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수 된 미녀새! 이신바예바 ‘너무 좋아’

입력 2013.08.14 (08:15) 수정 2013.08.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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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1·러시아)가 6년 만에 주인공으로 등극하고는 오랫동안 보여주지 못한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했다.

1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경기는 이신바예바를 위한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날 객석을 절반도 메우기 어렵던 경기장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100m 결승전 못지않은 관중으로 붐볐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장내 카메라는 몸을 푸는 이신바예바의 모습을 전광판에 비췄고, 관중은 그때마다 열정적인 환호를 쏟아냈다.

기대로 가득한 관중석과 달리 고별 무대를 앞둔 이신바예바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살짝 미소를 짓거나 집게손가락을 입에 댔다가 들어올리는 등 간단한 제스처로 환호에 답한 뒤 자신의 순서가 다가오기 전까지 50분 가까이 계속 뛰어다니며 몸을 풀었다.

4m75에 도전한 첫 시기에 실패하자 이신바예바는 이전 대회들의 악몽이 떠오른 듯 더욱 위축돼 보였다.

하지만 이후 4m82, 4m89를 거듭 성공하면서 이신바예바의 몸짓은 조금씩 커졌다. 굳은 표정에도 조금씩 웃음기가 번졌다.

4m89를 넘고는 두 팔을 휘저으며 기뻐하다가 코치석까지 달려가 얼싸안고 즐거워한 그는 이후 오랫동안 보여주지 못한 '푼수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했다.

경쟁자들이 4m89에 도전하는 동안 대기 장소에서 얼굴에 천을 덮고 기다리던 그는 상대가 2차 시기에 실패하자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보이며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어 상대가 3차 시기에서도 실패해 우승이 확정되자 벌떡 일어서서는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속에 양 팔과 양 다리를 휘저으며 감격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도전에 나서야 할 순간.

이신바예바는 자신이 2009년 수립한 세계기록(5m06)보다 1㎝ 높은 5m07에 바를 올려놓고 세 번의 점프를 했다.

물론 신기록을 수립하기에는 힘이 부쳤다. 이신바예바는 세 번의 시도에서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이미 도전 자체가 축제였다.

"러시아!"를 연호하는 관중 한가운데서 도전에 나선 이신바예바는 두 손을 머리 위로 뻗어 박수를 치는 시늉을 하며 자신의 도움닫기에 박자를 맞춰줄 것을 요구했다.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지만, 손바닥을 귀에 가져다 대며 더 큰 소리를 내라고 익살을 부렸다.

실패한 뒤에는 매트 위에서 춤을 추며 머쓱함을 달래는 등 이신바예바는 그저 흥에 겨운 표정이었다.

세 번째 시도까지 실패하고는 홀가분하게 트랙 위로 뛰어든 그는 러시아 국기를 어깨에 두르고 트랙을 돌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감격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공중제비를 도는 묘기까지 선보이며 이신바예바는 한동안 세리머니를 멈출 줄 몰랐다.

2009년부터 4년째 이어진 침체기 동안 좀처럼 보여주지 않은 이신바예바의 '끼'를 팬들은 이날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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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푼수 된 미녀새! 이신바예바 ‘너무 좋아’
    • 입력 2013-08-14 08:15:25
    • 수정2013-08-14 08:31:04
    연합뉴스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1·러시아)가 6년 만에 주인공으로 등극하고는 오랫동안 보여주지 못한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했다. 1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경기는 이신바예바를 위한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날 객석을 절반도 메우기 어렵던 경기장은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100m 결승전 못지않은 관중으로 붐볐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장내 카메라는 몸을 푸는 이신바예바의 모습을 전광판에 비췄고, 관중은 그때마다 열정적인 환호를 쏟아냈다. 기대로 가득한 관중석과 달리 고별 무대를 앞둔 이신바예바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는 살짝 미소를 짓거나 집게손가락을 입에 댔다가 들어올리는 등 간단한 제스처로 환호에 답한 뒤 자신의 순서가 다가오기 전까지 50분 가까이 계속 뛰어다니며 몸을 풀었다. 4m75에 도전한 첫 시기에 실패하자 이신바예바는 이전 대회들의 악몽이 떠오른 듯 더욱 위축돼 보였다. 하지만 이후 4m82, 4m89를 거듭 성공하면서 이신바예바의 몸짓은 조금씩 커졌다. 굳은 표정에도 조금씩 웃음기가 번졌다. 4m89를 넘고는 두 팔을 휘저으며 기뻐하다가 코치석까지 달려가 얼싸안고 즐거워한 그는 이후 오랫동안 보여주지 못한 '푼수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했다. 경쟁자들이 4m89에 도전하는 동안 대기 장소에서 얼굴에 천을 덮고 기다리던 그는 상대가 2차 시기에 실패하자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보이며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어 상대가 3차 시기에서도 실패해 우승이 확정되자 벌떡 일어서서는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속에 양 팔과 양 다리를 휘저으며 감격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도전에 나서야 할 순간. 이신바예바는 자신이 2009년 수립한 세계기록(5m06)보다 1㎝ 높은 5m07에 바를 올려놓고 세 번의 점프를 했다. 물론 신기록을 수립하기에는 힘이 부쳤다. 이신바예바는 세 번의 시도에서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이미 도전 자체가 축제였다. "러시아!"를 연호하는 관중 한가운데서 도전에 나선 이신바예바는 두 손을 머리 위로 뻗어 박수를 치는 시늉을 하며 자신의 도움닫기에 박자를 맞춰줄 것을 요구했다.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지만, 손바닥을 귀에 가져다 대며 더 큰 소리를 내라고 익살을 부렸다. 실패한 뒤에는 매트 위에서 춤을 추며 머쓱함을 달래는 등 이신바예바는 그저 흥에 겨운 표정이었다. 세 번째 시도까지 실패하고는 홀가분하게 트랙 위로 뛰어든 그는 러시아 국기를 어깨에 두르고 트랙을 돌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감격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공중제비를 도는 묘기까지 선보이며 이신바예바는 한동안 세리머니를 멈출 줄 몰랐다. 2009년부터 4년째 이어진 침체기 동안 좀처럼 보여주지 않은 이신바예바의 '끼'를 팬들은 이날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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