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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리뎀션’ 감독 “영화와 음악은 뗄 수 없어”
입력 2013.08.16 (09:18) 연합뉴스
마르탱 르 갈 감독, 제천음악영화제 개막작 들고 내한

"영화와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음악은 영화 안에서 가장 보편적인 요소입니다. 그런 영화와 음악의 관계를 더 특별하게 보여주는 음악영화제는 큰 매력이 있습니다."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인 '팝 리뎀션(Pop Redemption)'의 마르탱 르 갈(38) 감독은 15일 제천 레이크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팝 리뎀션'은 헤비메탈 음악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블랙메탈을 하는 밴드 멤버 4명의 이야기다.

이들이 꿈의 무대인 메탈음악 페스티벌 '헬페스트'에 가는 여정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를 겪다가 어느 시골마을에 당도하고, 신분을 감추기 위해 평소에 멸시하던 비틀스 모창 밴드로 무대에 서게 되는 과정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이 영화는 14일 밤 영화제 개막식에서 청풍 호반무대 위 스크린으로 상영돼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프랑스 툴루즈에 사는 마르탱 르 갈 감독은 영화제의 초청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인 '팝 리뎀션'은 프랑스에서 지난 6월 개봉해 평단과 대중 양쪽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음악을 영화의 주요 소재로 한 배경으로 "영화학교 졸업작품인 단편 '디바와 피아니스트'도 음악에 관한 영화였다. 말보다 음악이나 사운드, 이미지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면 그쪽을 택하고 싶다.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방식"이라고 답했다.

그는 실제로 아마추어 밴드에서 활동하며 재즈와 블루스 장르의 음악을 연주해왔다고 한다.

이 영화로 프랑스에서 주목받은 르 갈 감독은 자국 외에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영화가 상영돼 무척 흥분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반응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외모가 메탈 밴드 스타일에서 비틀스처럼 완전히 달라지는 부분에서 프랑스인들은 별로 웃지 않았는데, 한국인들은 크게 웃으며 좋아하더군요. 또 한국 관객들은 특별히 웃긴 장면이 아니어도 '으흥' '아~' 같은 감탄사들을 많이 하던데, 그런 반응을 접하는 게 감독으로서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는 코미디와 스릴러를 섞은 복합장르의 요소를 한국 관객들이 재미있게 봤다는 데에도 만족스러워했다.

"사실 이 영화를 준비할 때 어려움이 있었던 게 장르의 혼합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처음에 팔에서 피를 진짜처럼 뿜는데, 나중에 진실이 드러나죠. 프랑스에서 제작자나 투자자들은 이런 장르의 혼합을 처음엔 좋아하지 않아서 시간을 들여 설득해야 했어요. 프랑스에서 코미디의 황금 법칙이 있다면, 절대 사람이 죽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사람이 죽으니까요. 나는 이런 장르의 혼합을 좋아합니다. 코엔 형제의 '파고'에서 나오는 블랙 유머처럼 심각한 상황 속에서 웃음이 튀어나오는 순간이 재미있어요."

이와 관련해 그는 한국영화 '살인의 추억'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영화를 꽤 봤는데, 한국영화에서도 그렇게 장르가 섞인 부분을 많이 발견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가장 좋아하는데, 장르의 혼합이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영화의 주인공들을 블랙메탈 밴드로 설정한 이유는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감독인 그도 이 영화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헤비메탈 음악에 관해 별로 아는 게 없었단다.

"이 영화의 아이디어는 유로스타(고속철도) 광고판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비틀스처럼 분장한 네 명의 사람들을 찍은 사진인데, 실은 얼굴이 전혀 닮지 않았거든요. 그들을 보면서 '알고 보면 헤비메탈을 하던 사람들이 도망치다가 저런 분장을 하게 된 게 아닐까?'란 상상을 하게 됐죠. 비틀스와 가장 멀리있는 게 헤비메탈이고 그중에서도 블랙메탈이 가장 멀리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그 간극이 주는 즐거움이 이 영화를 만든 의도입니다. 블랙은 고딕의 어두운 느낌을 주지만, 비틀스는 경쾌하고 음악적이잖아요."

프랑스 감독 중에는 자크 타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말이 많이 등장하지 않고 상황으로 유머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좋아한다. '팝 리뎀션'에서도 헌병대원이 세 명의 주인공들을 감시하다가 한 눈을 팔아 이들을 호송하던 차를 뺏기는 장면이 있는데, 자크 타티 감독을 향한 오마주라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대해 "프랑스에도 마르세유 근처의 오바뉴(Aubagne)란 작은 도시에 음악영화제가 있어서 그 영화제를 자주 갔다.

