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팽팽’ 주파수 경매장 안에서 무슨 일이?

입력 2013.08.1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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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이동통신 3사가 '철통 보안'이 된 4개의 방에서 피 말리는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를 시작한다.

이번 경매는 2011년 8월 첫 주파수 경매 때와 비교해 3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고 방식도 복잡해져 한층 무겁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주파수 경매장으로 이용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는 서로 단절된 4개의 방이 마련된다. 3개의 방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입찰실이고 나머지 1개 방은 미래부의 주파수경매 운영본부다.

미래부는 보안을 위해 경매를 하루 앞둔 18일 오전까지 경매장소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다가 이날 낮 12시30분이 넘어서야 공개했다.

각 입찰실에는 이통사에서 파견한 임원급 입찰 대리인 1명과 실무자 2명, 이들을 지켜보는 미래부 행정요원 2명이 입장한다.

이들은 허가받은 휴대전화 2대와 팩스 1대, 인터넷 연결이 안 된 노트북 1대로 본사와 연락하며 어느 주파수 대역에 대해 얼마를 입찰가로 적어낼지 결정해야 한다. 입찰실 안의 휴대전화와 팩스는 행정요원의 승인을 받아 지정된 하나의 번호로만 연결할 수 있다. 3사는 본사 등에 상황실을 꾸리고 입찰실의 대리인이 전하는 상황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경매방식은 2011년 때와 마찬가지로 최고 입찰가가 낙찰될 때까지 입찰과정을 거듭하는 '동시오름 입찰방식'이다. 50회의 라운드 후에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3사가 동시에 원하는 대역과 가격을 적어내는 '밀봉 입찰방식'으로 주파수 주인을 가린다.

경매 라운드당 허가된 시간은 1시간. 2011년 경매 때의 2배지만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시간은 더 짧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경매는 1.8㎓ 대역을 둘러싼 SK텔레콤과 KT의 가격 올리기 경쟁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단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3개 대역을 매물로 내놓은 1안(밴드플랜1)과 4개 대역을 내놓은 2안(밴드플랜2)를 모두 경매에 올리고 최종 가격이 높은 안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사업자가 판단해야 할 변수가 많아졌다. 자사에 가장 적합한 밴드플랜과 대역이 어디인지는 물론 경쟁사의 판단이 자사에 유리할지 불리할지를 고려해야 한다.

KT는 현재 LTE에 사용 중인 주파수 대역과 맞닿은 밴드플랜1의 'D2(1.8㎓)' 대역을 선호하고 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가 D2 대역을 차지하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밴드플랜1의 'C1(1.8㎓)' 대역을 단독으로 차지할 기회를 확보한 상태다.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고 선택의 폭이 커서 이번 경매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라운드에서 1시간 안에 입찰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입찰 포기로 간주 돼 더는 경매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1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2번 한도로 '입찰 유예'를 선언할 수 있다.

입찰대리인이 운영본부로 입찰서를 제출할 때 행정요원이 동행한다. 경쟁사와 접촉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행정요원은 입찰대리인이 화장실에 가는 등 입찰실을 벗어날 때마다 동행한다.

미래부는 각 라운드에서 승자 밴드플랜과 최고 입찰가가 얼마였는지를 사업자들에게 알려주고, 최고 입찰가에 입찰증분(전 최고 입찰가의 0.75%)을 더해 다음 라운드 최소 입찰가를 정한다.

