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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마피아’, 그들은?
입력 2013.06.07 (22:49) 수정 2013.06.07 (23:05)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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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은철 : "원안위원장 국내에서 검사 기관, 그 중개하는 검사기관에서 위조를 해서 제출을 하는 바람에 발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원전을 바라보는 불안감에 술렁이는 여론.

<인터뷰> "복마전이라 복마전. 부품이 그만큼 엉터리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들만의 위험한 거래, 책임지는 이가 없었다.

<인터뷰> "소위 말해서 마피아와 같은.. 자기들끼리 이익을 배분하는 이런 것은 똑같다."

원전 비리.. 못 막나? 안 막나?

<앵커 멘트>

완공된 지 채 2-3년이 안 된 새 원자력발전소가 멈춰섰습니다.

건설 당시 들어간 불량 부품이 문제였습니다.

원자력 안전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원전 비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국가보안등급 최고 시설인 원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거래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원전 인근에서 고기잡이와 해산물 채취로 수십 년을 살아온 주민들.

부산 기장과 인근 울진은 가동이 중단된 신고리 1-2호기를 포함해 원전 6기가 운영 중인 곳입니다.

불량 부품 파동이 커지자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졌습니다.

<녹취> "벗어나고 싶지. (불량)부품을 갖다가 넣어 가지고 얼마나 지금 말이 많노 지금. 못 쓰는 그거."

원전 비리로 몸살을 앓은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남 김해의 한 공장.

이 공장은 겉으로 보기엔 지난해까지 한국수력원자력의 우수 협력업체였습니다.

고리와 영광 원전에 펌프류 부품을 납품해 왔는데 최근 시험 성적서 조작 사실 등이 드러나 임원들이 구속됐습니다.

<녹취> "완전히 엉망이죠. 회사가 부도났으니까.."

이 업체가 지난 2009년 한수원에 제출한 펌프류 부품 시험성적서입니다.

공인 기관의 인증서 양식을 갖추고 있지만 실상은 가짜입니다.

예전에 이 업체가 가지고 있던 시험성적서를 스캐너로 복사하고 컴퓨터에서 성적서 번호와 시험 날짜를 수정한 뒤 가짜 시험성적서를 만들어 한수원에 제출한 겁니다.

위조된 시험성적서만 무려 167부.

148억 원 상당의 부품 천여 개가 고리 원전과 영광 원전에 납품됐습니다.

이처럼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이유는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선 시험평가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시험을 거친 것처럼 꾸민 겁니다.

결국 검증을 받지 않아 품질을 보증할 수 없는 부품이 장착돼 2년여 동안이나 원전이 가동됐습니다.

원전의 엔진부품을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원전 엔진 부품은 고열과 고압에 견뎌야 하기 때문에 부품 재질 시험 성적서를 첨부해 납품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업체는 시험기관으로부터 불합격 판정을 받자 성적 결과를 위조했습니다.

기준에 미달하는 항목에 원하는 숫자를 오려 붙였고 위조 흔적을 감추기 위해 수차례 복사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구매 계약 내용과는 다른 값싼 불량 재질의 부품을 납품했습니다.

<녹취> "아무래도 작은 업체들은 1인 2-3역을 해내야 하거든요. 일부를 생각할 수 없었던 부분도 있고 바쁘다 보니 놓친 부분도 있고.. "

문제의 부품들은 원자력 안전 최고등급인 Q등급이나 A등급의 요건을 갖춰야 했습니다.

하지만 한수원은 지난해 말 감사원의 감사 전까지 검증되지 않고 불량인 부품들이 사용됐던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컴퓨터나 복사기를 이용한 조악한 수준의 가짜 성적서를 한수원은 왜 찾아내지 못했을까?

<인터뷰>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그때 당시 (성적서) 사본을 제출하도록 돼 있었어요.그 회사(시험기관)에 메일을 보내든 전화를 걸어서 너희 이렇게 발행해 준 게 있는 모양인데 원본 좀 보내 달라(해야 하는데) 그런데 사실 그렇게 못 한거죠."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 (작년) 12월 5일 그때는요. 지자체에 이런 걸 알릴 의무나 그런 건 없었대요. 대신 여기 (민관합동)조사단에 지자체 추천 위원이 오셨으니까 자연스럽게 내용은 전달이 됐을거라고.."

