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펀드, 유럽 재정위기 이후 자금 이탈 최대

입력 2013.07.02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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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유럽발(發) 재정위기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채권금리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저가매수 대신 차익실현으로 금리 급등에 대응했다.

채권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상당 부분 주식형펀드로 유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순유입 규모는 최근 22개월래 최대 수준이었다.

2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지난달 총 1조8천645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 같은 월간 순유출 규모는 지난 2011년 2월 3조1천421억원이 순유출한 이후 2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주간별로 살펴보면 6월 첫째 주 461억원, 둘째 주 7천862억원, 셋째 주 1천949억원, 넷째 주는 8천373억원이 이탈했다.

채권형 펀드에서의 대규모 자금이탈은 국내 펀드시장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달 1∼19일 미국 채권형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약 323억5천만 달러로, 2009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최대 금액이 이탈했다.

6월 첫째 주에 109억1천만 달러, 둘째 주에 134억6천800만 달러, 셋째 주에 79억7천200만 달러가 이탈하며 3주 연속 순유출을 지속했다.

이는 2011년 7월 말∼8월 중순까지 4주 연속 자금이 이탈한 이후 최장 기간 순유출이다.

일단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의 대규모 자금이탈은 불투명한 채권시장 전망 앞에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 이슈가 계속 거론되는 한 국내 채권금리의 변동성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불확실한 전망 앞에 투자자들이 그나마 펀드 수익률이 양호할 때 '털고 가자'고 판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내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최근 3개월 사이에 마이너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채권형펀드 203개의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0.90%지만 3개월 수익률은 -0.56%였다.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상당 부분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한 자금은 총 1조4천683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2011년 8월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6월 첫째 주(396억원 이탈)를 제외한 둘째 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주간으로 3천억∼7천억원대의 자금이 순유입했다.

지난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 미국 출구전략 쇼크,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가 급락하자 국내 기관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성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특히 환매수수료 부담이 적은 펀드나 레버리지 펀드 등으로의 자금 유입이 많았다"면서 "지수 급락에 따른 단기 차익을 추구한 투자가 많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채권금리 급등의 발원지인 미국에서 채권형 펀드 자금이탈 현상이 나타나자 선진국 채권 버블 붕괴에 대한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으로 안전자산으로 대표됐던 선진채권의 버블은 꺼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선진채권으로만 몰렸던 자금의 흐름은 현재의 진통과정을 겪은 후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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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형펀드, 유럽 재정위기 이후 자금 이탈 최대
    • 입력 2013-07-02 06:09:45
    연합뉴스
지난달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유럽발(發) 재정위기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채권금리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저가매수 대신 차익실현으로 금리 급등에 대응했다. 채권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상당 부분 주식형펀드로 유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순유입 규모는 최근 22개월래 최대 수준이었다. 2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지난달 총 1조8천645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 같은 월간 순유출 규모는 지난 2011년 2월 3조1천421억원이 순유출한 이후 2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주간별로 살펴보면 6월 첫째 주 461억원, 둘째 주 7천862억원, 셋째 주 1천949억원, 넷째 주는 8천373억원이 이탈했다. 채권형 펀드에서의 대규모 자금이탈은 국내 펀드시장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ICI)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달 1∼19일 미국 채권형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약 323억5천만 달러로, 2009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최대 금액이 이탈했다. 6월 첫째 주에 109억1천만 달러, 둘째 주에 134억6천800만 달러, 셋째 주에 79억7천200만 달러가 이탈하며 3주 연속 순유출을 지속했다. 이는 2011년 7월 말∼8월 중순까지 4주 연속 자금이 이탈한 이후 최장 기간 순유출이다. 일단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의 대규모 자금이탈은 불투명한 채권시장 전망 앞에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 이슈가 계속 거론되는 한 국내 채권금리의 변동성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불확실한 전망 앞에 투자자들이 그나마 펀드 수익률이 양호할 때 '털고 가자'고 판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내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최근 3개월 사이에 마이너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채권형펀드 203개의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0.90%지만 3개월 수익률은 -0.56%였다.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은 상당 부분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한 자금은 총 1조4천683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2011년 8월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6월 첫째 주(396억원 이탈)를 제외한 둘째 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주간으로 3천억∼7천억원대의 자금이 순유입했다. 지난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 미국 출구전략 쇼크,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가 급락하자 국내 기관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성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특히 환매수수료 부담이 적은 펀드나 레버리지 펀드 등으로의 자금 유입이 많았다"면서 "지수 급락에 따른 단기 차익을 추구한 투자가 많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채권금리 급등의 발원지인 미국에서 채권형 펀드 자금이탈 현상이 나타나자 선진국 채권 버블 붕괴에 대한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으로 안전자산으로 대표됐던 선진채권의 버블은 꺼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선진채권으로만 몰렸던 자금의 흐름은 현재의 진통과정을 겪은 후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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