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G24 이슈] 프란치스코 교황 100일, 낮은데로 임하다
입력 2013.06.21 (00:33) 수정 2013.06.21 (08:32) 글로벌24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멘트>

<녹취> 교황 : "교회는 결점도 있고, 불완전하고, 죄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 교황 또한 그렇습니다."

지난 3월, 12억 가톨릭 교인의 새 수장으로 선출된 교황 프란치스코. 어제가 바로 교황 선출 백 일째를 맞는 날이었습니다.

유럽이 아닌 남미에서 탄생한 새 교황은 '세상 끝에서 찾아낸 바티칸의 해답' 이라고까지 불리며, 가톨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100일의 행보를 짚어봅니다.

국제부 이민우 기자 나와있습니다.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죠?

<기자 멘트>

교황의 즉위명이 프란치스코죠. 청빈한 삶을 결심하고 모든 재산을 포기한 중세의 성인인데요.

그 이름만큼이나 청빈한 삶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이런 청빈함은 취임 미사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났는데요,

교황의 뜻에 따라 과거보다 훨씬 검소하고 간소하게 진행된 것이죠.

기존 방탄 차량이 아닌 무개차를 타고 등장했는데, 경호상 위험에도 불구하고 어린 아기를 안아 입을 맞추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차에서 내려 직접 찾아가는 등 겸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안토니오 스파다로 (예수회 소속 신부) : "산타마리아 대성당 앞에서 교황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같이 버스에 올랐습니다. 그에게 궁금한 걸 물어봤죠. 그런 대단한 일이 가능했어요."

또 교황 관저를 마다하고 침대와 가구가 전부인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쓰고 있는데요.

12개의 방이 달린 관저가 혼자 쓰기에 너무 넓다는 것입니다.

또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미사를 드리는 걸 환영한다며, 수 천명의 할리데이비슨 운전자를 축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질문> 또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겼다는 세족식을, 교황이 파격적으로 진행해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답변> 과거 교황들은 남성, 그것도 사제들의 발만 씻어줬습니다.

그런데 여성과 이슬람 신자의 발을 씻겼죠.

사상 처음입니다.

로마 교외의 한 소년원이었는데요.

가장 먼저 찬 바닥에 무릎을 꿇고, 검은 발, 하얀 발, 문신한 발,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스레 씻기고 입을 맞췄습니다.

모두 12명에게 세족식을 거행했는데 사상 처음으로 여성과 이슬람교도도 있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소년원생들의 발을 씻겨준 것도 물론 처음이었습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높아지려는 사람은 먼저 다른 사람을 섬기라는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발을 씻겨 드린 것도 바로 제가 종으로서 여러분을 섬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분과 종교, 인종을 뛰어넘어 모든 인간을 사랑하겠다,

그 어떤 백마디, 천마디 말보다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줬다 평가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질문>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별히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죠?

<답변> 과거 대교구장 시절부터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 '가난한 사람들의 아버지'로 불려왔는데요. 교황이 된 뒤에도 줄곧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모든 인류들, 특히 가장 가난하고, 가장 힘없고,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을 부드러운 사랑으로 끌어안아야 합니다."

취임 일성이 바로 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었죠.

사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그가 교황으로 선출된 것 자체가 약자를 존중하라는 교회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많았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그 메시지는 단호하고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오늘날 은행이나 다른 곳에 투자한 것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가슴 아파하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지?'라고 탄식합니다. 하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사람이 굶어죽거나 아파도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노숙자의 죽음이나 아이들의 굶주림이 뉴스도 안되는 현실을 개탄하며 교회의 자성을 촉구한 것이죠.

<질문> 그럼, 이렇게 약자를 배려할 줄 모르는 비인간적인 세태의 원인, 교황은 무엇이라고 진단하고 있나요?

<답변> 성경에 보면 금송아지가 나오죠.

유대인들이 하나님 대신 섬겼다는 우상, 그러니까 돈, 물신의 상징인데요,

사람들이 이 금송아지를 숭배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4월,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의류 공장이 붕괴돼 천 7백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죠.

노예와도 다를 바 없는 열악한 노동 환경이 충격을 줬는데, 교황 역시 크게 분노했었죠.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인간의 존엄은 돈이 아닌 노동에 있다."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와 돈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세태, 이렇게 돈이라는 우상을 섬기며, 인간은 쓰고 버려지는 소비재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경제 위기가 아닙니다. 문화의 위기가 아닙니다. 인간의 위깁니다. 위기에 빠진 것은 인간입니다. 파괴되고 있는 것은 인간 자신입니다."

그러면서 시장의 무한 자율성과 투기적 금융으로 무장한 자본주의의 병폐를 맹비난했습니다.

<질문> 이제는 교회 내부로 시선을 돌려볼까요? 가톨릭 교회 내 개혁도 강력하게 추진중이죠?

<답변> 그동안 가톨릭 내부에서는 성추문과 불법 자금 의혹 등으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는데요.

이런 여러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개혁에 착수한 것이죠.

지난 1982년, 바티칸의 재정과 깊이 연루돼 이른바 '신의 은행원'이라고 불리던 금융인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습니다.

이 때부터, 바티칸 은행은 마피아 등의 자금 세탁 통로라는 의혹을 받아왔는데요,

이런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교황은 바티칸 은행의 거래 정보를 미국 정부와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바티칸 은행 개혁의 신호탄이라는 거죠.

이에 앞서 교황은, 추기경 8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리고 바티칸의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인터뷰> 그레그 버크

청빈하고 소탈한 면모에 더욱 낮아지고 섬기려는 교황,

동시에 잘못된 유산을 과감히 개혁하려는 교황의 모습은 이 시대 진정한 지도자의 상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새삼 깨닫게 합니다.
  • [G24 이슈] 프란치스코 교황 100일, 낮은데로 임하다
    • 입력 2013-06-21 06:58:52
    • 수정2013-06-21 08:32:04
    글로벌24
<앵커 멘트>

<녹취> 교황 : "교회는 결점도 있고, 불완전하고, 죄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 교황 또한 그렇습니다."