납품 업체들이 공인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하는 대담한 사기 행각엔 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167부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이 업체는 주요 입찰이나 본사의 협력업체 통제에서 편의를 봐달라며 지난 3년 동안 한수원 직원 9명에게 뇌물을 제공했습니다.

밝혀진 뇌물 액수만 6억 6천만 원에 이릅니다.

금품을 받은 사람 중엔 한수원의 전 감사실장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인터뷰> 최수영(반핵부산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 : "비리가 정말 끝도 없이 생긴다 말이에요. 지금도 생기고 있고.. 불신이 너무 팽배하고 다른 데서는 원인을 찾을 수 없고 한수원이 자처한 거다."

<녹취> 산업부 사과 기자회견

비리가 터질 때마다 원전 당국은 재발 방지책을 발표하며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말 납품 업체가 허위서류를 제출하면 등록을 취소하고 최대 10년간 납품을 제한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것이 지켜지고 있을까?

감사원 감사로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확인된 납품 업체 두 곳에 대한 한수원의 제재 사항입니다.

시험성적서 위조에 대한 한수원 제재는 6개월의 입찰 제한이 전부!

<녹취>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 "낙찰받고 위조하면 6개월, 위조한 뒤 낙찰받으면 1년. 이런 것들이 다 국가계약법에 나와 있는 사항이거든요."

최근 검찰 수사로 새로운 혐의가 드러났지만 제재는 지난 2월 이미 끝났고, 추가 제재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 "(성적서 위조를) 한 건을 하든 백 건을 하든 똑같습니다. (제재 기간이요?) 네."

이런 느슨한 후속 조치 탓에 비리를 저지른 업체라도 별 무리 없이 사업을 이어갑니다.

과거 금품을 제공해 제재를 받은 업체가 또다시 납품계약 비리나 뇌물수수로 수사기관의 처벌을 받는가 하면,

제재 기간 중인데도 정부지원금을 받아 부품 개발 과제를 수행하거나 심지어 한수원과 수억 원대 수의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동철(민주당 의원) : "선정을 하면 심사를 해서 여러 경쟁을 통해서 심사해야 할텐데 한수원 직원들이 추천하는 거였어요. 투명하게 공정하게 심사하는 절차가 생략되어 있으니까 당연히 비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뇌물이 오가고, 특정 업체를 밀어주고, 비리에 눈 감는 유착의 사슬엔 전문성과 안전을 이유로 견제와 감시를 거부하는 원전 집단의 나쁜 관행이 존재해 왔습니다.

지난해 고리 1호기 정전 은폐 사고 당시 정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조사단 구성은 사고 은폐 상황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전문가를 공동으로 추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당시 조사단 구성에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주훈(부산 장안읍 발전위원장) : " 친 한수원, 친 원자력 쪽 사람들을, 지역의 소수 사람들이 천거할 때는 상당히 한수원쪽의 보이지 않는 어떤 압력이 미치지 않았느냐? 저희들은 의심을 했죠."

보이지 않는 힘은 민간 추천 전문가들의 활동에도 커다란 벽이 됐습니다.

<인터뷰> 강주훈(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발전위원장) : "정말 양심적인 학자들도 그런 전문적인 이야기를 했을 때 나중에 미치는 어떤 후환 같은 것들을 굉장히 걱정하는 것 같았어요."

이른바 원전 마피아로 불리는 원전 집단의 폐쇄성은 비리가 터질 때 더 견고해졌습니다.

<녹취> 한수원(하청 업체 직원/음성대역) : "안전사고가 외부에 알려지면 하청 업체 직원들까지 추궁을 당해요. '그런 걸 왜 발설했냐?' 하는 거죠. 문제는 이게 한수원 (감사실) 감사가 아니에요. 발전소 자체 조사죠. 고발자를 잡아내겠다는 거에요."

