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선수 관리 못한 제 책임”

입력 2013.06.09 (16:59) 수정 2013.06.0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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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앞둔 9일 목동야구장.

경기에 앞서 몸을 푸는 넥센 선수들의 표정에 웃음기가 가셨다.

선수들은 평소 장비를 챙기러 더그아웃을 오가면서 취재진과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이날만은 농담도 장난기도 사라졌다.

이날 오전 넥센의 김민우(34)가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는 사실이 전해져 선수단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취재진 인터뷰를 위해 더그아웃으로 들어선 염경엽 감독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염 감독은 "김민우와 관련된 일은 감독으로서 모두 제 책임"이라며 먼저 말을 꺼냈다.

염 감독은 "무엇보다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 선수가 기대를 저버린 것이 정말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선수단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염 감독은 김민우가 사고를 내기 이틀 전에도 선수단을 불러 각자 사생활에서 잡음을 내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는 주의를 줬다.

1위를 달리며 팀이 잘 풀리는 상황일수록 사고가 나기 쉽다는 노파심에서 미리 주의를 준 것이었다.

그러나 김민우는 이날 오전 술을 마시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택시와 부딪치는 사고를 내 감독과 팬의 기대를 동시에 저버렸다..

김민우는 이미 1년 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황이어서 팬들의 비난도 거셌다.

이 사고로 30경기 출전 정지와 1천만원의 벌금 징계를 받은 김민우는 정지 기간에 넥센의 2군 캠프인 전남 강진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김민우는 술을 마시기 전부터 이미 2군행이 결정돼 있었다.

3루를 맡아온 김민우가 앞으로 선수단 운용 전략에 따라 좌익수 등 외야에서 활약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염 감독이 김민우에게 2군행을 지시한 것이다.

약 열흘 동안 휴식하면서 2군 5∼6경기에서 외야수로서의 감을 익히고 1군으로 돌아오라는 것이 염 감독의 의도였지만 이 지시가 독이 됐다.

김민우가 휴가 첫날에 사고를 낸 셈이 됐다.

염 감독은 김민우가 사고를 낸 후 전화를 걸어와 "너무 죄송해서 얼굴을 뵐 수가 없다"며 백배사죄했다고 전했다.

염 감독은 "김민우 스스로 잘못을 느낄 것이라 생각해 별로 크게 질책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앞으로 자신의 이름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텐데 큰 일"이라고 선수를 걱정했다.

염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모든 것이 제 잘못입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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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경엽 감독 “선수 관리 못한 제 책임”
    • 입력 2013-06-09 16:59:54
    • 수정2013-06-09 21:08:48
    연합뉴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앞둔 9일 목동야구장. 경기에 앞서 몸을 푸는 넥센 선수들의 표정에 웃음기가 가셨다. 선수들은 평소 장비를 챙기러 더그아웃을 오가면서 취재진과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이날만은 농담도 장난기도 사라졌다. 이날 오전 넥센의 김민우(34)가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는 사실이 전해져 선수단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취재진 인터뷰를 위해 더그아웃으로 들어선 염경엽 감독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염 감독은 "김민우와 관련된 일은 감독으로서 모두 제 책임"이라며 먼저 말을 꺼냈다. 염 감독은 "무엇보다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 선수가 기대를 저버린 것이 정말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선수단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염 감독은 김민우가 사고를 내기 이틀 전에도 선수단을 불러 각자 사생활에서 잡음을 내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는 주의를 줬다. 1위를 달리며 팀이 잘 풀리는 상황일수록 사고가 나기 쉽다는 노파심에서 미리 주의를 준 것이었다. 그러나 김민우는 이날 오전 술을 마시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택시와 부딪치는 사고를 내 감독과 팬의 기대를 동시에 저버렸다.. 김민우는 이미 1년 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황이어서 팬들의 비난도 거셌다. 이 사고로 30경기 출전 정지와 1천만원의 벌금 징계를 받은 김민우는 정지 기간에 넥센의 2군 캠프인 전남 강진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김민우는 술을 마시기 전부터 이미 2군행이 결정돼 있었다. 3루를 맡아온 김민우가 앞으로 선수단 운용 전략에 따라 좌익수 등 외야에서 활약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염 감독이 김민우에게 2군행을 지시한 것이다. 약 열흘 동안 휴식하면서 2군 5∼6경기에서 외야수로서의 감을 익히고 1군으로 돌아오라는 것이 염 감독의 의도였지만 이 지시가 독이 됐다. 김민우가 휴가 첫날에 사고를 낸 셈이 됐다. 염 감독은 김민우가 사고를 낸 후 전화를 걸어와 "너무 죄송해서 얼굴을 뵐 수가 없다"며 백배사죄했다고 전했다. 염 감독은 "김민우 스스로 잘못을 느낄 것이라 생각해 별로 크게 질책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앞으로 자신의 이름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텐데 큰 일"이라고 선수를 걱정했다. 염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모든 것이 제 잘못입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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