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vs에티오피아, 장거리 육상 최강 경쟁

입력 2013.08.16 (08:11) 수정 2013.08.16 (08: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장거리 최강국'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철각의 고향'으로 불리는 동아프리카의 육상 강국 케냐와 에티오피아는 16일(이하 한국시간)까지 각각 2위와 5위를 달리며 경쟁하고 있다.

케냐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5위다.

이번 대회에서도 두 나라가 따낸 메달은 당연히 중·장거리와 마라톤에서 나왔다.

한때 동유럽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 중·장거리는 이미 아프리카의 '검은 바람'에 휩쓸려 버린 지 오래다.

지치지 않는 심장과 탄력 넘치는 근육을 타고난 아프리카 선수들 중에서도 장거리 최강자를 많이 배출한 나라가 케냐와 에티오피아다.

케냐와 에티오피아는 2011년 대구 대회까지 13차례의 세계대회에서 각각 38개와 19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근피로도가 덜 쌓이는 독특한 근섬유가 발달한 아프리카인의 유전적 특성을 자랑하는 두 나라는 세계대회가 열릴 때마다 중·장거리에서 치열한 '영토 다툼'을 벌여 왔다.

2011년 대구 대회까지만 해도 케냐가 앞서 나가는 모양새였다.

당시 케냐는 7개의 금메달로 종합 3위에 올라 금메달 1개에 그친 에티오피아(7위)를 압도하고 '장거리 제국'을 건설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도핑 문제가 대두돼 몸살을 겪는 사이 케냐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2년 사이에 두 나라의 경쟁이 다시 대등해졌다.

중거리의 최강자 다비드 레쿠타 루디샤가 부상으로 결장한 틈을 타 신예 무하마드 아만을 내세운 에티오피아가 사상 첫 남자 800m 금메달을 가져가는 등 '장거리 영토 싸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날 케냐가 에제키엘 켐보이와 콘세스루스 키프로투를 앞세워 남자 3,000m 장애물 금·은메달을 가져가 한 걸음 앞서나갔다.

에티오피아는 자국 출신의 아베바 아레가위(스웨덴)가 여자 1,500m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여자 5,000m와 남자 마라톤에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두 대회에서 비비안 체루이요트(케냐)에게 연달아 우승을 내준 에티오피아는 올 시즌에는 1∼3위 기록 보유자를 배출해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남자 마라톤도 통산 4개의 금메달과 3개의 은메달을 따낸 케냐가 주도권을 틀어잡아 온 종목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체가예 케베데, 렐리사 데시사, 페이사 릴레사 등을 내세운 에티오피아가 더 강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물론 케냐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듯하다.

대회 마지막 날 열리는 남자 1,500m에서는 아스벨 키프롭이 2연패의 금자탑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다시 시작된 두 나라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의 결과는 대회가 끝날 때쯤이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케냐vs에티오피아, 장거리 육상 최강 경쟁
    • 입력 2013-08-16 08:11:10
    • 수정2013-08-16 08:17:56
    연합뉴스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장거리 최강국'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철각의 고향'으로 불리는 동아프리카의 육상 강국 케냐와 에티오피아는 16일(이하 한국시간)까지 각각 2위와 5위를 달리며 경쟁하고 있다. 케냐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5위다. 이번 대회에서도 두 나라가 따낸 메달은 당연히 중·장거리와 마라톤에서 나왔다. 한때 동유럽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 중·장거리는 이미 아프리카의 '검은 바람'에 휩쓸려 버린 지 오래다. 지치지 않는 심장과 탄력 넘치는 근육을 타고난 아프리카 선수들 중에서도 장거리 최강자를 많이 배출한 나라가 케냐와 에티오피아다. 케냐와 에티오피아는 2011년 대구 대회까지 13차례의 세계대회에서 각각 38개와 19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근피로도가 덜 쌓이는 독특한 근섬유가 발달한 아프리카인의 유전적 특성을 자랑하는 두 나라는 세계대회가 열릴 때마다 중·장거리에서 치열한 '영토 다툼'을 벌여 왔다. 2011년 대구 대회까지만 해도 케냐가 앞서 나가는 모양새였다. 당시 케냐는 7개의 금메달로 종합 3위에 올라 금메달 1개에 그친 에티오피아(7위)를 압도하고 '장거리 제국'을 건설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도핑 문제가 대두돼 몸살을 겪는 사이 케냐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2년 사이에 두 나라의 경쟁이 다시 대등해졌다. 중거리의 최강자 다비드 레쿠타 루디샤가 부상으로 결장한 틈을 타 신예 무하마드 아만을 내세운 에티오피아가 사상 첫 남자 800m 금메달을 가져가는 등 '장거리 영토 싸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날 케냐가 에제키엘 켐보이와 콘세스루스 키프로투를 앞세워 남자 3,000m 장애물 금·은메달을 가져가 한 걸음 앞서나갔다. 에티오피아는 자국 출신의 아베바 아레가위(스웨덴)가 여자 1,500m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여자 5,000m와 남자 마라톤에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두 대회에서 비비안 체루이요트(케냐)에게 연달아 우승을 내준 에티오피아는 올 시즌에는 1∼3위 기록 보유자를 배출해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남자 마라톤도 통산 4개의 금메달과 3개의 은메달을 따낸 케냐가 주도권을 틀어잡아 온 종목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체가예 케베데, 렐리사 데시사, 페이사 릴레사 등을 내세운 에티오피아가 더 강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물론 케냐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듯하다. 대회 마지막 날 열리는 남자 1,500m에서는 아스벨 키프롭이 2연패의 금자탑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다시 시작된 두 나라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의 결과는 대회가 끝날 때쯤이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