제천영화제 역시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팝 리뎀션'은 국내에서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 ‘팝 리뎀션’ 감독 “영화와 음악은 뗄 수 없어”
    • 입력 2013-08-16 09:18:56
    연합뉴스
마르탱 르 갈 감독, 제천음악영화제 개막작 들고 내한

"영화와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음악은 영화 안에서 가장 보편적인 요소입니다. 그런 영화와 음악의 관계를 더 특별하게 보여주는 음악영화제는 큰 매력이 있습니다."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인 '팝 리뎀션(Pop Redemption)'의 마르탱 르 갈(38) 감독은 15일 제천 레이크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팝 리뎀션'은 헤비메탈 음악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블랙메탈을 하는 밴드 멤버 4명의 이야기다.

이들이 꿈의 무대인 메탈음악 페스티벌 '헬페스트'에 가는 여정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를 겪다가 어느 시골마을에 당도하고, 신분을 감추기 위해 평소에 멸시하던 비틀스 모창 밴드로 무대에 서게 되는 과정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이 영화는 14일 밤 영화제 개막식에서 청풍 호반무대 위 스크린으로 상영돼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프랑스 툴루즈에 사는 마르탱 르 갈 감독은 영화제의 초청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인 '팝 리뎀션'은 프랑스에서 지난 6월 개봉해 평단과 대중 양쪽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음악을 영화의 주요 소재로 한 배경으로 "영화학교 졸업작품인 단편 '디바와 피아니스트'도 음악에 관한 영화였다. 말보다 음악이나 사운드, 이미지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면 그쪽을 택하고 싶다.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방식"이라고 답했다.

그는 실제로 아마추어 밴드에서 활동하며 재즈와 블루스 장르의 음악을 연주해왔다고 한다.

이 영화로 프랑스에서 주목받은 르 갈 감독은 자국 외에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영화가 상영돼 무척 흥분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반응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외모가 메탈 밴드 스타일에서 비틀스처럼 완전히 달라지는 부분에서 프랑스인들은 별로 웃지 않았는데, 한국인들은 크게 웃으며 좋아하더군요. 또 한국 관객들은 특별히 웃긴 장면이 아니어도 '으흥' '아~' 같은 감탄사들을 많이 하던데, 그런 반응을 접하는 게 감독으로서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는 코미디와 스릴러를 섞은 복합장르의 요소를 한국 관객들이 재미있게 봤다는 데에도 만족스러워했다.

"사실 이 영화를 준비할 때 어려움이 있었던 게 장르의 혼합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처음에 팔에서 피를 진짜처럼 뿜는데, 나중에 진실이 드러나죠. 프랑스에서 제작자나 투자자들은 이런 장르의 혼합을 처음엔 좋아하지 않아서 시간을 들여 설득해야 했어요. 프랑스에서 코미디의 황금 법칙이 있다면, 절대 사람이 죽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사람이 죽으니까요. 나는 이런 장르의 혼합을 좋아합니다. 코엔 형제의 '파고'에서 나오는 블랙 유머처럼 심각한 상황 속에서 웃음이 튀어나오는 순간이 재미있어요."

이와 관련해 그는 한국영화 '살인의 추억'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영화를 꽤 봤는데, 한국영화에서도 그렇게 장르가 섞인 부분을 많이 발견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가장 좋아하는데, 장르의 혼합이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영화의 주인공들을 블랙메탈 밴드로 설정한 이유는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감독인 그도 이 영화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헤비메탈 음악에 관해 별로 아는 게 없었단다.

"이 영화의 아이디어는 유로스타(고속철도) 광고판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비틀스처럼 분장한 네 명의 사람들을 찍은 사진인데, 실은 얼굴이 전혀 닮지 않았거든요. 그들을 보면서 '알고 보면 헤비메탈을 하던 사람들이 도망치다가 저런 분장을 하게 된 게 아닐까?'란 상상을 하게 됐죠. 비틀스와 가장 멀리있는 게 헤비메탈이고 그중에서도 블랙메탈이 가장 멀리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그 간극이 주는 즐거움이 이 영화를 만든 의도입니다. 블랙은 고딕의 어두운 느낌을 주지만, 비틀스는 경쾌하고 음악적이잖아요."

프랑스 감독 중에는 자크 타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말이 많이 등장하지 않고 상황으로 유머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좋아한다. '팝 리뎀션'에서도 헌병대원이 세 명의 주인공들을 감시하다가 한 눈을 팔아 이들을 호송하던 차를 뺏기는 장면이 있는데, 자크 타티 감독을 향한 오마주라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대해 "프랑스에도 마르세유 근처의 오바뉴(Aubagne)란 작은 도시에 음악영화제가 있어서 그 영화제를 자주 갔다.

제천영화제 역시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팝 리뎀션'은 국내에서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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