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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아베, 우경화 급행 미지수”
입력 2013.07.22 (07:15) 수정 2013.07.22 (08:16) 연합뉴스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하며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일본 아베 정권은 중장기 국정운영의 틀 속에서 한일관계를 풀어갈 것으로 한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중요한 선거가 끝난 만큼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평화헌법 개정, 독도 영유권 주장 강화 등 보수적 공약들을 이행해 나감으로써 '아베 본색'을 드러내라는 지지층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나 경제관련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는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등에 대해서는 자제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종원 일본 와세다대 교수

아베 정권이 장기 집권의 기반을 구축했다. 아베 정권 내부에도 장기집권을 염두에 두고 개헌 등 정치·안보 현안들을 '장기적으로 추진하자'는 주장과 제1차 아베 내각때 너무 조심한 나머지 '해야할 일들'을 못한 만큼 서둘러야 한다는 견해가 엇갈리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개헌을 포함, 그동안 제시한 이념적 어젠다들을 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

아베노믹스도 '기대'에 따른 효과는 충분히 거뒀지만 '실체'는 확실치 않은 상황인데다 내년에는 예고해둔 소비세 증세 문제가 있다. 때문에 외교에서는 현실주의적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베 정권 지지자들이 다 개헌 지지자들은 아니다. 여론이 분열될 수 있는 이념적 현안들은 내년 후반기 또는 내후년에나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일본 규슈(九州)대 특임교수

선거에서 승리했으니 본격적으로 보수적 정책을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지지층이 아베 총리 주변에 있을 것이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등 영토 문제를 둘러싼 아베 정권의 정책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나 한국, 중국 등과 새롭게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현안들을 곧바로 추진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본다.

앞으로 아베노믹스를 안착시켜야 하는 문제와 소비세 증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등 경제 관련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와중에 굳이 외교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만들 것인지 의문스럽다.

결국 8월15일(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참배하는지가 향후 정책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만약 보수적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 한다면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할 것이나 그러리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자민·공명 연립정권 승리의 영향으로 한일관계가 당장 더 나빠지거나 더 좋아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한일 양국이 상대를 살펴보면서 천천히 관계를 풀어나간다는 기조이기 때문에 어차피 본격적으로 관계가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정권 운영을 생각할 것이다. 이는 결국 안정적인 정국 운용이 국정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만큼 8·15때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거나 역사문제에 대해 돌출발언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지난 4월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않았지만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의 참배로 한일관계가 급랭한 바 있다. 자민당 내부를 아베 총리가 100% 통제하지는 않는 만큼 8·15때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를 가지 않더라도 다른 인사의 참배에 의해 한일간에 일시적 갈등이 있을수 있지만 일본 측에서 한일관계를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아사바 유키(淺羽祐樹) 야마구치(山口) 현립대 교수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한 것은 아베 총리의 외교정책, 특히 그 중에서도 한국, 중국에 대한 '강경'정책이 평가받은 것도 아니고, 일본사회가 전체적으로 우경화한 것 때문도 아니다. 동일본대지진때 보여준 것 처럼 참의원 '여소야대' 구도가 국정에 걸림돌이 된 측면이 있었던 만큼 '여대야소 구도를 만들어 줄테니 현 집권당이 제대로 한번 해 보라'는 유권자들의 명령이 선거결과에 반영됐다고 본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과 청구권 협정 등 양국관계를 지탱해온 제도적 틀이 최근 '강제징용자'에 대한 서울고법의 배상 판결 등을 계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가 개인 청구권 문제에 대해 이전 정부의 입장을 유지할 지 확실치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과 신뢰'를 강조하는 정치인인데 한일양국 정상들은 아직 정상회담도 개최할 수 없을 정도로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한 상태다. 이럴 때일수록, 이미 약속한 것을 지켜 나갈 것인지 하나하나 확인함으로써 서로 신뢰를 쌓아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8·15 대일 메시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3·1절 연설때 '책임있는 자세'를 일본에 촉구했던 박 대통령이 8·15때 일본의 '법적 책임'까지 요구하게 된다면 한일관계는 전례없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다.
  • 전문가들 “아베, 우경화 급행 미지수”
    • 입력 2013-07-22 07:15:14
    • 수정2013-07-22 08:16:34
    연합뉴스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하며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일본 아베 정권은 중장기 국정운영의 틀 속에서 한일관계를 풀어갈 것으로 한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중요한 선거가 끝난 만큼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평화헌법 개정, 독도 영유권 주장 강화 등 보수적 공약들을 이행해 나감으로써 '아베 본색'을 드러내라는 지지층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나 경제관련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는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등에 대해서는 자제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종원 일본 와세다대 교수

