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신형 그랜저·뉴카렌스도 ‘누수 현상’

입력 2013.07.25 (21:25) 수정 2013.07.2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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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현대차의 신형 산타페입니다.

최근 차 안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누수 현상'이 발견됐죠.

현대차 측은 이 '누수 현상'이 산타페 차량 일부에만 나타나고 있고 안전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KBS의 취재 결과 신형 그랜저 등 다른 차종에서도 비슷한 누수 현상이 확인됐습니다.

김성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전에 신형 그랜저를 산 이 운전자는 최근 차를 살펴보다 트렁크 바닥이 흥건하게 젖어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비가 올 때 물이 스며든 겁니다.

실제로 물을 뿌려보니 1분도 안 돼 차 안으로 물이 흘러듭니다.

<인터뷰> 전이열(그랜저 HG운전자) : "제가 한 번 까보니까 물이...처음 봤을 때는 이 정도까지 찼었는데"

출시한 지 넉 달 된 뉴카렌스.

이 차에서도 트렁크 아래에 물이 차는 현상이 발견됩니다.

<인터뷰> 변호정(신형 카렌스 운전자) : "4살된 딸아이랑 두달된 아이가 있는데 함께 어디 가려고 차를 열면 꿉꿉한 기운이 확 오더라고요"

장마철에 접어들어 이런 누수 현상을 호소하는 글이 자동차 동호회 사이트 등에 잇따르고 있습니다.

무상 수리를 받은 후에도 또 물이 샌다거나 회사측이 보기 흉하게 수리를 해 차량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불만까지 있습니다.

<인터뷰> 정동준(산타페 운전자) : "저희가 나중에 팔 때는 저렇게 떡칠돼 있는 부분에 대해서 사람들이 사고차라고 생각할수도 있구요."

이에 대해 현대차는 안전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경우 무상 수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동일한 누수문제가 발생하면 무상수리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멘트>

이런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은 2만여 개 정돕니다.

엔진만 해도 20여 가지 주요 부품들로 구성됩니다.

이렇게 복잡하다 보니 생산단계에서 결함이 있어도 소비자들은 원인은 물론 결함 자체를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결함을 고쳐주는 방법은 리콜과 무상수리,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리콜은 차를 산 소비자에게 직접 알려주고 일간지에 공고까지 내야 합니다.

반면 무상수리는 이런 의무가 없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알려줄 필요가 없어 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 등에 결함 내용을 게시하는 정도에 그칩니다.

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차종의 무상수리 권고 글입니다.

무슨 말인지 와닿지가 않죠, 쉽게 말해 '자동차 뒷바퀴 부분의 부식'이란 뜻입니다.

내용을 이해할 수 없으니 차에 어떤 결함이 있다는 건지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수리가 필요한 19만 8 천대 가운데 40% 정도만 무상수리를 받았습니다.

모르면 수리를 못 받고 무상수리 기간이 지나면 무상혜택도 못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데도 자동차 회사는 여전히 무상수리를 선호합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1월부터 열 달 동안 완성차업체 5곳을 조사해보니까 무상 수리 대수가 리콜보다 3배나 많았습니다.

외국은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를 어떤 식으로 풀어가고 있을까요?

해법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미국에선 렉서스 승용차의 바닥 매트가 가속 페달에 끼어 일가족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도요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집단소송 합의금 등으로 1조 8천억 원을 물어주고 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까지 해야 했습니다.

도요타는 이후 창문 스위치 결함 가능성으로 743만 대 등 잇따라 대대적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미국에선 지난해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68%에 해당하는 6백 8십여 만대가 자발적 리콜서비스를 받았습니다.

같은 기간 생산량의 2% 규모만 자발적 리콜됐던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입니다.

특히 사소한 결함이라도 사고로 이어지면 막대한 보상금을 물리는 제도가 적극적 리콜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피해 사례로 인해서 생기는 후유증에 대한 부분들 정신적 피해라든지,감가상각에 대한 보상도 해주는 부분이 많다는 거죠"

우리나라는 결함이 많은 차량에서 발생하고 안전운전에 지장을 줄 때 리콜을 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어 자동차 회사가 리콜을 피해가기 쉽도록 해놨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교통안전 연구원 : "조사에 착수를 했다 그렇게 보면 미국같은 경우는 제작사들이 자발적 리콜로 가는 비율이 높고요. 우리나라는 무상수리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리콜이 강력하게 시행돼야 할 품목으로 소비자 10명 가운데 6명이 자동차를 지목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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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신형 그랜저·뉴카렌스도 ‘누수 현상’
    • 입력 2013-07-25 21:28:34
    • 수정2013-07-25 22:19:43
    뉴스 9
<기자 멘트>

현대차의 신형 산타페입니다.

