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생·전 사돈이 대납?…우여곡절 합의 막후

입력 2013.08.22 (06:14) 수정 2013.08.2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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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거액의 추징금을 왜 노태우 전 대통령 본인이 아닌 동생과 전 사돈이 대신 내게 됐을까요.

여기에는 복잡한 뒷사정이 있었습니다.

검찰의 중재 아래 비밀리에 진행된 합의 과정을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직 대통령과 그의 동생, 그리고 한때 사돈이었던 또다른 인물.

이들은 20여년 전 노태우 비자금으로 얽힙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인 1988년과 1991년 동생 재우 씨에게 비자금 120억 원을 맡기고, 이 돈은 냉장업체의 설립 자금이 됩니다.

신명수 씨에게도 1990년에 비자금 230억 원을 건넵니다.

신 씨는 이 돈을 대형 빌딩 구입 등에 썼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남은 추징금 230억여 원을 내기 위해 비자금을 돌려 받겠다고 고집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아들 노재헌 씨도 수백억 대의 자산가로 알려져, '노태우 비자금'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추징금을 서로 못 내겠다고 오랫동안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상황은 지난해부터 변합니다.

지난해 6월, 신명수씨는 노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검찰에 진정 당하면서 비자금 반환을 압박받았습니다.

동생 노재우 씨도 비자금 일부를 노 전 대통령에게 돌려주라는 판결을 잇따라 받습니다.

또, '전두환 추징법'이 발효되면서 노재헌 씨 등 노태우 일가 역시 전 전 대통령 처럼 전방위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결국 세 사람은 지난 5월 물밑 합의를 시작했고, 검찰도 '전두환 추징금'을 압박하기 위해 노태우 추징금 완납을 유도하는 중재자 역할을 이례적으로 자임했습니다.

16년 넘게 끌어온 노태우 추징금은 3자 합의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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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동생·전 사돈이 대납?…우여곡절 합의 막후
    • 입력 2013-08-22 06:16:01
    • 수정2013-08-22 07: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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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거액의 추징금을 왜 노태우 전 대통령 본인이 아닌 동생과 전 사돈이 대신 내게 됐을까요.

여기에는 복잡한 뒷사정이 있었습니다.

검찰의 중재 아래 비밀리에 진행된 합의 과정을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직 대통령과 그의 동생, 그리고 한때 사돈이었던 또다른 인물.

이들은 20여년 전 노태우 비자금으로 얽힙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인 1988년과 1991년 동생 재우 씨에게 비자금 120억 원을 맡기고, 이 돈은 냉장업체의 설립 자금이 됩니다.

신명수 씨에게도 1990년에 비자금 230억 원을 건넵니다.

신 씨는 이 돈을 대형 빌딩 구입 등에 썼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남은 추징금 230억여 원을 내기 위해 비자금을 돌려 받겠다고 고집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아들 노재헌 씨도 수백억 대의 자산가로 알려져, '노태우 비자금'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추징금을 서로 못 내겠다고 오랫동안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상황은 지난해부터 변합니다.

지난해 6월, 신명수씨는 노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배임 혐의로 검찰에 진정 당하면서 비자금 반환을 압박받았습니다.

동생 노재우 씨도 비자금 일부를 노 전 대통령에게 돌려주라는 판결을 잇따라 받습니다.

또, '전두환 추징법'이 발효되면서 노재헌 씨 등 노태우 일가 역시 전 전 대통령 처럼 전방위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결국 세 사람은 지난 5월 물밑 합의를 시작했고, 검찰도 '전두환 추징금'을 압박하기 위해 노태우 추징금 완납을 유도하는 중재자 역할을 이례적으로 자임했습니다.

16년 넘게 끌어온 노태우 추징금은 3자 합의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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