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판정 불만-오심’ 넥센 최악의 7연패

입력 2013.06.16 (21:24) 수정 2013.06.1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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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돌풍이 멈춘 자리에 깃든 악몽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넥센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4-5로 패배, 8일 KIA와의 목동경기부터 시작한 연패를 7경기로 늘렸다.

넥센은 6월 초까지만 해도 3연패조차 기록한 적 없었으나 일거에 와르르 무너지며 고개만 거듭 숙이고 있다.

경기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온갖 악재가 엎친 데 덮치는 '악몽'의 연속이다.

염경엽 감독의 치밀한 운영 아래 물샐 틈 없는 전력을 구축한 듯했던 '넥센호(號)'에 작은 틈이 생긴 것은 연패가 시작된 이튿날인 9일이었다.

이날 아침 내야수 김민우가 무면허 음주사고를 일으킨 뒤 도주했다.

이후 숨 돌릴 틈 없이 곳곳에서 골치 아픈 일들이 생겨나 쉽게 막을 수 있을 듯하던 틈이 계속 벌어졌다.

이날 넥센은 팀 창단 이후 최다인 5개의 실책을 쏟아내고 자멸, 분위기를 조기에 수습하는 데 실패했다.

12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선발 김병현이 제구력 난조를 겪다가 강판하면서 엉뚱한 상대 더그아웃 쪽으로 공을 던져 다시 한바탕 풍파를 일으켰다.

13일에는 김민우의 대체 요원으로 1군에 올라온 신현철마저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것이 알려져 한 걸음이 더 꼬였다.

이날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를 맞고 4연패한 넥센은 이튿날 잠실에서도 끝내기로 패배해 거듭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음날에는 심판의 오심마저 넥센을 울렸다.

2사 만루에서 포스아웃이 분명한 상황을 2루심이 세이프로 판정한 것이 빌미가 돼 순식간에 8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단 하루도 시끄럽지 않게 진 일이 없는 셈이다.

7번째 패배인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최대한 이슈를 키우지 않고 조용히 선수단 전체를 그라운드에 집중시키고 싶어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나 한국야구위원회(KBO) 조종규 심판위원장이 직접 찾아와 사과를 전하는 등 여전히 더그아웃은 전날 오심의 여파로 뒤숭숭했다.

선수단은 이날 모든 선발 멤버가 양말을 무릎 바로 아래까지 올려 신는 이른바 '농군 패션'을 하고 경기에 나서는 등 일치단결해 분위기를 뒤집으려 애썼으나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선발 앤디 밴헤켄은 2⅔이닝 만에 5실점(3자책점)하고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가 다시 한번 불펜진에 부담을 안겼다.

7연패에 빠진 동안 퀄리티스타트가 14일 김영민(7이닝 3실점) 한 명뿐일 만큼 급격히 흔들리는 팀 선발진의 행보를 고스란히 답습한 것이다.

수비 집중력도 다시 한번 흔들렸다.

2-3으로 추격한 3회 추가점을 내준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1사 3루에서 정성훈의 땅볼 타구를 받은 3루수 김민성이 3루 주자를 잡기 위해 포수 허도환과 한 차례 공을 주고받으며 몰아갔으나 재차 던진 공이 너무 낮은 탓에 투수 밴헤켄이 놓치고 말았다.

실점 없이 2사 1루를 만들 수 있던 상황은 한 점을 내준 1사 2루로 바뀌었고, 밴헤켄은 현재윤에게 쐐기 1타점 2루타를 맞고 쓸쓸히 물러나야 했다.

4-5까지 쫓아가 놓고 7·9회 연속된 만루의 기회를 거듭 놓친 것도 패배의 충격을 한층 크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날 9회초 1사 만루에서 강정호를 병살타로 잡아낸 직후의 LG 선수단과 잠실구장 홈 관중석은 끝내기 승리 못지않은 열광으로 뒤덮였다.