전 라운드에서 승자가 된 밴드플랜을 지망하지 않았거나, 승자 밴드플랜의 최고 입찰가보다 적은 입찰가를 적어낸 사업자는 다음 라운드에서 원하는 밴드플랜과 희망 주파수 대역, 최소입찰가 이상의 입찰액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라운드가 거듭되면 입찰가가 점점 올라가게 된다. 일각에서는 가격이 지나치게 치솟아 원하는 대역의 주파수를 확보한 사업자가 자금난에 직면하는 '승자의 저주'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LTE 경쟁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이번 경매는 9일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각 상황에 따른 준비를 많이 했지만 변수가 많아서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관계자는 "보안 문제 때문에 전략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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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장감 팽팽’ 주파수 경매장 안에서 무슨 일이?
    • 입력 2013-08-18 14:55:38
    연합뉴스
오는 19일 이동통신 3사가 '철통 보안'이 된 4개의 방에서 피 말리는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를 시작한다. 이번 경매는 2011년 8월 첫 주파수 경매 때와 비교해 3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고 방식도 복잡해져 한층 무겁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주파수 경매장으로 이용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는 서로 단절된 4개의 방이 마련된다. 3개의 방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입찰실이고 나머지 1개 방은 미래부의 주파수경매 운영본부다. 미래부는 보안을 위해 경매를 하루 앞둔 18일 오전까지 경매장소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다가 이날 낮 12시30분이 넘어서야 공개했다. 각 입찰실에는 이통사에서 파견한 임원급 입찰 대리인 1명과 실무자 2명, 이들을 지켜보는 미래부 행정요원 2명이 입장한다. 이들은 허가받은 휴대전화 2대와 팩스 1대, 인터넷 연결이 안 된 노트북 1대로 본사와 연락하며 어느 주파수 대역에 대해 얼마를 입찰가로 적어낼지 결정해야 한다. 입찰실 안의 휴대전화와 팩스는 행정요원의 승인을 받아 지정된 하나의 번호로만 연결할 수 있다. 3사는 본사 등에 상황실을 꾸리고 입찰실의 대리인이 전하는 상황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경매방식은 2011년 때와 마찬가지로 최고 입찰가가 낙찰될 때까지 입찰과정을 거듭하는 '동시오름 입찰방식'이다. 50회의 라운드 후에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3사가 동시에 원하는 대역과 가격을 적어내는 '밀봉 입찰방식'으로 주파수 주인을 가린다. 경매 라운드당 허가된 시간은 1시간. 2011년 경매 때의 2배지만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시간은 더 짧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경매는 1.8㎓ 대역을 둘러싼 SK텔레콤과 KT의 가격 올리기 경쟁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단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3개 대역을 매물로 내놓은 1안(밴드플랜1)과 4개 대역을 내놓은 2안(밴드플랜2)를 모두 경매에 올리고 최종 가격이 높은 안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사업자가 판단해야 할 변수가 많아졌다. 자사에 가장 적합한 밴드플랜과 대역이 어디인지는 물론 경쟁사의 판단이 자사에 유리할지 불리할지를 고려해야 한다. KT는 현재 LTE에 사용 중인 주파수 대역과 맞닿은 밴드플랜1의 'D2(1.8㎓)' 대역을 선호하고 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가 D2 대역을 차지하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밴드플랜1의 'C1(1.8㎓)' 대역을 단독으로 차지할 기회를 확보한 상태다.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고 선택의 폭이 커서 이번 경매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라운드에서 1시간 안에 입찰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입찰 포기로 간주 돼 더는 경매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1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2번 한도로 '입찰 유예'를 선언할 수 있다. 입찰대리인이 운영본부로 입찰서를 제출할 때 행정요원이 동행한다. 경쟁사와 접촉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행정요원은 입찰대리인이 화장실에 가는 등 입찰실을 벗어날 때마다 동행한다. 미래부는 각 라운드에서 승자 밴드플랜과 최고 입찰가가 얼마였는지를 사업자들에게 알려주고, 최고 입찰가에 입찰증분(전 최고 입찰가의 0.75%)을 더해 다음 라운드 최소 입찰가를 정한다. 전 라운드에서 승자가 된 밴드플랜을 지망하지 않았거나, 승자 밴드플랜의 최고 입찰가보다 적은 입찰가를 적어낸 사업자는 다음 라운드에서 원하는 밴드플랜과 희망 주파수 대역, 최소입찰가 이상의 입찰액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라운드가 거듭되면 입찰가가 점점 올라가게 된다. 일각에서는 가격이 지나치게 치솟아 원하는 대역의 주파수를 확보한 사업자가 자금난에 직면하는 '승자의 저주'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LTE 경쟁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이번 경매는 9일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각 상황에 따른 준비를 많이 했지만 변수가 많아서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관계자는 "보안 문제 때문에 전략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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