<녹취> 원자력 민간 전문가(음성대역) : "전문가들이 사업자, 규제자, 정부 이렇게 해서 끈끈하게 엮어 있어요. 그들만의 울타리 안에 들어가야 하는 거에요. 거기서 저희가 엇나가면 (정부) 위원회에서 해촉되고 하던 과제 잘리고 용역 잘리고 너무너무 힘든 거죠. 밥은 먹고살아야 하잖아요."

침묵의 카르텔은 한수원 퇴직자들의 원전 업체 진출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 10년간 원전 관련 업체에 재취업한 한수원 퇴직자들의 명단입니다.

퇴직 당시 1급 이상의 직위에 있던 사람 중 30% 정도가 원전 설계부터 납품, 심사 기관까지 진출해 있습니다.

유일한 원청업체인 한수원에 기생하는 구조는 규제 기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양이원영 :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사무국장 얼마 전 확인해보니 사업자(한수원)가 그 규제기관에 직접 예산을 대더라고요.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40% 이상. 그 안에 있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한탄을 하시더라고요. 자신은 규제기관인데 사업자에게 가서 안전관련용역을 따와야 한다는 거에요."

규제 완화에 치중한 나머지 규제기관을 독립시키지 못한 정부가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시험 기관이 불량부품 성적서를 위조하면서 또다시 원전 4기가 멈춰섰습니다.

본격 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비상 전력을 충당하느라 전력 수급은 연일 긴장의 연속입니다.

정부는 올 여름 전력 대란이 우려된다며 절전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우리나라 정부는 본인들이 해야 할 일을 안 하면서 국민들 한테만 하지 마라, 해라 그래요."

이른바 '원전 마피아'의 부패와 정부의 원전 관리 부실이 빚은 전력난은 국민에게 커다란 짐을 지우고 있습니다.

관련자들에게 엄한 책임을 물어 원전 부패 고리를 끊어내야만 절전 호소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원전 마피아’, 그들은?
    • 입력 2013-06-07 22:52:17
    • 수정2013-06-07 23:05:06
    취재파일K
<인터뷰> 이은철 : "원안위원장 국내에서 검사 기관, 그 중개하는 검사기관에서 위조를 해서 제출을 하는 바람에 발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원전을 바라보는 불안감에 술렁이는 여론.

<인터뷰> "복마전이라 복마전. 부품이 그만큼 엉터리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들만의 위험한 거래, 책임지는 이가 없었다.

<인터뷰> "소위 말해서 마피아와 같은.. 자기들끼리 이익을 배분하는 이런 것은 똑같다."

원전 비리.. 못 막나? 안 막나?

<앵커 멘트>

완공된 지 채 2-3년이 안 된 새 원자력발전소가 멈춰섰습니다.

건설 당시 들어간 불량 부품이 문제였습니다.

원자력 안전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원전 비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국가보안등급 최고 시설인 원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거래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원전 인근에서 고기잡이와 해산물 채취로 수십 년을 살아온 주민들.

부산 기장과 인근 울진은 가동이 중단된 신고리 1-2호기를 포함해 원전 6기가 운영 중인 곳입니다.

불량 부품 파동이 커지자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졌습니다.

<녹취> "벗어나고 싶지. (불량)부품을 갖다가 넣어 가지고 얼마나 지금 말이 많노 지금. 못 쓰는 그거."

원전 비리로 몸살을 앓은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남 김해의 한 공장.

이 공장은 겉으로 보기엔 지난해까지 한국수력원자력의 우수 협력업체였습니다.

고리와 영광 원전에 펌프류 부품을 납품해 왔는데 최근 시험 성적서 조작 사실 등이 드러나 임원들이 구속됐습니다.

<녹취> "완전히 엉망이죠. 회사가 부도났으니까.."

이 업체가 지난 2009년 한수원에 제출한 펌프류 부품 시험성적서입니다.

공인 기관의 인증서 양식을 갖추고 있지만 실상은 가짜입니다.

