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바람 고려한 100m 조정 기록 몇위?

입력 2013.08.14 (08:15) 수정 2013.08.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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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가 작성한 기록에서 외부 변수를 고려하면 역대 8위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육상전문지 '트랙 앤드 필드 뉴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바람과 경기장의 고도 등의 영향을 계산해 조정한 남자 100m 기록 순위를 실었다.

이 조정에 따르면 1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우승하며 작성한 볼트의 기록(9초77)은 9초76으로 100분의 1초 단축된다.

당시 볼트는 초속 0.3m의 맞바람을 안고 뛰었다.

볼트의 '조정 기록'은 2008년 아사파 파월(실제 기록 9초83), 2009·2010년 타이슨 게이(실제 기록 9초71·9초78)의 기록과 함께 역대 공동 8위가 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할 경우 초속 0.9m의 뒷바람을 타고 달리며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볼트의 세계기록(9초58)은 9초63이 된다. 역대 기록 중 가장 빠른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역대 2위 기록인 지난해 런던올림픽 당시의 9초63은 초속 1.5m의 뒷바람 영향이 고려돼 공동 3위(9초70)로 밀린다.

대신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작성한 9초69의 기록은 변하지 않는다. 당시 주경기장은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했다.

볼트를 제외한 선수들의 기록 순위도 바뀐다.

실제로는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와 타이슨 게이(미국)가 나란히 9초69의 최고 기록을 보유했지만, 바람과 고도의 영향을 고려하면 블레이크가 9초70으로 단독 2위다.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9초75의 기록으로 3위가 된다.

게이의 9초69는 초속 2m의 뒷바람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조정 기록상으로는 9초79로 평가된다.

트랙 앤드 필드 뉴스는 육상 관련 자료집인 '빅 골드 북'에 수록된 '데이피나-린손 표'에 따라 바람과 고도의 영향을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100분의 1초를 다투는 육상 단거리에서는 달릴 때 받는 공기 저항에 영향을 주는 바람의 세기나 고도에 따른 공기 밀도가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멕시코 국립자치대학의 연구진은 최근 유러피언 과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볼트가 9초58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던 당시에 만약 초속 2m의 뒷바람이 불었다면 기록이 9초46까지 단축될 수 있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트랙 앤드 필드 뉴스가 계산한 자료는 이런 환경의 변수를 차단한 뒤 기록들을 새로 계산해 줄세운 일종의 '상대 평가'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계산에서는 한 가지 변수가 제외돼 있다.

볼트의 질주를 방해한 모스크바의 굵은 빗방울이다.

강수량에 따라 얼마나 기록이 영향을 받았는지를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불리한 조건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성봉주 박사는 "이번 대회 볼트가 맑은 하늘 아래서 달렸더라면 다시 한 번 9초60대 기록을 낼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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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트, 바람 고려한 100m 조정 기록 몇위?
    • 입력 2013-08-14 08:15:25
    • 수정2013-08-14 08:31:04
    연합뉴스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가 작성한 기록에서 외부 변수를 고려하면 역대 8위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육상전문지 '트랙 앤드 필드 뉴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바람과 경기장의 고도 등의 영향을 계산해 조정한 남자 100m 기록 순위를 실었다.

이 조정에 따르면 1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우승하며 작성한 볼트의 기록(9초77)은 9초76으로 100분의 1초 단축된다.

당시 볼트는 초속 0.3m의 맞바람을 안고 뛰었다.

볼트의 '조정 기록'은 2008년 아사파 파월(실제 기록 9초83), 2009·2010년 타이슨 게이(실제 기록 9초71·9초78)의 기록과 함께 역대 공동 8위가 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할 경우 초속 0.9m의 뒷바람을 타고 달리며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볼트의 세계기록(9초58)은 9초63이 된다. 역대 기록 중 가장 빠른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역대 2위 기록인 지난해 런던올림픽 당시의 9초63은 초속 1.5m의 뒷바람 영향이 고려돼 공동 3위(9초70)로 밀린다.

대신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작성한 9초69의 기록은 변하지 않는다. 당시 주경기장은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했다.

볼트를 제외한 선수들의 기록 순위도 바뀐다.

실제로는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와 타이슨 게이(미국)가 나란히 9초69의 최고 기록을 보유했지만, 바람과 고도의 영향을 고려하면 블레이크가 9초70으로 단독 2위다.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9초75의 기록으로 3위가 된다.

게이의 9초69는 초속 2m의 뒷바람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조정 기록상으로는 9초79로 평가된다.

트랙 앤드 필드 뉴스는 육상 관련 자료집인 '빅 골드 북'에 수록된 '데이피나-린손 표'에 따라 바람과 고도의 영향을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100분의 1초를 다투는 육상 단거리에서는 달릴 때 받는 공기 저항에 영향을 주는 바람의 세기나 고도에 따른 공기 밀도가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멕시코 국립자치대학의 연구진은 최근 유러피언 과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볼트가 9초58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던 당시에 만약 초속 2m의 뒷바람이 불었다면 기록이 9초46까지 단축될 수 있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트랙 앤드 필드 뉴스가 계산한 자료는 이런 환경의 변수를 차단한 뒤 기록들을 새로 계산해 줄세운 일종의 '상대 평가'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계산에서는 한 가지 변수가 제외돼 있다.

볼트의 질주를 방해한 모스크바의 굵은 빗방울이다.

강수량에 따라 얼마나 기록이 영향을 받았는지를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불리한 조건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성봉주 박사는 "이번 대회 볼트가 맑은 하늘 아래서 달렸더라면 다시 한 번 9초60대 기록을 낼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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