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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구조조정 착수…점포 없애고 인력 감축
입력 2013.07.21 (08:25) 수정 2013.07.21 (14:13) 연합뉴스
은행들이 점포와 급여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인력 감축도 불가피해 보인다.

은행권에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 닥쳤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이를 내버려뒀다가는 금융시스템의 핵심인 은행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감독당국도 팔을 걷어붙였다.

은행원은 상대적으로 많은 급여를 받으면서 풍족한 복지혜택까지 누린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고임금·고비용·저효율 구조라는 비판에 대해 은행권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반발도 거세 구조조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은행권 구조조정 채비

최근 은행권 곳곳에서 구조조정의 징후가 감지된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9일 경영진과 올해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임 회장은 "하반기 모든 조직 역량을 수익성 증대와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두겠다"며 "이를 위해 각고의 구조조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사업 비중의 80%를 차지하는 농협은행의 이자수입이 줄고 부실채권은 늘어 수익성이 심각하게 나빠진 상황이다.

농협은행은 이에 따라 적자 점포를 과감하게 없애고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기로 했다.

이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이 수익기반을 닦으려면 적자점포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반기 순이익이 급감해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으로 알려진 우리금융지주도 비용 절감, 점포 감축 등에 나섰다.

영업 현장에 나가지 않은 우리은행 임원들의 업무추진비를 20% 삭감한 데 이어 올해 20개의 점포를 통폐합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하반기에 22개의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도 각각 4개와 8개의 점포 통폐합을 검토 중이다.

평균 약 1억원에 달하는 은행원 급여도 삭감이 예상된다. 노조에 가입되지 않아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부장·팀장급이 먼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은행권 수익이 절반가량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성과급 축소와 기본급 일부 삭감을 통해 팀장이나 부장급 등 비노조원 5만8천여명을 중심으로 최대 10% 정도 연봉이 삭감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이 경영진 급여를 대폭 삭감·반납을 추진키로 한 만큼 부장·팀장급도 '희생'을 요구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연봉 성과 체계를 전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 문제가 있으면 임원 연봉이 조정되고 일반 직원까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력 감축도 예상

점포와 급여를 줄이는 데 이어 예상할 수 있는 구조조정 순서는 인력 감축이다.

최근 취임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은 한결같이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는 취임 초기 노조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수사'일 공산이 크다는 게 은행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수익성 악화가 지속하고 낮은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영진으로선 부담을 무릅쓰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는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Cost Income Ratio)은 2011년 42.9%에서 지난해 48.9%, 올해 1분기 52.8%로 상승했다.

CIR은 영업이익에서 경비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비효율이 커진다는 뜻이다.

한국에서의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HSBC는 최근 개인금융 업무를 폐지하면서 해당 정규직 직원 230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HSBC는 이달 말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미 11개 지점 가운데 10개를 폐쇄하기로 했다.

다만, 은행들이 실제로 점포와 급여를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노조의 반발이 거센 데다 일자리 창출을 우선시하는 정부 정책과도 배치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노조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노조 선거를 앞두고 있어 임금 동결·삭감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에는 국민·우리·외환은행 등 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12개 지부의 노조위원장 선거가 예정돼 있어 노조의 반발이 어느 때보다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의 차장급 직원은 "아직 적자로 전환된 상황도 아닌데 급여부터 깎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 은행들 구조조정 착수…점포 없애고 인력 감축
    • 입력 2013-07-21 08:25:31
    • 수정2013-07-21 14:13:49
    연합뉴스
은행들이 점포와 급여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인력 감축도 불가피해 보인다.

은행권에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 닥쳤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이를 내버려뒀다가는 금융시스템의 핵심인 은행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감독당국도 팔을 걷어붙였다.

은행원은 상대적으로 많은 급여를 받으면서 풍족한 복지혜택까지 누린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고임금·고비용·저효율 구조라는 비판에 대해 은행권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반발도 거세 구조조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은행권 구조조정 채비

최근 은행권 곳곳에서 구조조정의 징후가 감지된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9일 경영진과 올해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임 회장은 "하반기 모든 조직 역량을 수익성 증대와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두겠다"며 "이를 위해 각고의 구조조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사업 비중의 80%를 차지하는 농협은행의 이자수입이 줄고 부실채권은 늘어 수익성이 심각하게 나빠진 상황이다.

농협은행은 이에 따라 적자 점포를 과감하게 없애고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기로 했다.

이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이 수익기반을 닦으려면 적자점포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반기 순이익이 급감해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으로 알려진 우리금융지주도 비용 절감, 점포 감축 등에 나섰다.

영업 현장에 나가지 않은 우리은행 임원들의 업무추진비를 20% 삭감한 데 이어 올해 20개의 점포를 통폐합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하반기에 22개의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도 각각 4개와 8개의 점포 통폐합을 검토 중이다.

평균 약 1억원에 달하는 은행원 급여도 삭감이 예상된다. 노조에 가입되지 않아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부장·팀장급이 먼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은행권 수익이 절반가량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성과급 축소와 기본급 일부 삭감을 통해 팀장이나 부장급 등 비노조원 5만8천여명을 중심으로 최대 10% 정도 연봉이 삭감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이 경영진 급여를 대폭 삭감·반납을 추진키로 한 만큼 부장·팀장급도 '희생'을 요구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연봉 성과 체계를 전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 문제가 있으면 임원 연봉이 조정되고 일반 직원까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력 감축도 예상

점포와 급여를 줄이는 데 이어 예상할 수 있는 구조조정 순서는 인력 감축이다.

최근 취임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은 한결같이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는 취임 초기 노조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수사'일 공산이 크다는 게 은행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수익성 악화가 지속하고 낮은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영진으로선 부담을 무릅쓰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는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Cost Income Ratio)은 2011년 42.9%에서 지난해 48.9%, 올해 1분기 52.8%로 상승했다.

CIR은 영업이익에서 경비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비효율이 커진다는 뜻이다.

한국에서의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HSBC는 최근 개인금융 업무를 폐지하면서 해당 정규직 직원 230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HSBC는 이달 말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미 11개 지점 가운데 10개를 폐쇄하기로 했다.

다만, 은행들이 실제로 점포와 급여를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노조의 반발이 거센 데다 일자리 창출을 우선시하는 정부 정책과도 배치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노조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노조 선거를 앞두고 있어 임금 동결·삭감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에는 국민·우리·외환은행 등 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12개 지부의 노조위원장 선거가 예정돼 있어 노조의 반발이 어느 때보다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의 차장급 직원은 "아직 적자로 전환된 상황도 아닌데 급여부터 깎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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