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까지 나선 한국-이란 감독 설전

입력 2013.06.17 (20:20) 수정 2013.06.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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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수위 높은 설전이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란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는 양팀 감독이 차례로 참석하는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직전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갑작스럽게 당부할 것이 있다"며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FIFA 경기감독관이 양 팀 관계자와의 회의에서 '상대 감독을 감정적으로 자극하는 발언을 삼가 달라"고 권고했다"면서 "이런 발언을 유도하는 질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란에게는 반드시 이겨야 본선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경기다. 한국으로선 브라질행 '쐐기'를 박는 동시에 실추된 대표팀의 명예를 회복해야 하는 한 판이다.

그래서인지 양 팀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수차례 도발성 발언을 주고받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란 국민을 모욕했다. 사과하라"(케이로스 감독), "브라질 월드컵 본선은 고향 포르투갈에서 TV로 보게 될 것이다"(최 감독) 등으로 수위도 높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유쾌한 측면도 있었던 설전이지만 FIFA에서는 외신으로 이 내용을 접하고 경기감독관에게 기자회견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FIFA의 권고 때문인지 공식 기자회견에서 갑자기 '온순한 양'으로 변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한국이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면 꽃을 선물하겠다"며 다소 낯간지러운 발언을 했다. "피와 복수의 축구는 그만해야 한다"며 양팀의 격앙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는 듯한 말도 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꺾이지 않고 날 선 발언을 이어가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진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이란 취재진의 질문이 발단이 됐다.

한 이란 기자가 "FIFA는 '뷰티풀(beautiful) 게임'을 추구하는데 왜 따르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경기장 안에서는 페어플레이를 하는 게 맞다. 나는 케이로스 감독이 심한 말을 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만 응대를 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최 감독은 또 "이란이 많이 불안해 하는 것 같다"면서 "원래 심리적으로 쫓기면 말을 많이하고 쓸데 없는 도발을 하게 마련"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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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FA까지 나선 한국-이란 감독 설전
    • 입력 2013-06-17 20:20:41
    • 수정2013-06-17 20:22:22
    연합뉴스
최강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수위 높은 설전이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란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는 양팀 감독이 차례로 참석하는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직전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갑작스럽게 당부할 것이 있다"며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FIFA 경기감독관이 양 팀 관계자와의 회의에서 '상대 감독을 감정적으로 자극하는 발언을 삼가 달라"고 권고했다"면서 "이런 발언을 유도하는 질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란에게는 반드시 이겨야 본선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경기다. 한국으로선 브라질행 '쐐기'를 박는 동시에 실추된 대표팀의 명예를 회복해야 하는 한 판이다. 그래서인지 양 팀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수차례 도발성 발언을 주고받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란 국민을 모욕했다. 사과하라"(케이로스 감독), "브라질 월드컵 본선은 고향 포르투갈에서 TV로 보게 될 것이다"(최 감독) 등으로 수위도 높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유쾌한 측면도 있었던 설전이지만 FIFA에서는 외신으로 이 내용을 접하고 경기감독관에게 기자회견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FIFA의 권고 때문인지 공식 기자회견에서 갑자기 '온순한 양'으로 변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한국이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면 꽃을 선물하겠다"며 다소 낯간지러운 발언을 했다. "피와 복수의 축구는 그만해야 한다"며 양팀의 격앙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는 듯한 말도 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꺾이지 않고 날 선 발언을 이어가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진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이란 취재진의 질문이 발단이 됐다. 한 이란 기자가 "FIFA는 '뷰티풀(beautiful) 게임'을 추구하는데 왜 따르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경기장 안에서는 페어플레이를 하는 게 맞다. 나는 케이로스 감독이 심한 말을 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만 응대를 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최 감독은 또 "이란이 많이 불안해 하는 것 같다"면서 "원래 심리적으로 쫓기면 말을 많이하고 쓸데 없는 도발을 하게 마련"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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