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 男계주팀 “팀워크가 더 좋아졌다”

입력 2013.08.18 (23:08) 수정 2013.08.1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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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 해냈어!"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운 남자 400m 계주팀 선수들은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갑자기 환호성을 지르고 주먹을 허공에 내지르는 등 '해냈다'는 환희에 젖은 모습이었다.

오경수(26·파주시청)-조규원(22·안양시청)-유민우(22·한국체대)-김국영(22·안양시청)로 이뤄진 대표팀은 대회 폐막일인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 1회전에서 39초00의 한국기록을 작성했다.

국내 최고의 스프린터들을 끌어모아 경기를 치른 2011년 대구 세계대회 때와 달리 올해 한국은 안양시청 강태석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그 휘하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구성했다.

그마저도 제대로 호흡을 맞춘 것은 두 달 정도뿐이었기 때문에 '저 선수들로는 힘들다'는 의혹의 시선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를 떨치고 이들은 2년3개월여 만에 한국 기록을 0.04초 단축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선수들은 선전의 원동력으로 탄탄한 팀워크를 꼽았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국영은 "팀원들이 이렇게 잘 맞기는 처음"이라면서 "예전에는 선·후배들이 팀을 꾸렸으나 이제 세대교체를통해 또래 선수들로 팀이 이뤄지면서 호흡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비슷비슷한 기록의 선수들이 많다 보니 라이벌 의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없다"면서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고 이해해주게 된다"며 오히려 팀이 탄탄해졌다고 했다.

오경수는 "바통을 건네주려다 보면 100m 경기보다 마지막에 힘을 더 내야 하는 법"이라며 "그렇기에 제대로 바통을 터치하려면 선수 사이의 마음도 맞아야 하고, 누군가 자기 종목에만 집중하다 보면 팀이 깨진다"고 부연했다.

조규원도 "계주는 개인 종목인 육상에서 유일한 팀 경기가 아니냐"면서 "같이 태극마크를 단 팀이라는 것이 힘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 육상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자존심과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오기도 한몫을 했다.

김국영은 "단거리 선수들이 잘해야 분위기를 타서 전체 육상이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저 멤버로는 어렵다'는 말에 지난 7월 아시아선수권대회 때 오기가 생겨 세계대회 기준기록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훈련 방식도 예전보다 자유로워진 면이 있다"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훈련을 하면서 코치님께서 안좋은 부분만 지적해주시니 스트레스를 덜 받고 개개인의 개성이 살았다"고 자율적인 훈련도 오히려 기록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수들은 첫 두 번의 바통 터치가 조금 늦게 이뤄지는 실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국기록을 작성한 만큼 다음에는 38초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오경수는 "다가오는 동아시안게임도 있고, 다들 경기도 선수인 만큼 전국체전에서도 기회가 있다"면서 "또 한국신기록을 노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시상대 꼭대기에 서겠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김국영은 "계주라는 것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면서 "2006년과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 일본도 메달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시작"이라며 "개인 기록도 다들 끌어올리는 등 수준이 한 단계씩 올라가고 있는 만큼 더 노력해서 좋은 기록을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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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신’ 男계주팀 “팀워크가 더 좋아졌다”
    • 입력 2013-08-18 23:08:28
    • 수정2013-08-18 23:09:04
    연합뉴스
"됐어! 해냈어!"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운 남자 400m 계주팀 선수들은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갑자기 환호성을 지르고 주먹을 허공에 내지르는 등 '해냈다'는 환희에 젖은 모습이었다.

오경수(26·파주시청)-조규원(22·안양시청)-유민우(22·한국체대)-김국영(22·안양시청)로 이뤄진 대표팀은 대회 폐막일인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 1회전에서 39초00의 한국기록을 작성했다.

국내 최고의 스프린터들을 끌어모아 경기를 치른 2011년 대구 세계대회 때와 달리 올해 한국은 안양시청 강태석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그 휘하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구성했다.

그마저도 제대로 호흡을 맞춘 것은 두 달 정도뿐이었기 때문에 '저 선수들로는 힘들다'는 의혹의 시선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를 떨치고 이들은 2년3개월여 만에 한국 기록을 0.04초 단축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선수들은 선전의 원동력으로 탄탄한 팀워크를 꼽았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국영은 "팀원들이 이렇게 잘 맞기는 처음"이라면서 "예전에는 선·후배들이 팀을 꾸렸으나 이제 세대교체를통해 또래 선수들로 팀이 이뤄지면서 호흡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비슷비슷한 기록의 선수들이 많다 보니 라이벌 의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없다"면서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고 이해해주게 된다"며 오히려 팀이 탄탄해졌다고 했다.

오경수는 "바통을 건네주려다 보면 100m 경기보다 마지막에 힘을 더 내야 하는 법"이라며 "그렇기에 제대로 바통을 터치하려면 선수 사이의 마음도 맞아야 하고, 누군가 자기 종목에만 집중하다 보면 팀이 깨진다"고 부연했다.

조규원도 "계주는 개인 종목인 육상에서 유일한 팀 경기가 아니냐"면서 "같이 태극마크를 단 팀이라는 것이 힘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 육상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자존심과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오기도 한몫을 했다.

김국영은 "단거리 선수들이 잘해야 분위기를 타서 전체 육상이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저 멤버로는 어렵다'는 말에 지난 7월 아시아선수권대회 때 오기가 생겨 세계대회 기준기록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훈련 방식도 예전보다 자유로워진 면이 있다"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훈련을 하면서 코치님께서 안좋은 부분만 지적해주시니 스트레스를 덜 받고 개개인의 개성이 살았다"고 자율적인 훈련도 오히려 기록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수들은 첫 두 번의 바통 터치가 조금 늦게 이뤄지는 실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국기록을 작성한 만큼 다음에는 38초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오경수는 "다가오는 동아시안게임도 있고, 다들 경기도 선수인 만큼 전국체전에서도 기회가 있다"면서 "또 한국신기록을 노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시상대 꼭대기에 서겠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김국영은 "계주라는 것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면서 "2006년과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 일본도 메달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시작"이라며 "개인 기록도 다들 끌어올리는 등 수준이 한 단계씩 올라가고 있는 만큼 더 노력해서 좋은 기록을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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