예전에 이 업체가 가지고 있던 시험성적서를 스캐너로 복사하고 컴퓨터에서 성적서 번호와 시험 날짜를 수정한 뒤 가짜 시험성적서를 만들어 한수원에 제출한 겁니다.

위조된 시험성적서만 무려 167부.

148억 원 상당의 부품 천여 개가 고리 원전과 영광 원전에 납품됐습니다.

이처럼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이유는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선 시험평가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시험을 거친 것처럼 꾸민 겁니다.

결국 검증을 받지 않아 품질을 보증할 수 없는 부품이 장착돼 2년여 동안이나 원전이 가동됐습니다.

원전의 엔진부품을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원전 엔진 부품은 고열과 고압에 견뎌야 하기 때문에 부품 재질 시험 성적서를 첨부해 납품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업체는 시험기관으로부터 불합격 판정을 받자 성적 결과를 위조했습니다.

기준에 미달하는 항목에 원하는 숫자를 오려 붙였고 위조 흔적을 감추기 위해 수차례 복사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구매 계약 내용과는 다른 값싼 불량 재질의 부품을 납품했습니다.

<녹취> "아무래도 작은 업체들은 1인 2-3역을 해내야 하거든요. 일부를 생각할 수 없었던 부분도 있고 바쁘다 보니 놓친 부분도 있고.. "

문제의 부품들은 원자력 안전 최고등급인 Q등급이나 A등급의 요건을 갖춰야 했습니다.

하지만 한수원은 지난해 말 감사원의 감사 전까지 검증되지 않고 불량인 부품들이 사용됐던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컴퓨터나 복사기를 이용한 조악한 수준의 가짜 성적서를 한수원은 왜 찾아내지 못했을까?

<인터뷰>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그때 당시 (성적서) 사본을 제출하도록 돼 있었어요.그 회사(시험기관)에 메일을 보내든 전화를 걸어서 너희 이렇게 발행해 준 게 있는 모양인데 원본 좀 보내 달라(해야 하는데) 그런데 사실 그렇게 못 한거죠."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 (작년) 12월 5일 그때는요. 지자체에 이런 걸 알릴 의무나 그런 건 없었대요. 대신 여기 (민관합동)조사단에 지자체 추천 위원이 오셨으니까 자연스럽게 내용은 전달이 됐을거라고.."

납품 업체들이 공인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하는 대담한 사기 행각엔 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167부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이 업체는 주요 입찰이나 본사의 협력업체 통제에서 편의를 봐달라며 지난 3년 동안 한수원 직원 9명에게 뇌물을 제공했습니다.

밝혀진 뇌물 액수만 6억 6천만 원에 이릅니다.

금품을 받은 사람 중엔 한수원의 전 감사실장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인터뷰> 최수영(반핵부산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 : "비리가 정말 끝도 없이 생긴다 말이에요. 지금도 생기고 있고.. 불신이 너무 팽배하고 다른 데서는 원인을 찾을 수 없고 한수원이 자처한 거다."

<녹취> 산업부 사과 기자회견

비리가 터질 때마다 원전 당국은 재발 방지책을 발표하며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말 납품 업체가 허위서류를 제출하면 등록을 취소하고 최대 10년간 납품을 제한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것이 지켜지고 있을까?

감사원 감사로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확인된 납품 업체 두 곳에 대한 한수원의 제재 사항입니다.

시험성적서 위조에 대한 한수원 제재는 6개월의 입찰 제한이 전부!

<녹취>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 "낙찰받고 위조하면 6개월, 위조한 뒤 낙찰받으면 1년. 이런 것들이 다 국가계약법에 나와 있는 사항이거든요."

최근 검찰 수사로 새로운 혐의가 드러났지만 제재는 지난 2월 이미 끝났고, 추가 제재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 "(성적서 위조를) 한 건을 하든 백 건을 하든 똑같습니다. (제재 기간이요?) 네."

이런 느슨한 후속 조치 탓에 비리를 저지른 업체라도 별 무리 없이 사업을 이어갑니다.

