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격’ 문제로 무산시킨 北 조직 체제는?

입력 2013.06.12 (21:01) 수정 2013.06.1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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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와 북한이 어제 오후 1시 당국회담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습니다.

우리 측은 수석대표로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북측은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을 각각 통보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당초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남북 수석대표로 회담하길 희망했지만 북측이 더 급이 낮은 사람을 수석대표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자 우리측 수석대표도 바꾼 겁니다.

북한은 반발했고 6시간 넘게 조율이 이어졌지만 북측은 끝내 우리측 수석대표가 장관이 아닌 차관이라는 이유를 들어 대표단 파견을 보류했습니다.

남북 회담이 수석대표의 '격'이란 벽에 부딪친 겁니다.

회담 참석자의 격과 관련된 전세계적인 외교적 통용 기준은 뭔지 궁금해집니다.

이웅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회담 무산의 배경을 파악하려면 우선 근본적으로 다른 우리와 뷱한의 정부체제를 살펴봐야 합니다.

우리 정부 조직은 입법과 사법 행정부의 견제와 균형을 기본으로 하는 삼권분립체젭니다.

북한은 당이 정, 즉 행정부인 내각과 군을 지도하는 당-정-군 체제입니다.

그래서 우리와 북한 체제의 일 대 일 비교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특히 북한 내각에는 우리 통일부에 대응하는 행정부서가 없습니다.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당 기구여서 행정부에 속한 우리 통일부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직제가 아닌 책임있는 당사자를 기준으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로 나오기를 원했습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노동당 외곽기구로 돼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통일전선부 산하 기관입니다.

북한이 수석대표로 내세운 강지영 서기국 국장은 북한이 주장하는 장관급이 아니라 차관급에 해당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입니다.

따라서 김남식 통일부 차관과 급이 맞지만 북한은 서기국 국장이 장관급이라며 대표단 파견을 보류했습니다.

지난 21차례 장관급 회담에 수석대표였던 북한의 책임참사는 국장에서 차관급까지 해석이 다양하지만 우리 통일부 장관들과 급이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결국 북한은 직제 차이에서 오는 모호성을 교묘하게 이용해 회담에 응해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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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6-12 21:03:23
    • 수정2013-06-12 22: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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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와 북한이 어제 오후 1시 당국회담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습니다.

우리 측은 수석대표로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북측은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을 각각 통보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당초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남북 수석대표로 회담하길 희망했지만 북측이 더 급이 낮은 사람을 수석대표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자 우리측 수석대표도 바꾼 겁니다.

북한은 반발했고 6시간 넘게 조율이 이어졌지만 북측은 끝내 우리측 수석대표가 장관이 아닌 차관이라는 이유를 들어 대표단 파견을 보류했습니다.

남북 회담이 수석대표의 '격'이란 벽에 부딪친 겁니다.

회담 참석자의 격과 관련된 전세계적인 외교적 통용 기준은 뭔지 궁금해집니다.

이웅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회담 무산의 배경을 파악하려면 우선 근본적으로 다른 우리와 뷱한의 정부체제를 살펴봐야 합니다.

우리 정부 조직은 입법과 사법 행정부의 견제와 균형을 기본으로 하는 삼권분립체젭니다.

북한은 당이 정, 즉 행정부인 내각과 군을 지도하는 당-정-군 체제입니다.

그래서 우리와 북한 체제의 일 대 일 비교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특히 북한 내각에는 우리 통일부에 대응하는 행정부서가 없습니다.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당 기구여서 행정부에 속한 우리 통일부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직제가 아닌 책임있는 당사자를 기준으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로 나오기를 원했습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노동당 외곽기구로 돼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통일전선부 산하 기관입니다.

북한이 수석대표로 내세운 강지영 서기국 국장은 북한이 주장하는 장관급이 아니라 차관급에 해당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입니다.

따라서 김남식 통일부 차관과 급이 맞지만 북한은 서기국 국장이 장관급이라며 대표단 파견을 보류했습니다.

지난 21차례 장관급 회담에 수석대표였던 북한의 책임참사는 국장에서 차관급까지 해석이 다양하지만 우리 통일부 장관들과 급이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결국 북한은 직제 차이에서 오는 모호성을 교묘하게 이용해 회담에 응해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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