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진실을 향한 열정’ 내부 고발자들

입력 2013.06.13 (00:10) 수정 2013.06.13 (13: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권력과 돈으로 꽁꽁 싸인 국가나 거대 기업의 비리는 좀처럼 세상에 드러나지 않죠.

하지만 내부에 있는 누군가 용기를 낼 때 비로소 진실이 밝혀집니다.

최근 미국 정보기관이 세계 각국에서 무차별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사실도 휘슬러! 이른바 내부고발자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세상을 뒤흔드는 내부고발자들,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박수현 기자, '미국 정부가 전세계에서 개인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왔다.' 충격적인 사실이 29살 한 청년의 폭로로 세상에 드러났는데 역시 내부 고발자였죠?

<답변> 예 용기있는 행동의 주인공은 전직 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 이란 인물입니다.

퇴직 후 국가안보국의 계약 업체에서 일해왔는데요

미국 정부가 시민의 자유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억압하고 있다고 판단해 폭로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연봉 1억 4천 만원, 비교적 안락한 삶을 보장받았던 이 청년은 직장에 휴가를 내고 하와이에서 홍콩으로 건너가 기밀 문서들을 가디언 기자에게 넘겼습니다.

<녹취> 에드워드 스노든 :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정보 기관을 상대로 맞서거나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들은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강력한 적입니다."

스노든은 보도가 나간 지난 10일.

묵고 있던 호텔에서 나온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탭니다.

망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미국 연방수사국은 기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질문> 스노든의 이같은 폭로를 두고 미국 내에서도 여론이 나뉘고 있다고요?

<답변> 네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한 영웅으로 평가하는 의견과 국가 안보를 해친 반역자로 보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스노든을 옹호하는 네티즌들은 사면을 지지하고 나섰는데요 .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는 하루 만에 4만 건이 넘는 서명이 접수됐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에드워드 스노든과 그가 한 일을 기리라고 격려하고 있습니다.

언론이나 정부가 그를 비방하지 못하도록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면 국가와 조직을 배신한 반역자로 보는 시선도 만만치 않습니다.

<녹취> 존 베이너(미국 하원의장) : "그는 반역자입니다. 그의 폭로는 우리의 적들에게 우리의 능력을 알려줌으로써 우리를 위험하게 만들었습니다. 주요한 범법 행위입니다."

<질문> 과거에도 이렇게 세계를 발칵 뒤집은 내부고발자들이 많이 있었죠?

<답변> 그렇습니다.

브래들리 매닝 일병 기억하시죠?

예 이라크에 파병됐던 미군 병사 매닝 일병이 기밀 누설 혐의로 체포된 건 3년 전입니다.

매닝 일병은 70만 건이 넘는 비밀 외교전문과 군사문서 등을 폭로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넘겼다가 기소됐는데요.

지난주 매닝 일병에 대한 군사 재판이 시작됐는데요,

간첩죄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녹취> 매닝 지지자 : "브래들리 매닝은 매우 용감한 일을 했습니다. 미국과 전세계인에게 아프카니스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잘못된 정보와 왜곡이 아닌 사실을 알려줬습니다. 국가에 대한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정치스캔들인 워터게이트 사건 뒤에도 내부고발자가 있었습니다.

당시 '딥 스로트'라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워싱턴 포스트 기자에게 단서를 제공해 사건 배후에 백악관이 있음을 폭로하도록 도왔는데요

30여 년이 흐른 뒤에야 이 정보원이 전 에프비아이 부국장을 지낸 마크 펠트였다는 게 밝혀졌죠.

1971년 미국이 베트남전 발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1급 기밀 문건인 ‘펜타곤 페이퍼'를 뉴욕타임스에 건넨 사람도 당시 국방부 소속의 엘스버그였습니다.

<녹취> 대니얼 엘스버그 : "베트남 전쟁과 관련해 내가 고귀한 이유는 없고 정당화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고 믿게해줬습니다. "

<질문> 국가 권력뿐 아니라 거대 기업 안에도 용기 있는 내부고발자들이 있었죠?

<답변> 예 진실을 위해 용기를 냈던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을 것입니다.

유명한 담배회사의 부사장인 제프리 와이갠드가 어느 날 갑자기 회사에서 쫓겨납니다.

해고 사유는 ‘의사소통 능력 부족,..

하지만 이유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판매 촉진을 위해 인체에 유해한 화합물을 첨가하는 데 반대하다 최고경영자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인데요.

