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티베트, 끝나지 않는 저항

입력 2013.07.12 (00:08) 수정 2013.07.1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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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31살의 티베트 여승려, 왕첸 될마.

지난달 11일 중국 쓰촨성의 티베트 자치주 타우에서 분신 자살했습니다.

왕첸 될마처럼 분신을 시도한 티베트인은 2009년 이후 지금까지 119명에 이릅니다.

왜 이렇게 많은 티베트인들이 스스로를 희생하려는 걸까요?

티베트는 7세기에 토번국이라는 강력한 통일 왕국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원나라 때부터 중국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되고 청나라가 망하고 난 1913년 드디어 독립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1951년 중국에 강제로 편입됐고 이때부터 티베트 인들의 독립 요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분신은 극단적인 형태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중국 정부는 강경 대응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분신이 멎을 기미는 없는지 현지에서 취재한 이효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이 기자! 티베트 현지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티베트의 수도 '라싸'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티베트는 현재 외국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고 군인과 경찰이 곳곳에서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티베트인들의 성지, 조캉 사원 앞에서는 오체투지, 부처님께 온전히 나를 맡긴다는 의미의 절을 하는 티베트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남성 2명이 이곳에서 분신을 시도한 뒤 검문검색이 대폭 강화됐고, 곳곳에서 감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국 쓰촨의 티베트족 자치주인 '아바'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이곳에서도 승려의 분신이 수차례 있었는데요,

현재 군인들의 훈련이 상시 이뤄지고 있고 4만 명 가까운 사복경찰이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현재까지 티베트인 119명이 분신자살을 시도했는데, 이들이 요구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답변> 분신자살을 시도하는 티베트인들은 티베트의 독립, 그리고 인도로 망명한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귀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롭상 상가이(티베트 망명정부 총리) : "분신은 매우 고통스럽고도 파괴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50년 동안의 중국 통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저항하고 국제 사회에 호소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분신은 자신의 몸을 부처에게 바친다는 의미로, 승려들로부터 시작됐지만 나이와, 성별 등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티베트인들은 분신 자살 사실도 중국 정부가 왜곡하거나 숨기려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분신자살자 친척(음성 변조) : "(사촌이 분신자살했는데) 공안은 대규모 장례나 추모식을 열지 못하도록 가족들을 감시했습니다."

<인터뷰> 분신자 친척(음성 변조) : "(사촌이 분신자살했는데) 공안은 대규모 장례나 추모식을 열지 못하도록 가족들을 감시했습니다. "

<질문> 중국과 티베트 사이에는 여러 차례 유혈 사태가 있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1959년 3월 티베트에서 무장봉기가 일어나 10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1989년 3월에도 시위가 발생해 계엄령이 선포됐습니다.

2008년 3월에도 라싸에서 시위가 벌어져 최소 22명이 사망했습니다.

<질문> 티베트가 독립국의 지위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무엇보다 고유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티베트인들의 역사와 문화, 언어는 중국의 한족과 다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조치로 학교에서 티베트 언어를 배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문화 전승은 타국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티베트 망명 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의 한 중학교인데요, 이곳에서 티베트 언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 달라이 라마를 영적 스승으로 모시는 게 금지돼 있습니다.

쓰촨성 아바의 한 사원에는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걸어두었는데 적발되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녹취> 승려 (음성변조) : "사진을 걸어 놓는 건 괜찮지만 이 (달라이 라마) 사진을 걸어 놓는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질문> 티베트의 독립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요.

<답변> 우선 인구 정책입니다.

1980년대 만해도 티베트 수도 '라싸'는 한족이 인구의 1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50만 인구 가운데 한족이 절반을 이상을 차지면서 상권을 거의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티베트인들의 박탈감과 경제적인 어려움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인도와 네팔행을 택하는 티베트인들이 늘어나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티베트인은 약 13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질문> 이런 분신 사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변> 중국 정부 입장은 단호합니다.

분신이 개인의 자발적인 행동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분신을 부추기거나 도운 사람을 살인죄로 처벌한다는 방침인데요.

중국 정부는 망명한 티베트인들이 분신 가이드를 제작하는 등 분신자를 미화한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중국 CCTV 보도 : "분신은 극도로 좌절을 겪은 사람들이 우연히 듣게 된 선동에 영웅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이에 대해 티베트 망명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더 이상의 분신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주 달라이 라마의 생일 축하 행사에 참가하려던 군중들에게 발포하는 등 강경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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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7-12 07:28:28
    • 수정2013-07-12 08:14:58
    글로벌24
<앵커 멘트>

올해 31살의 티베트 여승려, 왕첸 될마.

