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피하려면 끊임없이 적응·진화해야”

입력 2013.06.21 (11:52) 수정 2013.06.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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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멸종 속도 증가뿐 아니라 새로 등장하는 종의 감소도 동물을 멸종으로 몰고 가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0일 보도했다.

즉 개구리나 대형 고양이과 동물처럼 멸종이 진행되고 있는 동물군을 걱정하는 생물학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어떤 종이 멸종하는 것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종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과학자들은 "어떤 생물학자도 새로운 종이 태어나지 않는 것을 멸종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 과정에 있는 19개 포유동물 집단을 연구한 결과 이것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익스프레스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미 멸종했거나 과거 종다양성이 정점을 이루다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말, 코끼리, 코뿔소 같은 포유동물 19개 집단을 조사했다. 이들 동물은 지난 6천600만년에 걸친 신생대에 등장했고 많은 화석을 남기고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종의 등장 속도가 느려지는데 따르는 영향은 수백만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지만 이런 현상에 대한 이해는 동식물이 오늘날 겪는 압력과 과거의 진화 및 멸종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진화론에서 자주 거론되는 `붉은 여왕'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루이스 캐롤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은 "그 자리에 멈춰 있고 싶으면 있는 힘을 다해 달려야 해. 어디론가 가고 싶다면 두 배는 빨리 뛰어야 해"라는 대사로 유명하며 이 대사는 여러 분야에서 차용되고 있다.

생물학에서 붉은 여왕 가설은 동식물이 멸종하는 것은 단지 변하지 않는 정적인 환경에서 악운을 만났기 때문만이 아니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날로 열악해지는 환경과 점점 더 강해지는 경쟁자와 포식자 등 끊임없는 변화에 지속적으로 적응하고 새로운 종을 진화시켜야만 한다는 주장이다.

연구진은 분석 대상 동물들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종 등장의 둔화와 멸종 속도 증가의 구체적인 원인은 분명치 않지만 이들의 멸종이 단순히 운이 나빠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각 집단은 날로 힘들어지는 환경에서 패배했거나 패배하고 있는 중이며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붉은 여왕에게 진' 것, 즉 악화되는 환경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 동물들이 처음에는 매우 큰 다양성을 보여 환경수용력(특정 환경에서 수용할 수 있는 종 최대수)까지 도달했다가 다양한 종을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 악화되면서 멸종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생물계에 평형 상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생물 개체군들은 지속적이고 지질학적 차원에서 보면 급속한 변화를 겪으면서 확대ㆍ수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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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멸종 피하려면 끊임없이 적응·진화해야”
    • 입력 2013-06-21 11:52:01
    • 수정2013-06-21 17:04:02
    연합뉴스
종의 멸종 속도 증가뿐 아니라 새로 등장하는 종의 감소도 동물을 멸종으로 몰고 가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0일 보도했다.

즉 개구리나 대형 고양이과 동물처럼 멸종이 진행되고 있는 동물군을 걱정하는 생물학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어떤 종이 멸종하는 것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종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과학자들은 "어떤 생물학자도 새로운 종이 태어나지 않는 것을 멸종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 과정에 있는 19개 포유동물 집단을 연구한 결과 이것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익스프레스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미 멸종했거나 과거 종다양성이 정점을 이루다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말, 코끼리, 코뿔소 같은 포유동물 19개 집단을 조사했다. 이들 동물은 지난 6천600만년에 걸친 신생대에 등장했고 많은 화석을 남기고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종의 등장 속도가 느려지는데 따르는 영향은 수백만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지만 이런 현상에 대한 이해는 동식물이 오늘날 겪는 압력과 과거의 진화 및 멸종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진화론에서 자주 거론되는 `붉은 여왕'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루이스 캐롤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붉은 여왕은 "그 자리에 멈춰 있고 싶으면 있는 힘을 다해 달려야 해. 어디론가 가고 싶다면 두 배는 빨리 뛰어야 해"라는 대사로 유명하며 이 대사는 여러 분야에서 차용되고 있다.

생물학에서 붉은 여왕 가설은 동식물이 멸종하는 것은 단지 변하지 않는 정적인 환경에서 악운을 만났기 때문만이 아니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날로 열악해지는 환경과 점점 더 강해지는 경쟁자와 포식자 등 끊임없는 변화에 지속적으로 적응하고 새로운 종을 진화시켜야만 한다는 주장이다.

연구진은 분석 대상 동물들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종 등장의 둔화와 멸종 속도 증가의 구체적인 원인은 분명치 않지만 이들의 멸종이 단순히 운이 나빠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각 집단은 날로 힘들어지는 환경에서 패배했거나 패배하고 있는 중이며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붉은 여왕에게 진' 것, 즉 악화되는 환경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 동물들이 처음에는 매우 큰 다양성을 보여 환경수용력(특정 환경에서 수용할 수 있는 종 최대수)까지 도달했다가 다양한 종을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 악화되면서 멸종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생물계에 평형 상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생물 개체군들은 지속적이고 지질학적 차원에서 보면 급속한 변화를 겪으면서 확대ㆍ수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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