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공 투수’ 유희관, “알아보는 팬 늘었어요”

입력 2013.06.21 (18:41) 수정 2013.06.2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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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선발 투수 중에서 유희관 만큼 공이 느린 선수가 있나요?"

두산베어스의 김현수가 21일 잠실야구장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는 유희관(27·두산)을 보고 건넨 농담이다.

'절친' 김현수의 농담에 유희관은 활짝 웃었다.

유희관은 오랜 무명 생활을 딛고 올 시즌 두산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두산에 입단한 2009년에 16경기, 2010년에는 5경기 등 1군에서 21경기만을 경험하고 입대를 선택한 그는 제대 후 처음 맞는 올 시즌에 벌써 23경기를 뛰며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유희관은 하루 전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선발 등판,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불펜진의 방화 때문에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 경기에서 두산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4로 패했다.

유희관의 직구 최고 시속은 135㎞ 수준으로 느린 편이다.

대신 정확한 컨트롤과 강약조절로 타자의 방망이를 봉쇄한다.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앞세운 그는 전날 롯데 타선에서 5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시속 100㎞ 중후반대 커브부터 135㎞짜리 직구까지 다양한 구질에 롯데 타선은 속수무책이었다.

롯데전에서는 시속 77㎞짜리 커브볼이 등장했다. 속도는 느렸지만 낙차는 1m에 가까웠다.

그는 이 공에 대해 "주자가 없을 때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려고 종종 던진다"고 설명했다.

구속이 느려 타자가 공략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즌 초반 중간계투로 뛰다 선발로 보직을 바꾼 그는 6월 들어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끊었다.

3경기 방어율은 1.71에 불과하다.

이런 활약 덕분인지 그는 최근 팬들의 인기도 얻고 있다며 최근 달라진 자신의 '위상'을 뽐냈다.

동료인 김현수, 이원석, 임태훈 등과 가깝게 지낸다는 그는 이 선수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이들이 팬에게 사인을 해주는 장면을 그저 지켜본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유희관을 알아보지 못한 팬들이 유희관에게는 사인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얼굴을 알아보는 팬들이 늘었다고 한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 밖을 나서면 팬들이 다가와서 누구누구 선수는 언제 나오느냐고 물었는데 요새는 저를 알아보시고 사인을 부탁하더라고요."

오랜 기간 무명 시절을 겪은 그의 올 시즌 최대 목표는 "부상 없이 모든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유희관은 "신인왕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상은 경기를 잘하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라며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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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린 공 투수’ 유희관, “알아보는 팬 늘었어요”
    • 입력 2013-06-21 18:41:17
    • 수정2013-06-21 22:46:19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 선발 투수 중에서 유희관 만큼 공이 느린 선수가 있나요?" 두산베어스의 김현수가 21일 잠실야구장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는 유희관(27·두산)을 보고 건넨 농담이다. '절친' 김현수의 농담에 유희관은 활짝 웃었다. 유희관은 오랜 무명 생활을 딛고 올 시즌 두산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두산에 입단한 2009년에 16경기, 2010년에는 5경기 등 1군에서 21경기만을 경험하고 입대를 선택한 그는 제대 후 처음 맞는 올 시즌에 벌써 23경기를 뛰며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유희관은 하루 전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선발 등판,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불펜진의 방화 때문에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 경기에서 두산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4로 패했다. 유희관의 직구 최고 시속은 135㎞ 수준으로 느린 편이다. 대신 정확한 컨트롤과 강약조절로 타자의 방망이를 봉쇄한다.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앞세운 그는 전날 롯데 타선에서 5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시속 100㎞ 중후반대 커브부터 135㎞짜리 직구까지 다양한 구질에 롯데 타선은 속수무책이었다. 롯데전에서는 시속 77㎞짜리 커브볼이 등장했다. 속도는 느렸지만 낙차는 1m에 가까웠다. 그는 이 공에 대해 "주자가 없을 때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려고 종종 던진다"고 설명했다. 구속이 느려 타자가 공략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즌 초반 중간계투로 뛰다 선발로 보직을 바꾼 그는 6월 들어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끊었다. 3경기 방어율은 1.71에 불과하다. 이런 활약 덕분인지 그는 최근 팬들의 인기도 얻고 있다며 최근 달라진 자신의 '위상'을 뽐냈다. 동료인 김현수, 이원석, 임태훈 등과 가깝게 지낸다는 그는 이 선수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이들이 팬에게 사인을 해주는 장면을 그저 지켜본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유희관을 알아보지 못한 팬들이 유희관에게는 사인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얼굴을 알아보는 팬들이 늘었다고 한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 밖을 나서면 팬들이 다가와서 누구누구 선수는 언제 나오느냐고 물었는데 요새는 저를 알아보시고 사인을 부탁하더라고요." 오랜 기간 무명 시절을 겪은 그의 올 시즌 최대 목표는 "부상 없이 모든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유희관은 "신인왕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상은 경기를 잘하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라며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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