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네이트, ‘시국선언’ 검색 오류 소동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두고 대학생 시국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3위 포털인 네이트에서 '시국선언' '서울대' '월드워Z' 같은 관련 단어가 검색이 안 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21일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컴즈에 따르면 오후 1시30분부터 3시까지 1시간 30분가량 '시국선언'이라는 단어가 검색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오전 한 때는 '서울대'라는 단어와 영화제목 '월드워Z'도 검색이 안 됐다.

검색 오류는 네이트 닷컴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화면에 네이트 로고 외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 형태로 발생했다.

'시국선언'은 국정원이 18대 대선 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최근 서울대 등 서울지역 대학 총학생회가 이를 규탄하고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시국선언문 또는 성명을 발표한 것을 가리킨다. 네이트의 `시국선언' 검색이 먹통이 된 사태는 이런 와중에 나온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검색이 복구되고 나서도 각종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각종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네이트에 서울대 시국선언 막은 거에요?' 라는 의문 제기부터 정부 개입을 암시하는 글까지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rl***는 '검색 차단을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빠르네' 라는 글을 남겼다.

이 모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네이트에서 시국선언 검색해 보세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13 대한민국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달았다.

이에 대해 SK컴즈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검색어를 고의로 막았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네이트 관계자는 "시스템에 오류가 나서 외부 게시판에서 관련 키워드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데이터까지 함께 가져오게 되는 바람에 전체 검색 결과가 다 나오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보통 문제가 있는 자료는 제외하고 나머지 검색결과를 모아서 이슈검색에서 보여주지만 시스템 오류 때문에 이슈검색에 잘못된 데이터까지 전달됐고, 네이트 시스템이 이를 제대로 걸러주지 못하면서 전체 검색 오류가 일어났다는 것.

네이트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데이터'에 대해 "데이터 입력값이 잘못된 데이터 였다"고 설명했다.

네이트의 다른 관계자는 "오전부터 내부 시스템의 불안증상이 나타났는데 시국선언뿐 아니라 시국과 관계없는 '월드워Z'와 '서울대'도 검색이 안됐다"고 해명했다.

네이트는 현재 추가적인 검사를 위해 외부 검색어와 관련된 일부 코너를 점검하는 중이다.

다른 포털도 네이트의 검색 오류가 고의가 아닌 실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 포털 관계자는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검색 결과를 안 보여 줄 수는 있지만 이번 경우와 같은 조작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른 포털 관계자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과거 우리 포털도 내부 시스템 오류로 블로그 홈 접속이 잠시 차단됐던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