아베 정권이 장기 집권의 기반을 구축했다. 아베 정권 내부에도 장기집권을 염두에 두고 개헌 등 정치·안보 현안들을 '장기적으로 추진하자'는 주장과 제1차 아베 내각때 너무 조심한 나머지 '해야할 일들'을 못한 만큼 서둘러야 한다는 견해가 엇갈리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개헌을 포함, 그동안 제시한 이념적 어젠다들을 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단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

아베노믹스도 '기대'에 따른 효과는 충분히 거뒀지만 '실체'는 확실치 않은 상황인데다 내년에는 예고해둔 소비세 증세 문제가 있다. 때문에 외교에서는 현실주의적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베 정권 지지자들이 다 개헌 지지자들은 아니다. 여론이 분열될 수 있는 이념적 현안들은 내년 후반기 또는 내후년에나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일본 규슈(九州)대 특임교수

선거에서 승리했으니 본격적으로 보수적 정책을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지지층이 아베 총리 주변에 있을 것이다.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등 영토 문제를 둘러싼 아베 정권의 정책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나 한국, 중국 등과 새롭게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현안들을 곧바로 추진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본다.

앞으로 아베노믹스를 안착시켜야 하는 문제와 소비세 증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등 경제 관련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와중에 굳이 외교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만들 것인지 의문스럽다.

결국 8월15일(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참배하는지가 향후 정책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만약 보수적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 한다면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할 것이나 그러리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자민·공명 연립정권 승리의 영향으로 한일관계가 당장 더 나빠지거나 더 좋아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한일 양국이 상대를 살펴보면서 천천히 관계를 풀어나간다는 기조이기 때문에 어차피 본격적으로 관계가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정권 운영을 생각할 것이다. 이는 결국 안정적인 정국 운용이 국정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만큼 8·15때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거나 역사문제에 대해 돌출발언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지난 4월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않았지만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의 참배로 한일관계가 급랭한 바 있다. 자민당 내부를 아베 총리가 100% 통제하지는 않는 만큼 8·15때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를 가지 않더라도 다른 인사의 참배에 의해 한일간에 일시적 갈등이 있을수 있지만 일본 측에서 한일관계를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아사바 유키(淺羽祐樹) 야마구치(山口) 현립대 교수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한 것은 아베 총리의 외교정책, 특히 그 중에서도 한국, 중국에 대한 '강경'정책이 평가받은 것도 아니고, 일본사회가 전체적으로 우경화한 것 때문도 아니다. 동일본대지진때 보여준 것 처럼 참의원 '여소야대' 구도가 국정에 걸림돌이 된 측면이 있었던 만큼 '여대야소 구도를 만들어 줄테니 현 집권당이 제대로 한번 해 보라'는 유권자들의 명령이 선거결과에 반영됐다고 본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과 청구권 협정 등 양국관계를 지탱해온 제도적 틀이 최근 '강제징용자'에 대한 서울고법의 배상 판결 등을 계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가 개인 청구권 문제에 대해 이전 정부의 입장을 유지할 지 확실치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과 신뢰'를 강조하는 정치인인데 한일양국 정상들은 아직 정상회담도 개최할 수 없을 정도로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한 상태다. 이럴 때일수록, 이미 약속한 것을 지켜 나갈 것인지 하나하나 확인함으로써 서로 신뢰를 쌓아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8·15 대일 메시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3·1절 연설때 '책임있는 자세'를 일본에 촉구했던 박 대통령이 8·15때 일본의 '법적 책임'까지 요구하게 된다면 한일관계는 전례없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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