지난달 11일 중국 쓰촨성의 티베트 자치주 타우에서 분신 자살했습니다.

왕첸 될마처럼 분신을 시도한 티베트인은 2009년 이후 지금까지 119명에 이릅니다.

왜 이렇게 많은 티베트인들이 스스로를 희생하려는 걸까요?

티베트는 7세기에 토번국이라는 강력한 통일 왕국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원나라 때부터 중국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되고 청나라가 망하고 난 1913년 드디어 독립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1951년 중국에 강제로 편입됐고 이때부터 티베트 인들의 독립 요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분신은 극단적인 형태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중국 정부는 강경 대응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분신이 멎을 기미는 없는지 현지에서 취재한 이효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이 기자! 티베트 현지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변> 티베트의 수도 '라싸'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티베트는 현재 외국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고 군인과 경찰이 곳곳에서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티베트인들의 성지, 조캉 사원 앞에서는 오체투지, 부처님께 온전히 나를 맡긴다는 의미의 절을 하는 티베트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남성 2명이 이곳에서 분신을 시도한 뒤 검문검색이 대폭 강화됐고, 곳곳에서 감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국 쓰촨의 티베트족 자치주인 '아바'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이곳에서도 승려의 분신이 수차례 있었는데요,

현재 군인들의 훈련이 상시 이뤄지고 있고 4만 명 가까운 사복경찰이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현재까지 티베트인 119명이 분신자살을 시도했는데, 이들이 요구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답변> 분신자살을 시도하는 티베트인들은 티베트의 독립, 그리고 인도로 망명한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귀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롭상 상가이(티베트 망명정부 총리) : "분신은 매우 고통스럽고도 파괴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50년 동안의 중국 통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저항하고 국제 사회에 호소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분신은 자신의 몸을 부처에게 바친다는 의미로, 승려들로부터 시작됐지만 나이와, 성별 등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티베트인들은 분신 자살 사실도 중국 정부가 왜곡하거나 숨기려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분신자살자 친척(음성 변조) : "(사촌이 분신자살했는데) 공안은 대규모 장례나 추모식을 열지 못하도록 가족들을 감시했습니다."

<인터뷰> 분신자 친척(음성 변조) : "(사촌이 분신자살했는데) 공안은 대규모 장례나 추모식을 열지 못하도록 가족들을 감시했습니다. "

<질문> 중국과 티베트 사이에는 여러 차례 유혈 사태가 있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1959년 3월 티베트에서 무장봉기가 일어나 10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1989년 3월에도 시위가 발생해 계엄령이 선포됐습니다.

2008년 3월에도 라싸에서 시위가 벌어져 최소 22명이 사망했습니다.

<질문> 티베트가 독립국의 지위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무엇보다 고유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티베트인들의 역사와 문화, 언어는 중국의 한족과 다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조치로 학교에서 티베트 언어를 배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문화 전승은 타국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티베트 망명 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의 한 중학교인데요, 이곳에서 티베트 언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 달라이 라마를 영적 스승으로 모시는 게 금지돼 있습니다.

쓰촨성 아바의 한 사원에는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걸어두었는데 적발되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녹취> 승려 (음성변조) : "사진을 걸어 놓는 건 괜찮지만 이 (달라이 라마) 사진을 걸어 놓는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질문> 티베트의 독립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요.

<답변> 우선 인구 정책입니다.

1980년대 만해도 티베트 수도 '라싸'는 한족이 인구의 1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50만 인구 가운데 한족이 절반을 이상을 차지면서 상권을 거의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티베트인들의 박탈감과 경제적인 어려움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인도와 네팔행을 택하는 티베트인들이 늘어나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티베트인은 약 13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질문> 이런 분신 사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변> 중국 정부 입장은 단호합니다.

분신이 개인의 자발적인 행동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분신을 부추기거나 도운 사람을 살인죄로 처벌한다는 방침인데요.

중국 정부는 망명한 티베트인들이 분신 가이드를 제작하는 등 분신자를 미화한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중국 CCTV 보도 : "분신은 극도로 좌절을 겪은 사람들이 우연히 듣게 된 선동에 영웅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이에 대해 티베트 망명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더 이상의 분신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주 달라이 라마의 생일 축하 행사에 참가하려던 군중들에게 발포하는 등 강경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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