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경희대 몰아치기에 힘들었다”

입력 2013.08.20 (19:24) 수정 2013.08.2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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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했는데 다 보였어요?"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 대학 최강 경희대와의 경기에서 3점 차 진땀승을 거두고 나서 한 말이다.

1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끝난 아시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유 감독은 그동안 팀을 꾸려온 김재훈 코치에게 15일 개막한 프로-아마 최강전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경희대와의 2회전에서 경기 막판까지 접전이 이어지면서 유 감독은 직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김 코치에게 맡기겠다던 계획은 어떻게 됐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유 감독은 쑥스러운 듯이 이렇게 답한 것이다.

모비스는 이날 3쿼터 한때 11점 차까지 뒤지는 등 고전하다 4쿼터 막판에 뒤집기에 성공, 76-73으로 이겨 지난 시즌 프로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유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높이에서 우리가 밀리는데다 경희대가 워낙 스피드를 앞세워 몰아치는 농구를 하는 바람에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반에는 워낙 정신없이 몰아세우는 바람에 우리 선수들이 넋이 다 나간 것 같다"며 "다행히 프로팀의 경험과 조직력 등으로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서 지도한 경희대 김종규와 김민구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유 감독은 "(김)종규는 골밑에서 스텝을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고 특히 오늘처럼 경기 막판에 잦은 실책이 나오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키가 크지만 몸싸움에서 밀리기 때문에 공을 자꾸 흘리는 것"이라며 "드리블을 덜 할 수 있도록 미리 공간을 확보한 상황에서 공을 잡아야 실책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민구에 대해서는 "역시 몸싸움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하고 수비는 기본자세부터 고칠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경희대와 대학 정상을 다투는 고려대와 21일 준결승을 치르는 유 감독은 "고려대는 우리와 달리 하루 쉬고 나오기 때문에 체력이 우려된다"며 쉽지 않은 승부를 예상했다.

이날 22점, 7어시스트를 기록한 함지훈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유 감독은 14일 프로-아마 최강전 미디어데이 때 "올해 함지훈이 지난 시즌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유 감독은 "로포스트가 아닌 하이포스트에서 공격을 시작하고 3점 라인 밖에서도 활동하는 등 움직이는 폭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칭찬하며 "다만 공을 빼주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하고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뛸 때의 자기 역할에 대한 숙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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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재학 감독 “경희대 몰아치기에 힘들었다”
    • 입력 2013-08-20 19:24:11
    • 수정2013-08-20 19:25:45
    연합뉴스
"앉아서 했는데 다 보였어요?"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 대학 최강 경희대와의 경기에서 3점 차 진땀승을 거두고 나서 한 말이다. 1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끝난 아시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유 감독은 그동안 팀을 꾸려온 김재훈 코치에게 15일 개막한 프로-아마 최강전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경희대와의 2회전에서 경기 막판까지 접전이 이어지면서 유 감독은 직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김 코치에게 맡기겠다던 계획은 어떻게 됐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유 감독은 쑥스러운 듯이 이렇게 답한 것이다. 모비스는 이날 3쿼터 한때 11점 차까지 뒤지는 등 고전하다 4쿼터 막판에 뒤집기에 성공, 76-73으로 이겨 지난 시즌 프로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유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높이에서 우리가 밀리는데다 경희대가 워낙 스피드를 앞세워 몰아치는 농구를 하는 바람에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반에는 워낙 정신없이 몰아세우는 바람에 우리 선수들이 넋이 다 나간 것 같다"며 "다행히 프로팀의 경험과 조직력 등으로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서 지도한 경희대 김종규와 김민구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유 감독은 "(김)종규는 골밑에서 스텝을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고 특히 오늘처럼 경기 막판에 잦은 실책이 나오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키가 크지만 몸싸움에서 밀리기 때문에 공을 자꾸 흘리는 것"이라며 "드리블을 덜 할 수 있도록 미리 공간을 확보한 상황에서 공을 잡아야 실책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민구에 대해서는 "역시 몸싸움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하고 수비는 기본자세부터 고칠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경희대와 대학 정상을 다투는 고려대와 21일 준결승을 치르는 유 감독은 "고려대는 우리와 달리 하루 쉬고 나오기 때문에 체력이 우려된다"며 쉽지 않은 승부를 예상했다. 이날 22점, 7어시스트를 기록한 함지훈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유 감독은 14일 프로-아마 최강전 미디어데이 때 "올해 함지훈이 지난 시즌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유 감독은 "로포스트가 아닌 하이포스트에서 공격을 시작하고 3점 라인 밖에서도 활동하는 등 움직이는 폭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칭찬하며 "다만 공을 빼주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하고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뛸 때의 자기 역할에 대한 숙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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