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 작은 러시아

입력 2001.12.05 (19: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 대형상가가 밀집한 동대문에 나가보면 양손에 보따리를 들고 물건을 파는 금발의 러시아 미녀들을 쉽게 만날 수가 있다고 하네요.
⊙앵커: 지난 90년 한국과 소련이 수교한 뒤에 러시아 사람들이 한국으로 몰려들면서 이 부근에 러시아 거리까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앵커: 뉴스7 테마기획, 오늘은 김준호 기자가 서울 속의 이색지대, 동대문의 러시아타운으로 안내합니다.
⊙기자: 대형 의류상가가 밀집되어 있는 서울 동대문 부근 거리입니다.
양손 가득 보따리를 든 러시아인들과 이국적인 간판이 눈길을 끕니다.
이들 러시아권 보따리상들이 찾는 곳은 바로 인근의 옷가게들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샤샤는 벌써 수년째 매달 한두 차례 한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샤샤(우즈베키스탄): 손님들이 현지 시장에 안 가고 한국 상품 사러 우리 가게로 옵니다.
⊙기자: 의류 도매상들이 밀집해 있는 평화시장도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인터뷰: 5개, 5개, 5개 주세요.
⊙인터뷰: 같은 걸로 5개 드려요?
⊙기자: 90년대 중반에는 손님의 8, 90%가 러시아권 사람들이었지만 요즘은 한창때의 절반 정도로 손님이 줄었습니다.
대부분 값이 더 싼 중국으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김범철(의류업체 대표): 새로운 신상품이 나와도 짧은데 그때 한 번 딱 팔고 나면 그 바로 뒤에서 중국에서 그 물건을 따 가지고 나와요.
⊙기자: 아직까지 이곳을 찾는 러시아인들은 한국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동대문 단골들입니다.
⊙레나(러시아): 중국 제품과 비교가 안돼요. 8년째 여기 오는데 품질이 아주 좋습니다.
⊙기자: 이들이 구입해 가는 물품은 적게는 수천 달러에서 많게는 수만달러어치.
저녁이 되면 낮에 구입한 물품을 본국으로 부치느라 인근의 운송회사들이 바빠집니다.
저녁이 되면서 또 붐비는 곳이 인근의 러시아 식당들입니다.
러시아 국과 찜만두 등 다양한 러시아 음식들은 물건을 사느라 지친 러시아인들에게는 큰 위안입니다.
⊙나타샤(러시아): 러시아 요리의 맛이 괜찮습니다. 고향 생각이 납니다.
⊙기자: 짧게는 3, 4일에서 길게는 2주일 정도를 한국에 체류하는 이들 러시아 상인들은 대부분 근처 여관에서 묵습니다.
한 달의 절반 이상을 한국에서 보내는 에릭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들과 딸에게 줄 옷을 꺼내 보여주는 모습에서 부정이 느껴집니다.
⊙에릭(리투아니아): (우리 딸에게)크지 않을까요?
⊙기자: 이처럼 한국을 찾는 러시아 보따리상인들은 외화 획득에도 큰 도움이 되지만 조금씩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러시아 보따리상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서울 속 작은 러시아
    • 입력 2001-12-05 19:00:00
    뉴스 7
⊙앵커: 요즘 대형상가가 밀집한 동대문에 나가보면 양손에 보따리를 들고 물건을 파는 금발의 러시아 미녀들을 쉽게 만날 수가 있다고 하네요. ⊙앵커: 지난 90년 한국과 소련이 수교한 뒤에 러시아 사람들이 한국으로 몰려들면서 이 부근에 러시아 거리까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앵커: 뉴스7 테마기획, 오늘은 김준호 기자가 서울 속의 이색지대, 동대문의 러시아타운으로 안내합니다. ⊙기자: 대형 의류상가가 밀집되어 있는 서울 동대문 부근 거리입니다. 양손 가득 보따리를 든 러시아인들과 이국적인 간판이 눈길을 끕니다. 이들 러시아권 보따리상들이 찾는 곳은 바로 인근의 옷가게들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샤샤는 벌써 수년째 매달 한두 차례 한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샤샤(우즈베키스탄): 손님들이 현지 시장에 안 가고 한국 상품 사러 우리 가게로 옵니다. ⊙기자: 의류 도매상들이 밀집해 있는 평화시장도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인터뷰: 5개, 5개, 5개 주세요. ⊙인터뷰: 같은 걸로 5개 드려요? ⊙기자: 90년대 중반에는 손님의 8, 90%가 러시아권 사람들이었지만 요즘은 한창때의 절반 정도로 손님이 줄었습니다. 대부분 값이 더 싼 중국으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김범철(의류업체 대표): 새로운 신상품이 나와도 짧은데 그때 한 번 딱 팔고 나면 그 바로 뒤에서 중국에서 그 물건을 따 가지고 나와요. ⊙기자: 아직까지 이곳을 찾는 러시아인들은 한국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동대문 단골들입니다. ⊙레나(러시아): 중국 제품과 비교가 안돼요. 8년째 여기 오는데 품질이 아주 좋습니다. ⊙기자: 이들이 구입해 가는 물품은 적게는 수천 달러에서 많게는 수만달러어치. 저녁이 되면 낮에 구입한 물품을 본국으로 부치느라 인근의 운송회사들이 바빠집니다. 저녁이 되면서 또 붐비는 곳이 인근의 러시아 식당들입니다. 러시아 국과 찜만두 등 다양한 러시아 음식들은 물건을 사느라 지친 러시아인들에게는 큰 위안입니다. ⊙나타샤(러시아): 러시아 요리의 맛이 괜찮습니다. 고향 생각이 납니다. ⊙기자: 짧게는 3, 4일에서 길게는 2주일 정도를 한국에 체류하는 이들 러시아 상인들은 대부분 근처 여관에서 묵습니다. 한 달의 절반 이상을 한국에서 보내는 에릭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들과 딸에게 줄 옷을 꺼내 보여주는 모습에서 부정이 느껴집니다. ⊙에릭(리투아니아): (우리 딸에게)크지 않을까요? ⊙기자: 이처럼 한국을 찾는 러시아 보따리상인들은 외화 획득에도 큰 도움이 되지만 조금씩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러시아 보따리상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뉴스 김준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