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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호 “멋있는 연기, 한 시간에 3분이면 충분”
입력 2013.06.07 (16:52) 연합뉴스
KBS '직장의 신'서 밉상 정규직 연기

"제가 제작발표회에서 재미있을 거라고 했잖아요~"

촬영을 마친 소감을 물으니 환한 미소가 얼굴 가득 퍼졌다. 온 얼굴이 웃는 것 같은 특유의 미소다.

KBS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을 떠나보낸 배우 오지호다.

최근 이태원 한 커피숍에서 만난 오지호는 "처음부터 재미있을 거라고 예감했는데 예감이 딱 맞았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작품의 메시지를 떠나 미스김 캐릭터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미스김이 자기 할 일만 하는 캐릭터인데 이런 캐릭터가 다른 인물들과 공존한다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며 "캐릭터들이 만드는 시너지가 클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오지호는 회사에 온몸을 바치는 정규직 팀장 장규직으로 분해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분)과 대립각을 세웠다.

미스김이 기댈 곳 없는 비정규직의 정점을 상징했다면 장규직은 회사의 그늘 아래 목숨을 부지하는 정규직의 일면을 보여줬다.

회사에 충성하다 보니 비정규직을 대놓고 차별하고, 회사를 위해서라면 악역을 자처하기도 한다.

오지호는 "장규직은 미움을 살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며 "조직 안에서 살려면 팀장이 궂은 일을 도맡아 할 수밖에 없다.

조직을 위해 아랫사람을 칠 수밖에 없는 역할"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회사 체육대회 때 임신한 미혼 계약직원에게 모질게 대하는 장면은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마음 아픈 대목이었다.

그래도 그는 "이후 포장마차에서 규직이 쓰린 속마음을 미스김에게 표현하는 걸 보고 작가님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규직이 동료를 위해 희생하는 결말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람 좋은 동료 무정한(이희준)이 결국 회사에서 인정받는 부분도 만족스러웠단다.

그는 "결국에는 착한 사람이 잘 되는 것 같다"면서도 "사실 무정한이 진짜 실속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미스김과 못다한 멜로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미스김과 멜로가 좀 더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며 "키스 장면만으로는 부족했다"고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상대역 김혜수에 대해서는 "착하고 배려가 많다"고 밝혔다.

"톱배우가 사람들을 일일이 챙기기 쉽지 않은데 혜수 누나는 모든 배우를 하나하나 다 칭찬해 주세요.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이 혜수 누나 등만 봐도 인사를 할 정도로 카리스마에 눌렸었어요. 그런데 누나가 배려해 주니 배우들도 누나를 편하게 대하게 됐죠. 씨름 장면만 해도 누나가 편하지 않으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었어요. 촬영을 위한 제안을 쉽게 못 하니까요. 누나가 편하게 대해 줘서 그 장면도 정말 빨리 끝났죠."

촬영장 분위기가 편하다 보니 현장에서 애드리브도 많이 했단다. 그는 "나중에는 스태프들이 기대하는 게 눈에 보여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웃었다.

'직장의 신'은 직장인의 비애를 넘어 비정규직 문제와 정리해고 등 우리 사회 고용 문제 전반을 들여다보며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오지호도 직장인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사실 촬영장에서 정규직은 감독과 조감독, 딱 두 분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비정규직이었다"며 "촬영을 하면서도 우리 얘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데뷔 15년을 맞은 오지호는 그간 드라마에서 선하고 코믹한 역할을 주로 해왔다.

'환상의 커플'의 장철수, '내조의 여왕'의 온달수, '칼잡이 오수정'의 고만수가 대표적이다. 깎아놓은 듯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행보다.

"역할과 외모를 맞출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오지호는 '직장의 신'에서도 곱슬머리 설정을 위해 매번 직모인 머리를 '고데기'로 말고 촬영에 임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제가 다양한 역할을 하기에는 한정적인 얼굴이라고 많이 얘기를 했었어요. 그렇지만 저 같은 외모가 한 시간 내내 멜로만 하면 부담스럽고 지루하잖아요. 제가 멋있게 보이는 부분은 한 시간짜리 드라마에서 단 3분이면 족하다고 생각해요. 내 얼굴이 일그러지든지 말든지 연기하는 거죠. 이제는 이런 걸 대중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를 고를 때도 그는 자신에게 잘 맞는 역을 택한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어려운 역에도 도전하는 편이지만 드라마는 대중의 시선에 맞춰서 캐릭터를 보는 편이에요. 어렵다고 생각하는 역할은 잘 안 하게 돼요. 드라마는 촬영도 빠르게 진행돼 제가 너무 힘들어질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악역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좀 독하게 보였으면 좋겠는데 한 번만 웃으면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웃음)"
  • 오지호 “멋있는 연기, 한 시간에 3분이면 충분”
    • 입력 2013-06-07 16:52:24
    연합뉴스
KBS '직장의 신'서 밉상 정규직 연기

"제가 제작발표회에서 재미있을 거라고 했잖아요~"

촬영을 마친 소감을 물으니 환한 미소가 얼굴 가득 퍼졌다. 온 얼굴이 웃는 것 같은 특유의 미소다.