최근 차 안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누수 현상'이 발견됐죠.

현대차 측은 이 '누수 현상'이 산타페 차량 일부에만 나타나고 있고 안전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KBS의 취재 결과 신형 그랜저 등 다른 차종에서도 비슷한 누수 현상이 확인됐습니다.

김성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전에 신형 그랜저를 산 이 운전자는 최근 차를 살펴보다 트렁크 바닥이 흥건하게 젖어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비가 올 때 물이 스며든 겁니다.

실제로 물을 뿌려보니 1분도 안 돼 차 안으로 물이 흘러듭니다.

<인터뷰> 전이열(그랜저 HG운전자) : "제가 한 번 까보니까 물이...처음 봤을 때는 이 정도까지 찼었는데"

출시한 지 넉 달 된 뉴카렌스.

이 차에서도 트렁크 아래에 물이 차는 현상이 발견됩니다.

<인터뷰> 변호정(신형 카렌스 운전자) : "4살된 딸아이랑 두달된 아이가 있는데 함께 어디 가려고 차를 열면 꿉꿉한 기운이 확 오더라고요"

장마철에 접어들어 이런 누수 현상을 호소하는 글이 자동차 동호회 사이트 등에 잇따르고 있습니다.

무상 수리를 받은 후에도 또 물이 샌다거나 회사측이 보기 흉하게 수리를 해 차량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불만까지 있습니다.

<인터뷰> 정동준(산타페 운전자) : "저희가 나중에 팔 때는 저렇게 떡칠돼 있는 부분에 대해서 사람들이 사고차라고 생각할수도 있구요."

이에 대해 현대차는 안전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경우 무상 수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동일한 누수문제가 발생하면 무상수리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멘트>

이런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은 2만여 개 정돕니다.

엔진만 해도 20여 가지 주요 부품들로 구성됩니다.

이렇게 복잡하다 보니 생산단계에서 결함이 있어도 소비자들은 원인은 물론 결함 자체를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결함을 고쳐주는 방법은 리콜과 무상수리,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리콜은 차를 산 소비자에게 직접 알려주고 일간지에 공고까지 내야 합니다.

반면 무상수리는 이런 의무가 없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소비자에게 직접 알려줄 필요가 없어 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 등에 결함 내용을 게시하는 정도에 그칩니다.

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차종의 무상수리 권고 글입니다.

무슨 말인지 와닿지가 않죠, 쉽게 말해 '자동차 뒷바퀴 부분의 부식'이란 뜻입니다.

내용을 이해할 수 없으니 차에 어떤 결함이 있다는 건지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수리가 필요한 19만 8 천대 가운데 40% 정도만 무상수리를 받았습니다.

모르면 수리를 못 받고 무상수리 기간이 지나면 무상혜택도 못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데도 자동차 회사는 여전히 무상수리를 선호합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1월부터 열 달 동안 완성차업체 5곳을 조사해보니까 무상 수리 대수가 리콜보다 3배나 많았습니다.

외국은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를 어떤 식으로 풀어가고 있을까요?

해법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미국에선 렉서스 승용차의 바닥 매트가 가속 페달에 끼어 일가족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도요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집단소송 합의금 등으로 1조 8천억 원을 물어주고 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까지 해야 했습니다.

도요타는 이후 창문 스위치 결함 가능성으로 743만 대 등 잇따라 대대적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미국에선 지난해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68%에 해당하는 6백 8십여 만대가 자발적 리콜서비스를 받았습니다.

같은 기간 생산량의 2% 규모만 자발적 리콜됐던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입니다.

특히 사소한 결함이라도 사고로 이어지면 막대한 보상금을 물리는 제도가 적극적 리콜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피해 사례로 인해서 생기는 후유증에 대한 부분들 정신적 피해라든지,감가상각에 대한 보상도 해주는 부분이 많다는 거죠"

우리나라는 결함이 많은 차량에서 발생하고 안전운전에 지장을 줄 때 리콜을 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어 자동차 회사가 리콜을 피해가기 쉽도록 해놨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교통안전 연구원 : "조사에 착수를 했다 그렇게 보면 미국같은 경우는 제작사들이 자발적 리콜로 가는 비율이 높고요. 우리나라는 무상수리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리콜이 강력하게 시행돼야 할 품목으로 소비자 10명 가운데 6명이 자동차를 지목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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