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라가는 LG…하나 된 ‘트윈스의 힘’

입력 2013.06.07 (22:04) 수정 2013.06.0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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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의 6월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롯데를 7-4로 격파, 반 경기 차이로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LG가 프로야구 순위표에서 세 번째 자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4월 18일 이후 7주 만이다.

최근 15경기 동안 LG는 한 차례 5연승하고 두 차례 3연승을 달리는 등 신바람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끄는 부분은 LG의 상승세가 시작된 것이 본격적으로 날이 뜨거워진 5월 말부터라는 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여름은 대표적인 LG의 '취약 기간'으로 꼽혔다.

초반 기세 좋게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고도 날이 더워지면 어김없이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패턴이 반복돼 어느덧 10년째 '가을 야구'에 초대를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끊임없이 회자하는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라는 격언(?)이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5월 중순 두 차례 4연패에 허덕이며 7위까지 주저앉자 평소보다 조금 일찍 하락세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승수와 패수의 차이가 5경기까지는 나도 괜찮다'며 뚝심을 보인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 아래 뭉친 LG 선수단은 보기 드문 더위 속 집중력을 드러내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이런 집중력의 증거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늘 상대의 턱밑까지 추격하고는 마지막에 한 걸음을 더 내딛지 못해 고배를 들고는 1패 이상의 충격을 받던 과거와 달리 박빙 상황에서 오히려 강한 모습을 보인다.

이날도 6-0으로 앞서다가 중반 이후 추격을 허용, 6-4까지 쫓겼으나 8회 2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빗맞은 타구를 박용택이 슬라이딩으로 잡아내 상대의 기세를 끊었다.

이달 2일 KIA와의 경기에서는 0-4로 뒤진 9회 동점을 만들고는 연장전에 역전승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하는 등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끈끈함이 팀 곳곳에서 배어 나온다.

선수단의 사정도 전과는 다르다.

초반 잘 나가다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내림세를 타던 예년과는 달리 날이 갈수록 선수단의 짜임새가 나아지고 있다.

주장 이병규가 뒤늦게 합류해서는 3할대 맹타를 휘두르며 흔들릴 수 있는 팀의 중심을 잡았고, 마운드가 흔들릴 즈음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의 류제국이 합류해 기둥 한 자리를 차지했다.

류제국은 물론이고 셋업맨 정현욱, 내야수 손주인, 포수 최경철 등 새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오랫동안 LG를 괴롭히던 '선수 이적 잔혹사'도 올해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팀의 '대들보'들이 똑바로 서자 문선재, 정의윤, 정주현 등 김기태 감독이 마음먹고 밀어주는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분 좋게 뛰어다닐 터전이 마련됐다.

문선재는 이날 경기 후 "젊은 선수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선배들은 후배들은 챙겨주면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팀 분위기를 자랑했다.

팀 분위기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지난달 26일 SK전에서 승리한 뒤 벌어진 임찬규의 '물벼락 세리머니'다.

애먼 아나운서에게 물 세례를 퍼부은 상황을 두고 인터넷과 SNS에서 비난이 쏟아지면서 LG는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서울에 자리 잡은 인기 구단인 탓에 LG는 이런 구설에 오르는 일이 많다. 그리고 이런 사건은 선수단 분위기를 더욱 가라앉게 하곤 했다.

그러나 올해의 LG는 오히려 이 사건을 한층 팀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로 만들었다. 그 일이 생긴 이후 치른 10경기에서 LG는 8승을 거뒀다.

