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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축구, 북한은 ‘우승’, 한국은 ‘일본 격파’
입력 2013.07.28 (07:11) 수정 2013.07.28 (07:14) 연합뉴스
남한과 북한의 여자축구 선수들이 시상대에 함께 올라 소리를 지르며 한데 뭉쳤다.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여자부 마지막 날 경기가 열린 27일 잠실종합운동장.

오후 5시15분부터 열린 경기에서 중국을 1-0으로 물리친 북한 선수들은 관중석에 앉아 이어진 한일전을 지켜봤다.

한국이 일본을 잡거나 최소한 비겨야 북한이 우승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북한 선수들은 한국을 응원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최강인 일본의 우세가 예상된 경기는 뜻밖에 한국의 2-1 승리로 끝났고 이에 따라 북한의 우승이 확정됐다.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서는 '남북 화합의 장'이 자연스레 마련됐다.

일본을 물리치고 3위에 오른 한국 선수들과 우승을 차지한 북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돌며 승리와 우승을 각각 자축하다가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났고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한데 어우러지며 이내 어깨동무를 하고 둥그렇게 늘어섰다.

서로 "우승을 축하한다", "일본을 잡아줘서 고맙다"는 덕담이 오갔고 이들은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같은 사이가 된 듯했다.

이민아(22·현대제철)는 "대회 기간 내내 같은 숙소를 썼지만 층이 달라 서로 볼 기회가 없었다"면서도 "오늘 아까 우승 세리머니를 같이 하고 나니까 헤어질 때 눈물이 다 나더라"며 감회에 젖었다.

시상식이 끝나고도 남북 선수들은 한꺼번에 시상대에 올라 한데 섞여 기념촬영을 했고 이들은 우승,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환호성을 아낌없이 내질렀다.

마침 경기 장소는 1990년 남북통일축구가 열렸던 잠실종합운동장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한국 윤덕여 감독과 북한 김광민 감독은 당시 통일축구를 함께 뛴 친구 사이다.

김광민 감독은 중국을 꺾은 뒤 "그때 북남통일축구에서 선수로 달렸던 이 경기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며 23년 전을 떠올리기도 했다.

윤 감독과 김 감독은 시상대에서도 함께 옆에 자리했고 시상대에서 내려와서도 함께 손을 맞잡고 기뻐하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일본을 상대로 혼자 두 골을 터뜨린 한국 지소연(22·고베)은 "북한 선수들이 '우리가 응원하니까 힘 나지 않았느냐'고 묻더라"고도 전했다.

시상대에서 내려온 남북 선수들은 서로 헤어지면서는 한참을 뒤돌아보며 손짓으로 '잘 가고 다시 만나자'는 마음속 이야기를 서로에게 전하려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 여자 축구, 북한은 ‘우승’, 한국은 ‘일본 격파’
    • 입력 2013-07-28 07:11:28
    • 수정2013-07-28 07:14:05
    연합뉴스
남한과 북한의 여자축구 선수들이 시상대에 함께 올라 소리를 지르며 한데 뭉쳤다.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여자부 마지막 날 경기가 열린 27일 잠실종합운동장.

오후 5시15분부터 열린 경기에서 중국을 1-0으로 물리친 북한 선수들은 관중석에 앉아 이어진 한일전을 지켜봤다.

한국이 일본을 잡거나 최소한 비겨야 북한이 우승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북한 선수들은 한국을 응원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최강인 일본의 우세가 예상된 경기는 뜻밖에 한국의 2-1 승리로 끝났고 이에 따라 북한의 우승이 확정됐다.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서는 '남북 화합의 장'이 자연스레 마련됐다.

일본을 물리치고 3위에 오른 한국 선수들과 우승을 차지한 북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돌며 승리와 우승을 각각 자축하다가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났고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한데 어우러지며 이내 어깨동무를 하고 둥그렇게 늘어섰다.

서로 "우승을 축하한다", "일본을 잡아줘서 고맙다"는 덕담이 오갔고 이들은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같은 사이가 된 듯했다.

이민아(22·현대제철)는 "대회 기간 내내 같은 숙소를 썼지만 층이 달라 서로 볼 기회가 없었다"면서도 "오늘 아까 우승 세리머니를 같이 하고 나니까 헤어질 때 눈물이 다 나더라"며 감회에 젖었다.

시상식이 끝나고도 남북 선수들은 한꺼번에 시상대에 올라 한데 섞여 기념촬영을 했고 이들은 우승,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환호성을 아낌없이 내질렀다.

마침 경기 장소는 1990년 남북통일축구가 열렸던 잠실종합운동장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한국 윤덕여 감독과 북한 김광민 감독은 당시 통일축구를 함께 뛴 친구 사이다.

김광민 감독은 중국을 꺾은 뒤 "그때 북남통일축구에서 선수로 달렸던 이 경기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며 23년 전을 떠올리기도 했다.

윤 감독과 김 감독은 시상대에서도 함께 옆에 자리했고 시상대에서 내려와서도 함께 손을 맞잡고 기뻐하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일본을 상대로 혼자 두 골을 터뜨린 한국 지소연(22·고베)은 "북한 선수들이 '우리가 응원하니까 힘 나지 않았느냐'고 묻더라"고도 전했다.

시상대에서 내려온 남북 선수들은 서로 헤어지면서는 한참을 뒤돌아보며 손짓으로 '잘 가고 다시 만나자'는 마음속 이야기를 서로에게 전하려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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