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신뢰구축 첫걸음 되길

입력 2013.06.07 (07:34) 수정 2013.06.0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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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남북대화가 전격적으로 결정됐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시점입니다. 예기치 않은 북한의 당국 간 대화 제의를 즉각 수용하면서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문제 등 남북 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장관급 회담을 12일 서울에서 열자고 다시 제의했습니다.

민간인 차원만 고집하던 북한의 당국 간 대화제의는 뜻밖인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한핵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정세의 향방과 윤곽을 잡아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으로선 고립탈피와 양국에 대한 메시지 전달의 필요성이 절박했던 것으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앞에서 대화를 약속한 바도 있습니다.

더욱이 남측의 반응도 계산에서 빗나갔을 겁니다. 원칙에 입각한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철수는 북한으로선 전혀 예기지 못한 사태였던 것이지요.
협박도 안 먹히고 한-미-중의 한 방향 움직임은 북한의 고립불안감을 더욱 심화시켰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게다가 유엔제재로 인한 경제적 압박도 적지 않은 어려움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제의한 당국 간 회담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모양새가 마땅치 않았겠지요. 결국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이산가족 문제까지 포함한 형식으로 다시 포괄적 제의를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부는 개성공단까지 협박용 카드로 썼던 북한에 원칙적으로 대응한 게 주효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에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가능성을 조심스레 낙관하기도 합니다. 대화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우선 지나친 기대는 금물입니다. 대화분위기에 들떠가서는 곤란합니다. 이전 정부부터 쌓여온 미해결 과제가 산처럼 높습니다. 일단 어렵고 큰 문제는 잠시 제쳐두고 실현가능한 문제부터 푸는 게 순서일 듯 합니다. 작은 것부터 해결하면서 서로 간에 신뢰를 쌓는 겁니다. 상생을 위한 신뢰의 첫걸음을 내딛는 남북대화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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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신뢰구축 첫걸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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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06-07 08: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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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남북대화가 전격적으로 결정됐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시점입니다. 예기치 않은 북한의 당국 간 대화 제의를 즉각 수용하면서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문제 등 남북 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장관급 회담을 12일 서울에서 열자고 다시 제의했습니다.

민간인 차원만 고집하던 북한의 당국 간 대화제의는 뜻밖인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한핵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정세의 향방과 윤곽을 잡아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으로선 고립탈피와 양국에 대한 메시지 전달의 필요성이 절박했던 것으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앞에서 대화를 약속한 바도 있습니다.

더욱이 남측의 반응도 계산에서 빗나갔을 겁니다. 원칙에 입각한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철수는 북한으로선 전혀 예기지 못한 사태였던 것이지요.
협박도 안 먹히고 한-미-중의 한 방향 움직임은 북한의 고립불안감을 더욱 심화시켰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게다가 유엔제재로 인한 경제적 압박도 적지 않은 어려움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제의한 당국 간 회담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모양새가 마땅치 않았겠지요. 결국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이산가족 문제까지 포함한 형식으로 다시 포괄적 제의를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부는 개성공단까지 협박용 카드로 썼던 북한에 원칙적으로 대응한 게 주효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에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가능성을 조심스레 낙관하기도 합니다. 대화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우선 지나친 기대는 금물입니다. 대화분위기에 들떠가서는 곤란합니다. 이전 정부부터 쌓여온 미해결 과제가 산처럼 높습니다. 일단 어렵고 큰 문제는 잠시 제쳐두고 실현가능한 문제부터 푸는 게 순서일 듯 합니다. 작은 것부터 해결하면서 서로 간에 신뢰를 쌓는 겁니다. 상생을 위한 신뢰의 첫걸음을 내딛는 남북대화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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