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美 디트로이트 몰락…지자체 파산 도미노?

입력 2013.08.20 (21:26) 수정 2013.08.20 (22:0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강변을 따라 늘어선 고층 건물군.

그 한 가운데 미국 자동차 업체, GM의 본사가 있습니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1950년 대 세계 자동차 공업의 중심지였던 디트로이트 십니다.

번영의 상징였던 이 도시가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지난달이죠, 사실상 몰락한 것입니다.

사는 사람은 70만 명으로 줄었는데, 시의 부채, 빚은 185억 달러.

우리 돈 20조 원이 넘습니다.

시민 1명이 2억 8천 만 원 씩 빚을 갚아야할 처지입니다.

그러나 실업률이 미국 평균의 두배가 넘어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살기 어려운 도시라는 말까지 듣고 있습니다.

현지상황을 박태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디트로이트는 마치 죽은 도시와 같습니다.

사람들로 가득하던 상가는 폐허로 변한지 오랩니다.

주택가도 엉망입니다.

인적까지 끊어지면서 유령 도시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녹취> 테미카 주민 : "10년 전만 해도 그런대로 살만 했는데 지금은 동네가 완전히 망가져버렸어요."

치안은 실종상태, 공공서비스도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해가 져도 가로등은 절반만 켜집니다.

<녹취> 톰 월시 디트로이트 시민언론 : "경찰차와 소방차는 고장나도 수리가 안 되고 우체국도 마비, 청소차는 제대로 오지도 않습니다."

기반시설도 문젭니다.

철도운행이 중단되면서 디트로이트 중앙 기차역은 이렇게 흉물스럽게 방치돼있습니다.

지난 백년 디트로이트시민들의 자랑이었던 게 지금은 디트로이트 몰락의 상징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바닥난 재정 탓에 공무원들은 연금 없는 노후라는 암울한 현실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쉴라 커크럴(전 시의원) : "(연금사태는 누가 책임져야합니까?) 지금 디트로이트에서 연금문제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파산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회생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언제까지 고통이 계속될 지, 시민들은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디트로이트가 몰락한 이유.

오래전 문닫은 이 자동차 공장 유리창이 말해주듯 도시의 번영을 이끈 자동차 산업의 추락에서 촉발됐습니다.

1960년 대부터 미국에 들어온 일본자동차에 가격과 품질 경쟁 모두 밀리기 시작한 것이죠.

도시 주력 산업이 몰락하자 일자리는 줄어들고, 근로자들이 떠났습니다.

1950년대 185만 명이던 인구가 지금은 71만명이 됐습니다.

40%도 안되는 수준이죠.

시의 재정, 세금수입도 당연히 줄게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자 시 재정은 파탄위기에 몰립니다.

그런데도 시 정부는 모노 레일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한다며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막대한 자금은 모두 지방채 발행, 빚을 내 썼습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에게 지급하는 공공연금은 재정이 좋을 때 책정한 금액 그대로 지불했습니다.

특히 일자리가 없어지다보니 퇴직 공무원이 일하는 공무원보다 2배나 많아져

퇴직연금 부담이 막대하게 늘어났죠.

시의 부채 절반이 공공연금 채무인 이유죠, 이런 상황, 공공연금 문제는 디트로이트만의 일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재정 적자로 파산 보호를 신청한 지자체가 60여 곳인데, 대부분 이런 공공연금의 덫에 갇혀있습니다.

<리포트>

미국에서 범죄율이 세번째로 높은 도시, 오클랜드..

지난해에도 살인, 절도 등의 범죄가 25%나 늘었지만 경찰관은 100명이 줄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공립 학교 37곳을 한꺼번에 폐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지자체는 공공연금 부담이 너무 커져 이렇게라도 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샌타페이와 뉴멕시코는 공공연금으로 인한 빚이 시 수입의 6배, 버지니아는 5.9배, 라스베이거스도 5.5배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

지자체들은 이를 토대로 퇴직 당시 급여액 대부분을 사망 때까지 지급하는 공공연금을 고쳐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린다 톰슨(해리스버그 시장)

하지만 공무원 노조는 방만한 재정운영이 더 큰 원인인데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합니다.