KBS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을 떠나보낸 배우 오지호다.

최근 이태원 한 커피숍에서 만난 오지호는 "처음부터 재미있을 거라고 예감했는데 예감이 딱 맞았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작품의 메시지를 떠나 미스김 캐릭터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미스김이 자기 할 일만 하는 캐릭터인데 이런 캐릭터가 다른 인물들과 공존한다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며 "캐릭터들이 만드는 시너지가 클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오지호는 회사에 온몸을 바치는 정규직 팀장 장규직으로 분해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분)과 대립각을 세웠다.

미스김이 기댈 곳 없는 비정규직의 정점을 상징했다면 장규직은 회사의 그늘 아래 목숨을 부지하는 정규직의 일면을 보여줬다.

회사에 충성하다 보니 비정규직을 대놓고 차별하고, 회사를 위해서라면 악역을 자처하기도 한다.

오지호는 "장규직은 미움을 살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며 "조직 안에서 살려면 팀장이 궂은 일을 도맡아 할 수밖에 없다.

조직을 위해 아랫사람을 칠 수밖에 없는 역할"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회사 체육대회 때 임신한 미혼 계약직원에게 모질게 대하는 장면은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마음 아픈 대목이었다.

그래도 그는 "이후 포장마차에서 규직이 쓰린 속마음을 미스김에게 표현하는 걸 보고 작가님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규직이 동료를 위해 희생하는 결말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람 좋은 동료 무정한(이희준)이 결국 회사에서 인정받는 부분도 만족스러웠단다.

그는 "결국에는 착한 사람이 잘 되는 것 같다"면서도 "사실 무정한이 진짜 실속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미스김과 못다한 멜로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미스김과 멜로가 좀 더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며 "키스 장면만으로는 부족했다"고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상대역 김혜수에 대해서는 "착하고 배려가 많다"고 밝혔다.

"톱배우가 사람들을 일일이 챙기기 쉽지 않은데 혜수 누나는 모든 배우를 하나하나 다 칭찬해 주세요.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이 혜수 누나 등만 봐도 인사를 할 정도로 카리스마에 눌렸었어요. 그런데 누나가 배려해 주니 배우들도 누나를 편하게 대하게 됐죠. 씨름 장면만 해도 누나가 편하지 않으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었어요. 촬영을 위한 제안을 쉽게 못 하니까요. 누나가 편하게 대해 줘서 그 장면도 정말 빨리 끝났죠."

촬영장 분위기가 편하다 보니 현장에서 애드리브도 많이 했단다. 그는 "나중에는 스태프들이 기대하는 게 눈에 보여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웃었다.

'직장의 신'은 직장인의 비애를 넘어 비정규직 문제와 정리해고 등 우리 사회 고용 문제 전반을 들여다보며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오지호도 직장인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사실 촬영장에서 정규직은 감독과 조감독, 딱 두 분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비정규직이었다"며 "촬영을 하면서도 우리 얘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데뷔 15년을 맞은 오지호는 그간 드라마에서 선하고 코믹한 역할을 주로 해왔다.

'환상의 커플'의 장철수, '내조의 여왕'의 온달수, '칼잡이 오수정'의 고만수가 대표적이다. 깎아놓은 듯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행보다.

"역할과 외모를 맞출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오지호는 '직장의 신'에서도 곱슬머리 설정을 위해 매번 직모인 머리를 '고데기'로 말고 촬영에 임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제가 다양한 역할을 하기에는 한정적인 얼굴이라고 많이 얘기를 했었어요. 그렇지만 저 같은 외모가 한 시간 내내 멜로만 하면 부담스럽고 지루하잖아요. 제가 멋있게 보이는 부분은 한 시간짜리 드라마에서 단 3분이면 족하다고 생각해요. 내 얼굴이 일그러지든지 말든지 연기하는 거죠. 이제는 이런 걸 대중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를 고를 때도 그는 자신에게 잘 맞는 역을 택한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어려운 역에도 도전하는 편이지만 드라마는 대중의 시선에 맞춰서 캐릭터를 보는 편이에요. 어렵다고 생각하는 역할은 잘 안 하게 돼요. 드라마는 촬영도 빠르게 진행돼 제가 너무 힘들어질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악역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좀 독하게 보였으면 좋겠는데 한 번만 웃으면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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