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대본 그만…표준 계약서 제정, 활용은?

<앵커 멘트>

출연료 미지급과 '쪽 대본' 등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의 고질적 문제를 막기 위해 정부가 표준계약서를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제작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도 포함돼 있어 표준계약서가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조태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0년 방송된 이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아직도 출연료 4억여 원을 못 받았습니다.

이처럼 종영 뒤에도 배우들이 출연료를 못 받은 드라마는 9편. 금액은 30억 원이 넘습니다.

대부분 방송사로부터 제작비를 받은 외주제작사가 출연료 지급을 미루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국방송연기자노조 관계자: "출연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전체의 70%가 연간 소득이 천만 원이 안 돼요. 이런 상황에서 출연료마저 떼인다고 하면 엄청난 손실인 거죠."

이번에 마련된 표준계약서를 보면 이런 경우 방송사가 출연료를 대신 지급하게 됩니다.

방송사는 대신 외주사에 출연료 지급보증을 요구하거나 출연료 미지급시 제작비 지급을 중지할 수 있습니다.

또 촬영 이틀 전에는 대본을 제공하도록 하고 하루 최대 촬영 시간을 18시간으로 제한해 연기자와 스텝들의 근로 환경도 개선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인터뷰> 박영국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 "분쟁이 있을 때 이것은 분명히 판단의 준거가 된다고 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나 법원에서 판단의 준거가 되기 때문에"

하지만, 표준계약서가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활용도가 얼마나 클지는 미지수입니다.

또한, 드라마 제작이 방송과 거의 동시에 이뤄지고 제작비도 외주사에 미리 지급되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