<인터뷰> 애드워드 맥닐(공무원 노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도시마다 이런 논쟁은 가열되고, 미국 사회의 고민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美 디트로이트 몰락…지자체 파산 도미노?
    • 입력 2013-08-20 21:28:04
    • 수정2013-08-20 22:09:50
    뉴스 9
<앵커 멘트>

강변을 따라 늘어선 고층 건물군.

그 한 가운데 미국 자동차 업체, GM의 본사가 있습니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1950년 대 세계 자동차 공업의 중심지였던 디트로이트 십니다.

번영의 상징였던 이 도시가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지난달이죠, 사실상 몰락한 것입니다.

사는 사람은 70만 명으로 줄었는데, 시의 부채, 빚은 185억 달러.

우리 돈 20조 원이 넘습니다.

시민 1명이 2억 8천 만 원 씩 빚을 갚아야할 처지입니다.

그러나 실업률이 미국 평균의 두배가 넘어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살기 어려운 도시라는 말까지 듣고 있습니다.

현지상황을 박태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디트로이트는 마치 죽은 도시와 같습니다.

사람들로 가득하던 상가는 폐허로 변한지 오랩니다.

주택가도 엉망입니다.

인적까지 끊어지면서 유령 도시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녹취> 테미카 주민 : "10년 전만 해도 그런대로 살만 했는데 지금은 동네가 완전히 망가져버렸어요."

치안은 실종상태, 공공서비스도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해가 져도 가로등은 절반만 켜집니다.

<녹취> 톰 월시 디트로이트 시민언론 : "경찰차와 소방차는 고장나도 수리가 안 되고 우체국도 마비, 청소차는 제대로 오지도 않습니다."

기반시설도 문젭니다.

철도운행이 중단되면서 디트로이트 중앙 기차역은 이렇게 흉물스럽게 방치돼있습니다.

지난 백년 디트로이트시민들의 자랑이었던 게 지금은 디트로이트 몰락의 상징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바닥난 재정 탓에 공무원들은 연금 없는 노후라는 암울한 현실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쉴라 커크럴(전 시의원) : "(연금사태는 누가 책임져야합니까?) 지금 디트로이트에서 연금문제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파산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회생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언제까지 고통이 계속될 지, 시민들은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디트로이트가 몰락한 이유.

오래전 문닫은 이 자동차 공장 유리창이 말해주듯 도시의 번영을 이끈 자동차 산업의 추락에서 촉발됐습니다.

1960년 대부터 미국에 들어온 일본자동차에 가격과 품질 경쟁 모두 밀리기 시작한 것이죠.

도시 주력 산업이 몰락하자 일자리는 줄어들고, 근로자들이 떠났습니다.

1950년대 185만 명이던 인구가 지금은 71만명이 됐습니다.

40%도 안되는 수준이죠.

시의 재정, 세금수입도 당연히 줄게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자 시 재정은 파탄위기에 몰립니다.

그런데도 시 정부는 모노 레일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한다며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막대한 자금은 모두 지방채 발행, 빚을 내 썼습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에게 지급하는 공공연금은 재정이 좋을 때 책정한 금액 그대로 지불했습니다.

특히 일자리가 없어지다보니 퇴직 공무원이 일하는 공무원보다 2배나 많아져

퇴직연금 부담이 막대하게 늘어났죠.

시의 부채 절반이 공공연금 채무인 이유죠, 이런 상황, 공공연금 문제는 디트로이트만의 일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재정 적자로 파산 보호를 신청한 지자체가 60여 곳인데, 대부분 이런 공공연금의 덫에 갇혀있습니다.

<리포트>

미국에서 범죄율이 세번째로 높은 도시, 오클랜드..

지난해에도 살인, 절도 등의 범죄가 25%나 늘었지만 경찰관은 100명이 줄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공립 학교 37곳을 한꺼번에 폐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지자체는 공공연금 부담이 너무 커져 이렇게라도 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샌타페이와 뉴멕시코는 공공연금으로 인한 빚이 시 수입의 6배, 버지니아는 5.9배, 라스베이거스도 5.5배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

지자체들은 이를 토대로 퇴직 당시 급여액 대부분을 사망 때까지 지급하는 공공연금을 고쳐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린다 톰슨(해리스버그 시장)

하지만 공무원 노조는 방만한 재정운영이 더 큰 원인인데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합니다.

<인터뷰> 애드워드 맥닐(공무원 노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도시마다 이런 논쟁은 가열되고, 미국 사회의 고민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