결국 담배 산업의 비리를 폭로한 와이갠드 박사의 스토리는 영화로 제작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죠.

농산물 중개업체의 가격 담합 관행을 공개한 마크 휘태커도 대표적인 기업 내부의 고발자로 꼽힙니다.

<질문> 이처럼 공익을 위해 용기를 냈던 사람들은..그러나 이후 수난의 운명을 겪어야했죠?

<답변> 예 그렇습니다.

과거 내부고발자로 몰렸던 전직 국가안보국 요원이, 스노든에게 이전과 같은 안락한 삶은 이제 끝났다며 앞으로 늘 뒤를 조심하라고 충고했습니다.

지난 2010년 간첩죄로 기소됐던 토머스 드레이크 입니다.

국가안보국이 영장 없이 미국인들을 수시로 감청하고 있다는 정보를 언론에 건넨 혐의로 기소돼 긴 법정 공방에 시달려야했는데요

드레이크는 이 일로 자신의 삶이 근본적으로 파괴됐다고 털어놨습니다.

<녹취> 토머스 드레이크 : "육체적으로 감시당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것이 어떤 기분인줄 아십니까?"

나중에는 겁을 주기 위해 감시를 공공연히 했습니다.

기업의 경우 내부고발자들은 보복 인사를 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노든도 어제 소속 회사에서 해고됐습니다.

스노든이 일했던 '부즈앨런 해밀턴'은 다른 설명 없이 "스노든이 사내 직업윤리를 위반해 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얘기를 들어보니, 내부고발자들이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되면 용기있는 내부고발자는 점점 사라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답변> 내부고발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고 보호받게 된 건 최근의 일입니다.

미국은 1986년 부정주장법과 1989년 내부고발자 보호법을 제정했는데요.

내부고발자가 보복이나 부당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제공합니다.

영국, 뉴질랜드, 일본, 우리나라 등 전 세계 50여 개 나라가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런 법적 장치들이 거의 실효성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내부 고발이 '공익을 위해서였다'라는 법적 판단을 얻어내는 것이 쉽지 않구요..

국가 안보 등의 논리에 밀리기 일쑤입니다.

내부 고발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신념이 확고해져야 지금은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한 법적 제도적 조치가 구체적인 보호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G24 이슈] ‘진실을 향한 열정’ 내부 고발자들
    • 입력 2013-06-13 07:08:58
    • 수정2013-06-13 13:43:05
    글로벌24
<앵커 멘트>

권력과 돈으로 꽁꽁 싸인 국가나 거대 기업의 비리는 좀처럼 세상에 드러나지 않죠.

하지만 내부에 있는 누군가 용기를 낼 때 비로소 진실이 밝혀집니다.

최근 미국 정보기관이 세계 각국에서 무차별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사실도 휘슬러! 이른바 내부고발자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세상을 뒤흔드는 내부고발자들,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박수현 기자, '미국 정부가 전세계에서 개인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왔다.' 충격적인 사실이 29살 한 청년의 폭로로 세상에 드러났는데 역시 내부 고발자였죠?

<답변> 예 용기있는 행동의 주인공은 전직 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 이란 인물입니다.

퇴직 후 국가안보국의 계약 업체에서 일해왔는데요

미국 정부가 시민의 자유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억압하고 있다고 판단해 폭로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연봉 1억 4천 만원, 비교적 안락한 삶을 보장받았던 이 청년은 직장에 휴가를 내고 하와이에서 홍콩으로 건너가 기밀 문서들을 가디언 기자에게 넘겼습니다.

<녹취> 에드워드 스노든 :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정보 기관을 상대로 맞서거나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들은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강력한 적입니다."

스노든은 보도가 나간 지난 10일.

묵고 있던 호텔에서 나온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탭니다.

망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미국 연방수사국은 기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질문> 스노든의 이같은 폭로를 두고 미국 내에서도 여론이 나뉘고 있다고요?

<답변> 네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한 영웅으로 평가하는 의견과 국가 안보를 해친 반역자로 보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스노든을 옹호하는 네티즌들은 사면을 지지하고 나섰는데요 .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는 하루 만에 4만 건이 넘는 서명이 접수됐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에드워드 스노든과 그가 한 일을 기리라고 격려하고 있습니다.

언론이나 정부가 그를 비방하지 못하도록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면 국가와 조직을 배신한 반역자로 보는 시선도 만만치 않습니다.

<녹취> 존 베이너(미국 하원의장) : "그는 반역자입니다. 그의 폭로는 우리의 적들에게 우리의 능력을 알려줌으로써 우리를 위험하게 만들었습니다. 주요한 범법 행위입니다."

