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김유진 “챔피언 장갑 덕인가 봐요”

입력 2013.07.19 (14:12) 수정 2013.07.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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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53㎏급에서 금메달을 딴 김유진(22·경희대)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러 멕시코로 건너오기 이틀 전인 지난달 25일 발목을 다쳤다.

전자호구를 착용하고 겨루기 연습을 하다가 상대 얼굴을 차고 내리던 오른 발목이 접질렸다. 인대가 손상돼 3주는 쉬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일주일만 쉬고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몸이 성하지 않으니 제대로 훈련이 될 리 없었지만 이를 악물었다.

고교 재학 중이던 2008년 터키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3위, 지난해 경기도 포천에서 열린 세계대학선수권대회 1위 정도가 내세울 만한 성적이었던 김유진으로서는 처음 성인 국가대표로 나선 세계대회를 그르치고 싶지 않았다.

결국 김유진은 19일(한국시간) 멕시코 푸에블라의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2011년 경주 대회 여자 57㎏급 우승자인 아나 자니노비치(크로아티아)를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초반부터 힘이 부친 듯 32강전부터 서든데스로 진행되는 연장전까지 끌려가고 16강에서는 한 점 차 승리를 거두는 등 어렵게 어렵게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월드챔피언까지 제치고 값진 금메달을 수확했다.

김유진이 금메달을 따기까지는 물론 힘이 돼 준 사람이 많다.

김유진이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본격적인 태권도 선수의 길을 권유했던 태권도장 관장이 현 대표팀의 김용수 코치다.

김 코치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김유진이 유연성이 워낙 좋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결국 김유진은 울산농소중(현 달천중)에 들어가서 태권도 선수로 뛰기 시작했다. 김 코치는 이날 김유진의 경기에서 직접 코치를 맡았다.

현 대표팀에는 김유진이 하나 더 있다. 17일 남자 74㎏급에서 동메달을 딴 김유진(22·조선대)이다.

이미 일정을 끝낸 '남자 김유진'은 이날 온종일 금메달에 도전하는 김유진의 경기 준비를 도왔다.

'여자 김유진'은 멕시코로 올 때 태권도 장갑을 놓고 와 여자 46㎏급 김소희(한국체대)의 장갑을 빌려쓰기로 했다.

2011년 경주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 김소희는 대회 첫날인 16일 금메달을 따 대회 2연패를 이뤘다.

세계 챔피언의 기운을 전해 받았는지 김유진은 김소희의 장갑을 끼고 정상을 밟았다.

둘은 경기 후 장갑 이야기를 꺼내며 깔깔대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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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김유진 “챔피언 장갑 덕인가 봐요”
    • 입력 2013-07-19 14:12:54
    • 수정2013-07-19 15:33:22
    연합뉴스
201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53㎏급에서 금메달을 딴 김유진(22·경희대)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러 멕시코로 건너오기 이틀 전인 지난달 25일 발목을 다쳤다.

전자호구를 착용하고 겨루기 연습을 하다가 상대 얼굴을 차고 내리던 오른 발목이 접질렸다. 인대가 손상돼 3주는 쉬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일주일만 쉬고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몸이 성하지 않으니 제대로 훈련이 될 리 없었지만 이를 악물었다.

고교 재학 중이던 2008년 터키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3위, 지난해 경기도 포천에서 열린 세계대학선수권대회 1위 정도가 내세울 만한 성적이었던 김유진으로서는 처음 성인 국가대표로 나선 세계대회를 그르치고 싶지 않았다.

결국 김유진은 19일(한국시간) 멕시코 푸에블라의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2011년 경주 대회 여자 57㎏급 우승자인 아나 자니노비치(크로아티아)를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초반부터 힘이 부친 듯 32강전부터 서든데스로 진행되는 연장전까지 끌려가고 16강에서는 한 점 차 승리를 거두는 등 어렵게 어렵게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월드챔피언까지 제치고 값진 금메달을 수확했다.

김유진이 금메달을 따기까지는 물론 힘이 돼 준 사람이 많다.

김유진이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본격적인 태권도 선수의 길을 권유했던 태권도장 관장이 현 대표팀의 김용수 코치다.

김 코치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김유진이 유연성이 워낙 좋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결국 김유진은 울산농소중(현 달천중)에 들어가서 태권도 선수로 뛰기 시작했다. 김 코치는 이날 김유진의 경기에서 직접 코치를 맡았다.

현 대표팀에는 김유진이 하나 더 있다. 17일 남자 74㎏급에서 동메달을 딴 김유진(22·조선대)이다.

이미 일정을 끝낸 '남자 김유진'은 이날 온종일 금메달에 도전하는 김유진의 경기 준비를 도왔다.

'여자 김유진'은 멕시코로 올 때 태권도 장갑을 놓고 와 여자 46㎏급 김소희(한국체대)의 장갑을 빌려쓰기로 했다.

2011년 경주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 김소희는 대회 첫날인 16일 금메달을 따 대회 2연패를 이뤘다.

세계 챔피언의 기운을 전해 받았는지 김유진은 김소희의 장갑을 끼고 정상을 밟았다.

둘은 경기 후 장갑 이야기를 꺼내며 깔깔대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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