과거 금품을 제공해 제재를 받은 업체가 또다시 납품계약 비리나 뇌물수수로 수사기관의 처벌을 받는가 하면,

제재 기간 중인데도 정부지원금을 받아 부품 개발 과제를 수행하거나 심지어 한수원과 수억 원대 수의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동철(민주당 의원) : "선정을 하면 심사를 해서 여러 경쟁을 통해서 심사해야 할텐데 한수원 직원들이 추천하는 거였어요. 투명하게 공정하게 심사하는 절차가 생략되어 있으니까 당연히 비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뇌물이 오가고, 특정 업체를 밀어주고, 비리에 눈 감는 유착의 사슬엔 전문성과 안전을 이유로 견제와 감시를 거부하는 원전 집단의 나쁜 관행이 존재해 왔습니다.

지난해 고리 1호기 정전 은폐 사고 당시 정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조사단 구성은 사고 은폐 상황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전문가를 공동으로 추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당시 조사단 구성에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주훈(부산 장안읍 발전위원장) : " 친 한수원, 친 원자력 쪽 사람들을, 지역의 소수 사람들이 천거할 때는 상당히 한수원쪽의 보이지 않는 어떤 압력이 미치지 않았느냐? 저희들은 의심을 했죠."

보이지 않는 힘은 민간 추천 전문가들의 활동에도 커다란 벽이 됐습니다.

<인터뷰> 강주훈(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발전위원장) : "정말 양심적인 학자들도 그런 전문적인 이야기를 했을 때 나중에 미치는 어떤 후환 같은 것들을 굉장히 걱정하는 것 같았어요."

이른바 원전 마피아로 불리는 원전 집단의 폐쇄성은 비리가 터질 때 더 견고해졌습니다.

<녹취> 한수원(하청 업체 직원/음성대역) : "안전사고가 외부에 알려지면 하청 업체 직원들까지 추궁을 당해요. '그런 걸 왜 발설했냐?' 하는 거죠. 문제는 이게 한수원 (감사실) 감사가 아니에요. 발전소 자체 조사죠. 고발자를 잡아내겠다는 거에요."

<녹취> 원자력 민간 전문가(음성대역) : "전문가들이 사업자, 규제자, 정부 이렇게 해서 끈끈하게 엮어 있어요. 그들만의 울타리 안에 들어가야 하는 거에요. 거기서 저희가 엇나가면 (정부) 위원회에서 해촉되고 하던 과제 잘리고 용역 잘리고 너무너무 힘든 거죠. 밥은 먹고살아야 하잖아요."

침묵의 카르텔은 한수원 퇴직자들의 원전 업체 진출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 10년간 원전 관련 업체에 재취업한 한수원 퇴직자들의 명단입니다.

퇴직 당시 1급 이상의 직위에 있던 사람 중 30% 정도가 원전 설계부터 납품, 심사 기관까지 진출해 있습니다.

유일한 원청업체인 한수원에 기생하는 구조는 규제 기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양이원영 :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사무국장 얼마 전 확인해보니 사업자(한수원)가 그 규제기관에 직접 예산을 대더라고요.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40% 이상. 그 안에 있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한탄을 하시더라고요. 자신은 규제기관인데 사업자에게 가서 안전관련용역을 따와야 한다는 거에요."

규제 완화에 치중한 나머지 규제기관을 독립시키지 못한 정부가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시험 기관이 불량부품 성적서를 위조하면서 또다시 원전 4기가 멈춰섰습니다.

본격 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비상 전력을 충당하느라 전력 수급은 연일 긴장의 연속입니다.

정부는 올 여름 전력 대란이 우려된다며 절전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우리나라 정부는 본인들이 해야 할 일을 안 하면서 국민들 한테만 하지 마라, 해라 그래요."

이른바 '원전 마피아'의 부패와 정부의 원전 관리 부실이 빚은 전력난은 국민에게 커다란 짐을 지우고 있습니다.

관련자들에게 엄한 책임을 물어 원전 부패 고리를 끊어내야만 절전 호소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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