지난 3월, 12억 가톨릭 교인의 새 수장으로 선출된 교황 프란치스코. 어제가 바로 교황 선출 백 일째를 맞는 날이었습니다.

유럽이 아닌 남미에서 탄생한 새 교황은 '세상 끝에서 찾아낸 바티칸의 해답' 이라고까지 불리며, 가톨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100일의 행보를 짚어봅니다.

국제부 이민우 기자 나와있습니다.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죠?

<기자 멘트>

교황의 즉위명이 프란치스코죠. 청빈한 삶을 결심하고 모든 재산을 포기한 중세의 성인인데요.

그 이름만큼이나 청빈한 삶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이런 청빈함은 취임 미사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났는데요,

교황의 뜻에 따라 과거보다 훨씬 검소하고 간소하게 진행된 것이죠.

기존 방탄 차량이 아닌 무개차를 타고 등장했는데, 경호상 위험에도 불구하고 어린 아기를 안아 입을 맞추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차에서 내려 직접 찾아가는 등 겸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안토니오 스파다로 (예수회 소속 신부) : "산타마리아 대성당 앞에서 교황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같이 버스에 올랐습니다. 그에게 궁금한 걸 물어봤죠. 그런 대단한 일이 가능했어요."

또 교황 관저를 마다하고 침대와 가구가 전부인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쓰고 있는데요.

12개의 방이 달린 관저가 혼자 쓰기에 너무 넓다는 것입니다.

또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미사를 드리는 걸 환영한다며, 수 천명의 할리데이비슨 운전자를 축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질문> 또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겼다는 세족식을, 교황이 파격적으로 진행해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답변> 과거 교황들은 남성, 그것도 사제들의 발만 씻어줬습니다.

그런데 여성과 이슬람 신자의 발을 씻겼죠.

사상 처음입니다.

로마 교외의 한 소년원이었는데요.

가장 먼저 찬 바닥에 무릎을 꿇고, 검은 발, 하얀 발, 문신한 발,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스레 씻기고 입을 맞췄습니다.

모두 12명에게 세족식을 거행했는데 사상 처음으로 여성과 이슬람교도도 있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소년원생들의 발을 씻겨준 것도 물론 처음이었습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높아지려는 사람은 먼저 다른 사람을 섬기라는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발을 씻겨 드린 것도 바로 제가 종으로서 여러분을 섬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분과 종교, 인종을 뛰어넘어 모든 인간을 사랑하겠다,

그 어떤 백마디, 천마디 말보다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줬다 평가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질문>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별히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죠?

<답변> 과거 대교구장 시절부터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 '가난한 사람들의 아버지'로 불려왔는데요. 교황이 된 뒤에도 줄곧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모든 인류들, 특히 가장 가난하고, 가장 힘없고,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을 부드러운 사랑으로 끌어안아야 합니다."

취임 일성이 바로 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었죠.

사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그가 교황으로 선출된 것 자체가 약자를 존중하라는 교회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많았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그 메시지는 단호하고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오늘날 은행이나 다른 곳에 투자한 것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가슴 아파하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지?'라고 탄식합니다. 하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사람이 굶어죽거나 아파도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노숙자의 죽음이나 아이들의 굶주림이 뉴스도 안되는 현실을 개탄하며 교회의 자성을 촉구한 것이죠.

<질문> 그럼, 이렇게 약자를 배려할 줄 모르는 비인간적인 세태의 원인, 교황은 무엇이라고 진단하고 있나요?

<답변> 성경에 보면 금송아지가 나오죠.

유대인들이 하나님 대신 섬겼다는 우상, 그러니까 돈, 물신의 상징인데요,

사람들이 이 금송아지를 숭배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4월,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의류 공장이 붕괴돼 천 7백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죠.

노예와도 다를 바 없는 열악한 노동 환경이 충격을 줬는데, 교황 역시 크게 분노했었죠.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인간의 존엄은 돈이 아닌 노동에 있다."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와 돈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세태, 이렇게 돈이라는 우상을 섬기며, 인간은 쓰고 버려지는 소비재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프란치스코(교황) : "경제 위기가 아닙니다. 문화의 위기가 아닙니다. 인간의 위깁니다. 위기에 빠진 것은 인간입니다. 파괴되고 있는 것은 인간 자신입니다."

그러면서 시장의 무한 자율성과 투기적 금융으로 무장한 자본주의의 병폐를 맹비난했습니다.

<질문> 이제는 교회 내부로 시선을 돌려볼까요? 가톨릭 교회 내 개혁도 강력하게 추진중이죠?

<답변> 그동안 가톨릭 내부에서는 성추문과 불법 자금 의혹 등으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는데요.

이런 여러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개혁에 착수한 것이죠.

지난 1982년, 바티칸의 재정과 깊이 연루돼 이른바 '신의 은행원'이라고 불리던 금융인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습니다.

이 때부터, 바티칸 은행은 마피아 등의 자금 세탁 통로라는 의혹을 받아왔는데요,

이런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교황은 바티칸 은행의 거래 정보를 미국 정부와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바티칸 은행 개혁의 신호탄이라는 거죠.

이에 앞서 교황은, 추기경 8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리고 바티칸의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인터뷰> 그레그 버크

청빈하고 소탈한 면모에 더욱 낮아지고 섬기려는 교황,

동시에 잘못된 유산을 과감히 개혁하려는 교황의 모습은 이 시대 진정한 지도자의 상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새삼 깨닫게 합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글로벌24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