 매머드 말고도 과학자들이 복원에 공을 들이고 있는 동물들이 많다면서요?

<답변> 네, 혹시 나그네 비둘기라고 들어보셨나요?

지금은 이름도 생소하지만, 한 때는 북미 대륙에서 가장 흔한 새였습니다.

19세기 중엽에는 개체수가 30억 마리에 달했는데요.

저렇게 하늘을 까맣게 뒤덮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무차별 사냥을 벌여 지난 1914년, 지구상 마지막 나그네 비둘기가 숨을 거뒀습니다.

미국의 생물 학자들은 나그네 비둘기를 복원 동물 목록의 맨 위자리에 올려놓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녹취> 벤 노박(캘리포니아대 생물학자)

위에서 알을 부화시킨 후 입으로 새끼를 낳는 위부화 개구립니다.

1983년에 멸종했죠.

또 호주에서 멸종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

남인도양 모리셔스 섬에 살았던 도도새 등 과학자들의 복원 목록에 올라있는 종만 모두 24개 종에 달합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멸종 동물 복원이 정말 실현 가능성은 있는 얘긴가요?

기술 발전은 어디쯤 와있죠?

<답변> 네, 이미 10년 전에 절반의 성공을 거둔 바 있구요.

멸종 동물이 살아나는데 이제 수년도 남지 않았다는게 과학계의 예측입니다.

지난 2000년, 산양의 일종인 피레네아이벡스의 마지막 개체가 죽었습니다.

하지만 피부 세포에서 디엔에이를 추출한 뒤 3년 뒤 복원에 성공했습니다.

선천성 폐결핵으로 태어난 지 7분 만에 죽고 말았지만 과학적 가능성은 입증된 것이죠.

매머드 복제까지는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비교적 최근에 멸종한 동물의 경우 수년 내 복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취> 칼 짐머 : "4,5년 뒤에는 떼는 아니지만 한 두 마리의 멸종 복원 동물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 과학자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복원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무엇보다 과학적 성취 때문이겠죠.

성공할 경우 보전생물학과 유전자 과학에 역사적인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겁니다.

찬성론자들은 멸종 동물 복원이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줄어들고 있는 지구 생태 시스템을 복원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멸종의 이유를 밝혀내면 진화의 신비를 풀수 있고 빙하기를 살아남은 동물로부터 신약 개발의 단서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우리 손으로 멸종시킨 동물들의 경우 우리 손으로 되살릴 의무가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스튜어트 브랜드(멸종 동물 복원 단체) : "인류는 지난 만년 동안 자연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피해 중 일부를 복구할 수 있는 능력과 도덕적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질문> 하지만 복원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를 떠나, 사라진 건 사라진 대로 두는 게 자연의 이치라는 거죠.

매머드 사체가 녹으면서 그 속에서 기생하던 곤충이 깨어납니다.

이렇게 되살아난 곤충이 사람을 공격하는데요.

복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처럼 멸종동물 복원이 생태계에 혼란을 미칠까, 염려하고 있습니다.

복원 과정에서 불완전하고 위험한 동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완전하게 복원이 된다 하더라도, 한 번 도태됐던 생물이기 때문에 또다시 멸종할 가능성이 큽니다.

<녹취> 로스 맥피(미국 자연사 박물관 교수) : “누가 그들을 보살펴줄 것입니까? 먹이는 누가 주죠? 멸종된 동물 몇 종을 위해 우리가 모두 홍세기로 돌아가자는 이야기입니까? 예측이 어려운 실험을 대규모적으로 감행할 경우 그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 종을 복원하는 데에만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멸종된 동물을 되살려내는 자원을 지금 남아있는 동물들을 사라지지 않게 지켜내는데 쓰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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