선수들을 향한 신뢰와 강력한 카리스마로 뭉친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물론, 여전히 김 감독은 이런 상승세의 힘을 선수단과 구단, 팬에 돌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승수와 패수의 차이가 벌어졌을 때 선수들이 다들 이를 계산하면서 경기에 나서고 있었다"면서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해준 덕분"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에도 김 감독은 "박용택을 포함해 팀의 모두가 잘해줬다"면서 "3위에 오른 것을 축하하고,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선장답게 무게감 있는 소감을 밝히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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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6-07 22:04:58
    • 수정2013-06-07 22:49:36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6월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롯데를 7-4로 격파, 반 경기 차이로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LG가 프로야구 순위표에서 세 번째 자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4월 18일 이후 7주 만이다. 최근 15경기 동안 LG는 한 차례 5연승하고 두 차례 3연승을 달리는 등 신바람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끄는 부분은 LG의 상승세가 시작된 것이 본격적으로 날이 뜨거워진 5월 말부터라는 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여름은 대표적인 LG의 '취약 기간'으로 꼽혔다. 초반 기세 좋게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고도 날이 더워지면 어김없이 하위권으로 떨어지는 패턴이 반복돼 어느덧 10년째 '가을 야구'에 초대를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끊임없이 회자하는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라는 격언(?)이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5월 중순 두 차례 4연패에 허덕이며 7위까지 주저앉자 평소보다 조금 일찍 하락세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승수와 패수의 차이가 5경기까지는 나도 괜찮다'며 뚝심을 보인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 아래 뭉친 LG 선수단은 보기 드문 더위 속 집중력을 드러내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이런 집중력의 증거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늘 상대의 턱밑까지 추격하고는 마지막에 한 걸음을 더 내딛지 못해 고배를 들고는 1패 이상의 충격을 받던 과거와 달리 박빙 상황에서 오히려 강한 모습을 보인다. 이날도 6-0으로 앞서다가 중반 이후 추격을 허용, 6-4까지 쫓겼으나 8회 2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빗맞은 타구를 박용택이 슬라이딩으로 잡아내 상대의 기세를 끊었다. 이달 2일 KIA와의 경기에서는 0-4로 뒤진 9회 동점을 만들고는 연장전에 역전승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하는 등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끈끈함이 팀 곳곳에서 배어 나온다. 선수단의 사정도 전과는 다르다. 초반 잘 나가다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내림세를 타던 예년과는 달리 날이 갈수록 선수단의 짜임새가 나아지고 있다. 주장 이병규가 뒤늦게 합류해서는 3할대 맹타를 휘두르며 흔들릴 수 있는 팀의 중심을 잡았고, 마운드가 흔들릴 즈음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의 류제국이 합류해 기둥 한 자리를 차지했다. 류제국은 물론이고 셋업맨 정현욱, 내야수 손주인, 포수 최경철 등 새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오랫동안 LG를 괴롭히던 '선수 이적 잔혹사'도 올해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팀의 '대들보'들이 똑바로 서자 문선재, 정의윤, 정주현 등 김기태 감독이 마음먹고 밀어주는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분 좋게 뛰어다닐 터전이 마련됐다. 문선재는 이날 경기 후 "젊은 선수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선배들은 후배들은 챙겨주면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팀 분위기를 자랑했다. 팀 분위기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지난달 26일 SK전에서 승리한 뒤 벌어진 임찬규의 '물벼락 세리머니'다. 애먼 아나운서에게 물 세례를 퍼부은 상황을 두고 인터넷과 SNS에서 비난이 쏟아지면서 LG는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서울에 자리 잡은 인기 구단인 탓에 LG는 이런 구설에 오르는 일이 많다. 그리고 이런 사건은 선수단 분위기를 더욱 가라앉게 하곤 했다. 그러나 올해의 LG는 오히려 이 사건을 한층 팀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로 만들었다. 그 일이 생긴 이후 치른 10경기에서 LG는 8승을 거뒀다. 선수들을 향한 신뢰와 강력한 카리스마로 뭉친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물론, 여전히 김 감독은 이런 상승세의 힘을 선수단과 구단, 팬에 돌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승수와 패수의 차이가 벌어졌을 때 선수들이 다들 이를 계산하면서 경기에 나서고 있었다"면서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해준 덕분"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에도 김 감독은 "박용택을 포함해 팀의 모두가 잘해줬다"면서 "3위에 오른 것을 축하하고,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선장답게 무게감 있는 소감을 밝히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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