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벼랑 끝에서 버텨낸 ‘마운드의 힘’

입력 2013.06.12 (22:28) 수정 2013.06.1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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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버텨낸 마운드의 힘으로 6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둔 두산 더그아웃은 조용했다.

선수들은 단체 훈련을 생략하고 간단히 러닝만 하거나 실내 훈련만을 소화했고, 김진욱 감독도 양해를 구하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나오지 않았다.

전날부터 내린 비 탓에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연패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에 집중하고 싶다는 속내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마저 SK에 져 7연패에 빠진다면 두산은 졸지에 7위로 밀려날 처지였다.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두산은 팀 타율 1위(0.285)와 팀 평균자책점 8위(4.85)의 간극에서 드러나는 심각한 투·타 불균형 속에 추락을 거듭해 온 실정이다.

특히 부실한 마운드 탓에 인상적인 패배를 많이 당해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았다.

지난달 8일 10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SK에 역대 최다 점수 차 역전패(12-13)을 당했고, 이달 7∼8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홍상삼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 이틀 연속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지난달 넥센과의 두 차례 경기에서 무려 15실점하는 등 최근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던 니퍼트는 7이닝 동안 볼넷 1개와 안타 5개만 내주고 1실점으로 SK 타선을 틀어막았다.

니퍼트의 호투가 이어지자 김진욱 두산 감독은 5회부터 대주자를 세우고 희생번트를 지시하며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졌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손시헌과 이종욱이 연속 2루타를 때린 덕에 두산은 5회 2점을 올렸다.

하지만 두산 타선이 이날 뽑아 준 점수는 이게 다였다. 게다가 두산은 6회 곧장 1점을 따라잡혔다.

불펜에도 확실한 '수호신'이 없는 두산으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8회 니퍼트의 뒤를 이어 두산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정재훈이었다.

구속이 130㎞대에 머무른 정재훈은 뚝 떨어지는 변화구로 조인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거듭 빠르지 않은 공으로 김강민과 조동화까지 범타로 처리하고 8회를 넘겼다.

다음 투수는 연속 끝내기 홈런의 '비운의 주인공' 홍상삼. 하필 상대는 홈런 1위 최정이었다.

홍상삼은 힘이 잔뜩 들어간 첫 세 개의 공을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지 못했다.

그러나 3B-1S에서 던진 시속 146㎞의 공이 스트라이크존 낮은 곳으로 향했고, 빗맞은 최정의 타구는 힘없이 떠올라 중견수에게 잡혔다.

다음 타자 이재원에게 던진 초구 직구도 스트라이크존을 빗나갔다.

그러나 두 번째 시속 144㎞ 직구가 다시 예리하게 들어갔고, 이번에도 3루수 머리 위로 떠오르는 플라이 타구가 됐다.

홍상삼은 자신감을 얻은 듯 다음 타자 박정권에게는 변화구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는 여유를 보이더니 마지막에는 빠른 공으로 헛스윙을 끌어내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근 6연패는 물론이고 올 시즌 수요일 전패라는 징크스와 연속 끝내기 홈런의 악몽까지 모두 날려버린 집중력의 승리라 할 만했다.

자신감을 찾은 홍상삼은 "마운드에 올라갈 때 심리적 압박이 있지만 피하고 싶지 않다"며 "승부를 내야 하니 피하지 않겠다"라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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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벼랑 끝에서 버텨낸 ‘마운드의 힘’
    • 입력 2013-06-12 22:28:16
    • 수정2013-06-12 22:37:09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버텨낸 마운드의 힘으로 6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둔 두산 더그아웃은 조용했다. 선수들은 단체 훈련을 생략하고 간단히 러닝만 하거나 실내 훈련만을 소화했고, 김진욱 감독도 양해를 구하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나오지 않았다. 전날부터 내린 비 탓에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연패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에 집중하고 싶다는 속내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마저 SK에 져 7연패에 빠진다면 두산은 졸지에 7위로 밀려날 처지였다.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두산은 팀 타율 1위(0.285)와 팀 평균자책점 8위(4.85)의 간극에서 드러나는 심각한 투·타 불균형 속에 추락을 거듭해 온 실정이다. 특히 부실한 마운드 탓에 인상적인 패배를 많이 당해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았다. 지난달 8일 10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SK에 역대 최다 점수 차 역전패(12-13)을 당했고, 이달 7∼8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홍상삼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 이틀 연속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지난달 넥센과의 두 차례 경기에서 무려 15실점하는 등 최근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던 니퍼트는 7이닝 동안 볼넷 1개와 안타 5개만 내주고 1실점으로 SK 타선을 틀어막았다. 니퍼트의 호투가 이어지자 김진욱 두산 감독은 5회부터 대주자를 세우고 희생번트를 지시하며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졌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손시헌과 이종욱이 연속 2루타를 때린 덕에 두산은 5회 2점을 올렸다. 하지만 두산 타선이 이날 뽑아 준 점수는 이게 다였다. 게다가 두산은 6회 곧장 1점을 따라잡혔다. 불펜에도 확실한 '수호신'이 없는 두산으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8회 니퍼트의 뒤를 이어 두산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정재훈이었다. 구속이 130㎞대에 머무른 정재훈은 뚝 떨어지는 변화구로 조인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거듭 빠르지 않은 공으로 김강민과 조동화까지 범타로 처리하고 8회를 넘겼다. 다음 투수는 연속 끝내기 홈런의 '비운의 주인공' 홍상삼. 하필 상대는 홈런 1위 최정이었다. 홍상삼은 힘이 잔뜩 들어간 첫 세 개의 공을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지 못했다. 그러나 3B-1S에서 던진 시속 146㎞의 공이 스트라이크존 낮은 곳으로 향했고, 빗맞은 최정의 타구는 힘없이 떠올라 중견수에게 잡혔다. 다음 타자 이재원에게 던진 초구 직구도 스트라이크존을 빗나갔다. 그러나 두 번째 시속 144㎞ 직구가 다시 예리하게 들어갔고, 이번에도 3루수 머리 위로 떠오르는 플라이 타구가 됐다. 홍상삼은 자신감을 얻은 듯 다음 타자 박정권에게는 변화구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는 여유를 보이더니 마지막에는 빠른 공으로 헛스윙을 끌어내 삼진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근 6연패는 물론이고 올 시즌 수요일 전패라는 징크스와 연속 끝내기 홈런의 악몽까지 모두 날려버린 집중력의 승리라 할 만했다. 자신감을 찾은 홍상삼은 "마운드에 올라갈 때 심리적 압박이 있지만 피하고 싶지 않다"며 "승부를 내야 하니 피하지 않겠다"라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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