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안태영, 9년 만에 쓴 ‘홈런드라마’

입력 2013.07.27 (22:58) 수정 2013.07.2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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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돌고 돌아 1군 경기에 생애 처음으로 나선 안태영(28)이 주인공이다.

안태영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자신의 첫 1군 경기를 가졌다.

선린인터넷고 출신으로 2004년 전체 52순위로 삼성에 투수로 입단했던 안태영에게는 9년 만의 1군 '외출'이었다.

입단 후 뚜렷한 활약 없이 시들어가던 안태영은 타자로 전향까지 했음에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이듬해 시즌이 끝나고 방출됐다.

방출 이후 헬스 트레이너로 직업을 바꾼 그에게 야구는 사회인 리그밖에 없었다.

그는 사회인 리그에서 코치, 심판 등을 맡으며 끈질기게 야구와의 인연을 부여잡았다.

그러던 중 2011년 말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문을 열면서 안태영에게도 새 기회가 찾아왔다.

안태영은 창단 첫해 트라이아웃을 거쳐 원더스 유니폼을 받아들었다. 6년 만의 그라운드 복귀였다.

착실히 실력을 가다듬은 안태영은 지난해 원더스가 참가한 퓨처스리그(2군리그) 교류경기에서 팀의 4번 타자로 주로 나서 타율 0.333(132타수 44안타)을 때리고 홈런 5개, 28타점을 올렸다.

안태영의 활약을 눈여겨본 넥센은 지난해 8월 그를 영입했다.

안태영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는 65경기에 나서 타율 0.320(219타수 70안타)을 때리고 홈런 12방에 타점 51개를 남겨 넥센 코치진을 흡족하게 했다.

준비가 어느 정도 됐다는 판단을 내린 넥센은 이날 유한준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키고 안태영을 불러올렸다.

안태영은 마침내 밟은 1군 그라운드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친정팀을 상대로 솔로 아치를 그리는 등 4타수 4안타에 볼넷 1개를 얻어 매 타석 출루하며 타점 1개, 득점 2개를 쌓았다.

안태영은 3회 첫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나서 2루수 방면으로 땅볼을 때리고는 잽싸게 내달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안타를 만들었다.

5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친 안태영은 다음 타석에서 홈런포를 터뜨렸다.

7회 다시 선두 타자로 나선 안태영은 볼 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투수 릭 밴덴헐크의 5구째 시속 149㎞짜리 빠른 직구를 잡아당겨 우월 장외 홈런을 날렸다.

서러웠던 지난 세월을 더듬기라도 하듯 한참동안이나 타구를 바라보던 안태영은 장외로 공이 넘어가는 걸 확인하고서야 오른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원더스 출신 선수로는 첫 홈런이었다.

안태영은 연장 10회에도 '끝판대장' 오승환을 상대로 안타를 하나 추가하더니 곧바로 대주자 유재신과 교체됐다.

안태영은 "팀이 져 어떻게 인터뷰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는 긴장을 안했던 것 같다"며 "첫 타석 나가기 전에 관중의 함성소리, 카메라까지 다 느낄 수 있었고, 이 맛에 힘든 과정을 이겨냈나보다 하고 스스로 대견했다"고 1군 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첫 타석에서 행운이 따른 안타가 나와 나머지 타석까지 운 좋게 잘 풀렸던 것 같다"며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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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센 안태영, 9년 만에 쓴 ‘홈런드라마’
    • 입력 2013-07-27 22:58:29
    • 수정2013-07-27 23:01:41
    연합뉴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돌고 돌아 1군 경기에 생애 처음으로 나선 안태영(28)이 주인공이다. 안태영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자신의 첫 1군 경기를 가졌다. 선린인터넷고 출신으로 2004년 전체 52순위로 삼성에 투수로 입단했던 안태영에게는 9년 만의 1군 '외출'이었다. 입단 후 뚜렷한 활약 없이 시들어가던 안태영은 타자로 전향까지 했음에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이듬해 시즌이 끝나고 방출됐다. 방출 이후 헬스 트레이너로 직업을 바꾼 그에게 야구는 사회인 리그밖에 없었다. 그는 사회인 리그에서 코치, 심판 등을 맡으며 끈질기게 야구와의 인연을 부여잡았다. 그러던 중 2011년 말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문을 열면서 안태영에게도 새 기회가 찾아왔다. 안태영은 창단 첫해 트라이아웃을 거쳐 원더스 유니폼을 받아들었다. 6년 만의 그라운드 복귀였다. 착실히 실력을 가다듬은 안태영은 지난해 원더스가 참가한 퓨처스리그(2군리그) 교류경기에서 팀의 4번 타자로 주로 나서 타율 0.333(132타수 44안타)을 때리고 홈런 5개, 28타점을 올렸다. 안태영의 활약을 눈여겨본 넥센은 지난해 8월 그를 영입했다. 안태영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는 65경기에 나서 타율 0.320(219타수 70안타)을 때리고 홈런 12방에 타점 51개를 남겨 넥센 코치진을 흡족하게 했다. 준비가 어느 정도 됐다는 판단을 내린 넥센은 이날 유한준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키고 안태영을 불러올렸다. 안태영은 마침내 밟은 1군 그라운드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친정팀을 상대로 솔로 아치를 그리는 등 4타수 4안타에 볼넷 1개를 얻어 매 타석 출루하며 타점 1개, 득점 2개를 쌓았다. 안태영은 3회 첫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나서 2루수 방면으로 땅볼을 때리고는 잽싸게 내달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안타를 만들었다. 5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친 안태영은 다음 타석에서 홈런포를 터뜨렸다. 7회 다시 선두 타자로 나선 안태영은 볼 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투수 릭 밴덴헐크의 5구째 시속 149㎞짜리 빠른 직구를 잡아당겨 우월 장외 홈런을 날렸다. 서러웠던 지난 세월을 더듬기라도 하듯 한참동안이나 타구를 바라보던 안태영은 장외로 공이 넘어가는 걸 확인하고서야 오른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원더스 출신 선수로는 첫 홈런이었다. 안태영은 연장 10회에도 '끝판대장' 오승환을 상대로 안타를 하나 추가하더니 곧바로 대주자 유재신과 교체됐다. 안태영은 "팀이 져 어떻게 인터뷰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는 긴장을 안했던 것 같다"며 "첫 타석 나가기 전에 관중의 함성소리, 카메라까지 다 느낄 수 있었고, 이 맛에 힘든 과정을 이겨냈나보다 하고 스스로 대견했다"고 1군 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첫 타석에서 행운이 따른 안타가 나와 나머지 타석까지 운 좋게 잘 풀렸던 것 같다"며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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