결국 넥센은 악몽에서 깨지 못한 채 나흘간의 휴식기에 돌입하게 됐다. 이 기간에 얼마나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느냐에 따라 돌풍의 회생 여부가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염경엽 감독은 "휴식기에 잘 준비해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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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판정 불만-오심’ 넥센 최악의 7연패
    • 입력 2013-06-16 21:24:35
    • 수정2013-06-16 21:25:51
    연합뉴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돌풍이 멈춘 자리에 깃든 악몽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넥센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4-5로 패배, 8일 KIA와의 목동경기부터 시작한 연패를 7경기로 늘렸다. 넥센은 6월 초까지만 해도 3연패조차 기록한 적 없었으나 일거에 와르르 무너지며 고개만 거듭 숙이고 있다. 경기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온갖 악재가 엎친 데 덮치는 '악몽'의 연속이다. 염경엽 감독의 치밀한 운영 아래 물샐 틈 없는 전력을 구축한 듯했던 '넥센호(號)'에 작은 틈이 생긴 것은 연패가 시작된 이튿날인 9일이었다. 이날 아침 내야수 김민우가 무면허 음주사고를 일으킨 뒤 도주했다. 이후 숨 돌릴 틈 없이 곳곳에서 골치 아픈 일들이 생겨나 쉽게 막을 수 있을 듯하던 틈이 계속 벌어졌다. 이날 넥센은 팀 창단 이후 최다인 5개의 실책을 쏟아내고 자멸, 분위기를 조기에 수습하는 데 실패했다. 12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선발 김병현이 제구력 난조를 겪다가 강판하면서 엉뚱한 상대 더그아웃 쪽으로 공을 던져 다시 한바탕 풍파를 일으켰다. 13일에는 김민우의 대체 요원으로 1군에 올라온 신현철마저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것이 알려져 한 걸음이 더 꼬였다. 이날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를 맞고 4연패한 넥센은 이튿날 잠실에서도 끝내기로 패배해 거듭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음날에는 심판의 오심마저 넥센을 울렸다. 2사 만루에서 포스아웃이 분명한 상황을 2루심이 세이프로 판정한 것이 빌미가 돼 순식간에 8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단 하루도 시끄럽지 않게 진 일이 없는 셈이다. 7번째 패배인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최대한 이슈를 키우지 않고 조용히 선수단 전체를 그라운드에 집중시키고 싶어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나 한국야구위원회(KBO) 조종규 심판위원장이 직접 찾아와 사과를 전하는 등 여전히 더그아웃은 전날 오심의 여파로 뒤숭숭했다. 선수단은 이날 모든 선발 멤버가 양말을 무릎 바로 아래까지 올려 신는 이른바 '농군 패션'을 하고 경기에 나서는 등 일치단결해 분위기를 뒤집으려 애썼으나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선발 앤디 밴헤켄은 2⅔이닝 만에 5실점(3자책점)하고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가 다시 한번 불펜진에 부담을 안겼다. 7연패에 빠진 동안 퀄리티스타트가 14일 김영민(7이닝 3실점) 한 명뿐일 만큼 급격히 흔들리는 팀 선발진의 행보를 고스란히 답습한 것이다. 수비 집중력도 다시 한번 흔들렸다. 2-3으로 추격한 3회 추가점을 내준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1사 3루에서 정성훈의 땅볼 타구를 받은 3루수 김민성이 3루 주자를 잡기 위해 포수 허도환과 한 차례 공을 주고받으며 몰아갔으나 재차 던진 공이 너무 낮은 탓에 투수 밴헤켄이 놓치고 말았다. 실점 없이 2사 1루를 만들 수 있던 상황은 한 점을 내준 1사 2루로 바뀌었고, 밴헤켄은 현재윤에게 쐐기 1타점 2루타를 맞고 쓸쓸히 물러나야 했다. 4-5까지 쫓아가 놓고 7·9회 연속된 만루의 기회를 거듭 놓친 것도 패배의 충격을 한층 크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날 9회초 1사 만루에서 강정호를 병살타로 잡아낸 직후의 LG 선수단과 잠실구장 홈 관중석은 끝내기 승리 못지않은 열광으로 뒤덮였다. 결국 넥센은 악몽에서 깨지 못한 채 나흘간의 휴식기에 돌입하게 됐다. 이 기간에 얼마나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느냐에 따라 돌풍의 회생 여부가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염경엽 감독은 "휴식기에 잘 준비해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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