<질문> 과거에도 이렇게 세계를 발칵 뒤집은 내부고발자들이 많이 있었죠?

<답변> 그렇습니다.

브래들리 매닝 일병 기억하시죠?

예 이라크에 파병됐던 미군 병사 매닝 일병이 기밀 누설 혐의로 체포된 건 3년 전입니다.

매닝 일병은 70만 건이 넘는 비밀 외교전문과 군사문서 등을 폭로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넘겼다가 기소됐는데요.

지난주 매닝 일병에 대한 군사 재판이 시작됐는데요,

간첩죄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녹취> 매닝 지지자 : "브래들리 매닝은 매우 용감한 일을 했습니다. 미국과 전세계인에게 아프카니스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잘못된 정보와 왜곡이 아닌 사실을 알려줬습니다. 국가에 대한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정치스캔들인 워터게이트 사건 뒤에도 내부고발자가 있었습니다.

당시 '딥 스로트'라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워싱턴 포스트 기자에게 단서를 제공해 사건 배후에 백악관이 있음을 폭로하도록 도왔는데요

30여 년이 흐른 뒤에야 이 정보원이 전 에프비아이 부국장을 지낸 마크 펠트였다는 게 밝혀졌죠.

1971년 미국이 베트남전 발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1급 기밀 문건인 ‘펜타곤 페이퍼'를 뉴욕타임스에 건넨 사람도 당시 국방부 소속의 엘스버그였습니다.

<녹취> 대니얼 엘스버그 : "베트남 전쟁과 관련해 내가 고귀한 이유는 없고 정당화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고 믿게해줬습니다. "

<질문> 국가 권력뿐 아니라 거대 기업 안에도 용기 있는 내부고발자들이 있었죠?

<답변> 예 진실을 위해 용기를 냈던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을 것입니다.

유명한 담배회사의 부사장인 제프리 와이갠드가 어느 날 갑자기 회사에서 쫓겨납니다.

해고 사유는 ‘의사소통 능력 부족,..

하지만 이유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판매 촉진을 위해 인체에 유해한 화합물을 첨가하는 데 반대하다 최고경영자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인데요.

결국 담배 산업의 비리를 폭로한 와이갠드 박사의 스토리는 영화로 제작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죠.

농산물 중개업체의 가격 담합 관행을 공개한 마크 휘태커도 대표적인 기업 내부의 고발자로 꼽힙니다.

<질문> 이처럼 공익을 위해 용기를 냈던 사람들은..그러나 이후 수난의 운명을 겪어야했죠?

<답변> 예 그렇습니다.

과거 내부고발자로 몰렸던 전직 국가안보국 요원이, 스노든에게 이전과 같은 안락한 삶은 이제 끝났다며 앞으로 늘 뒤를 조심하라고 충고했습니다.

지난 2010년 간첩죄로 기소됐던 토머스 드레이크 입니다.

국가안보국이 영장 없이 미국인들을 수시로 감청하고 있다는 정보를 언론에 건넨 혐의로 기소돼 긴 법정 공방에 시달려야했는데요

드레이크는 이 일로 자신의 삶이 근본적으로 파괴됐다고 털어놨습니다.

<녹취> 토머스 드레이크 : "육체적으로 감시당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것이 어떤 기분인줄 아십니까?"

나중에는 겁을 주기 위해 감시를 공공연히 했습니다.

기업의 경우 내부고발자들은 보복 인사를 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노든도 어제 소속 회사에서 해고됐습니다.

스노든이 일했던 '부즈앨런 해밀턴'은 다른 설명 없이 "스노든이 사내 직업윤리를 위반해 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얘기를 들어보니, 내부고발자들이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되면 용기있는 내부고발자는 점점 사라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답변> 내부고발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고 보호받게 된 건 최근의 일입니다.

미국은 1986년 부정주장법과 1989년 내부고발자 보호법을 제정했는데요.

내부고발자가 보복이나 부당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제공합니다.

영국, 뉴질랜드, 일본, 우리나라 등 전 세계 50여 개 나라가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런 법적 장치들이 거의 실효성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내부 고발이 '공익을 위해서였다'라는 법적 판단을 얻어내는 것이 쉽지 않구요..

국가 안보 등의 논리에 밀리기 일쑤입니다.

내부 고발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신념이 확고해져야 지금은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한 법적 제도적 조치가 구체적인 보호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