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이산 상봉·금강산 관광 어떻게?

입력 2013.08.24 (07:50) 수정 2013.08.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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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어제 열렸는데요,

추석을 전후해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남북간에 동상이몽이 될지 아니면 신뢰를 쌓아가는 여정중인지 짚어봤습니다.

조아란 리포텁니다.

<리포트>

올해 73살의 장사인 할아버지는 6.25 전쟁 때 헤어진 형이 숨진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장사인(73세 이산가족) : "형님은 6.25 1년 전에 군입대 해가지고 그러니까 경비대 2기생이라고 그래요. 그 때 갔는데 6.25가 일어난 후에 못 봤어요."

전쟁이 끝나고 형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통보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형은 국군 포로가 돼 북한에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장사인(73세 이산가족) : "헤어진 지 50년 만에 지금 소식이 왔는데요. 중국을 통해서 왔어요. 이렇게 살아계신단 말이에요. 지금. 이게 꿈같은 얘기죠."

형이 살아있다는 소식에 신청한 이산가족 상봉 하지만 그 만남도 기약이 없습니다.

<인터뷰> 장사인(73세 이산가족) : "이북하고 이남 관계가 문제가 있으니까 어떻게 만나나.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내가 걱정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좀 지금이라도 만났으면 좋겠는데 나이가. 연세가 자꾸 들어가니까. 빨리 좀 만났으면.."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988년부터 최근까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은 12만 8천여 명.

이 중 5만 5천 9백여 명이 사망했고, 남은 7천 2만 8백여 명 중 70세 이상의 고령자는 80.3%에 달합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이산가족 1세대 남으신 분이 없으시다는 것, 점차로 줄어들고 있고 빨리 줄고 있다는 것 때문에 다른 어떤 것보다 시간의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고 또 근본적으로 어쨌든 정말 갈라졌던 가족이 만나야 된다는 절실한 이유는 어떤 경우든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것이라는 뉴스 보도 후, 대한적십자사에는 이산가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근(대한적십자사 국장) : "예전에 비해서 상봉 소식 이후에 많은 분들이 직접 찾아주시고 또 전화로 문의 전화가 많이 왔습니다. 이런 걸 보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고 이번에는 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번에는 만날 수 있을까?

이산가족 정두호 할아버지는 또 한 번 기대를 해 봅니다.

<인터뷰> 정두호(82세 이산가족) : "이번에 혹시 해서 한 번 와 본거야. 나이도 있고 이제 차례가 거의 내 차례가 온 것 같기도 한데. 난 여기 벌써 한 20년 됐을 걸, 이제 여기 신청하고, 그리고 1년에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와봐.."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10년 10월 이후 만 3년 만에 다시 이뤄질 예정입니다.

평생의 한을 이제는 풀 수 있을까..

남한의 이산가족들은 북에 있는 가족들과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도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이런 심정을 잘 아는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연계시키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 (지난 18일) : "개성공업지구 문제가 해결의 길에 들어선 오늘,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어야 하며 그것은 북남관계 개선에도 매우 유인한 것이다."

지난 18일,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인 북한은 또 다른 제안을 해 왔습니다. 바로 금강산 관광재개에 대한 회담.

조선중앙 TV (지난 18일)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에 이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온 겨레에게 또 하나의 커다란 기쁨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지난 달 개성공단 정상화 실무회담에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별도의 회담을 제안했던 북한.

우리 정부가 금강산 문제는 차후에 다시 논의하자고 하자 이번에는 이산가족 상봉 회담과 함께 또다시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을 제안한 것입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일단은 개성공단이 어느 정도 타결된 분위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 쪽에서 이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한 것에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보다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쪽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둘을 묶어서 일종의 패키지로 접근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지난 5년 동안 중단되면서 거기서 많은 외화를 벌어들였는데 그것이 이제 그동안 고갈되고 그래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해서 새로운 외화 수입원을 창출하고자 하는 그런 필요성이 커졌다고 봅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주력하는 것은 금강산과 원산, 마식령을 잇는 국제적 관광단지 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금강산 관광 사업을 재개해야만 관광 사업의 확대, 백두산이라든지 아니면 칠보산이라든지 원산이라든지 설악산이라든지 연계해서 확대해서 하는 사업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경제적 이익과 정권의 지도력, 통치의 안전성, 이런 모든 것을 봤을 때 금강산 관광 사업을 다시 열어야만 다른 남북 간에 경제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 수 있습니다. "

그러나 금강산 관광재개는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이산가족 상봉과는 달리 좀 복잡한 면이 있습니다.

먼저 북한에 막대한 달러를 지급하는 것이 유엔차원의 대북제재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정부 일각에서 북핵문제가 풀리지 않은 채로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부담입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내걸었던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 신변 안전을 위한 제도적 보장 등 3대 선결 조건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면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정부의 입장은 이 문제는 남북간에 신뢰를 쌓으면서 좀 천천히 가자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은 좀 더 적극적이고 어떻게 보면 마음이 바쁩니다.

우리정부의 3대 선결조건을 다 논의해보자고 나온 것입니다.

<녹취> 조선 중앙 TV (지난 20일) : "실무회담에서는 관광객 사건 재발방지문제, 신변안전문제, 재산문제 등 남측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협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를 두고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리는데요.

먼저 형식적인 발언일 뿐 진정성에는 회의적이라는 시각입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논의하고자 하는 주제는 과거에도 북한이 제기했던 그런 의제들이기 때문에 이 의제가 얼마나 이제 진정성을 가지고 진전된 입장을 북한이 보이느냐 이것은 역시 회담을 해 봐야만 알지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전향적이라거나 또는 기대를 갖고 우리가 북한과 대화에 나서기에는 아직은 좀 이르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반면, 금강산 관광 재개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우리 정부가, 우리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들어주면서 그렇게 해나가면서 남북 협력 사업을 확대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북한한테 경제적으로나 어떤 통치의 정당성으로나, 그리고 또 조국 통일 사업의 일환이라고 하는 것으로 정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한테도 정말 큰 유익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이고 이것이 소위 남북 간에 상생, 또는 윈윈하는 새로운 틀을 여는 그런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재개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우리 정부의 5.24조치 해제로 보이는데요.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정부가 취한 5.24 조치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간의 인적, 물적 교류를 중단하는 것이 주요내용입니다.

5.24조치 해제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행동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녹취>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지난 19일) : "5.24 조치 해지를 위해서는 이런 원인행위에 대한 국민이 납득할만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리겠습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5.24 조치의 원인 제공자로서 천안함 폭침에 대한 그런 시인과 사과, 재발 방지 이런 부분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제시해야 되고 또 하나는 6자 회담에 복귀함으로 해서 북한의 비핵화 쪽으로의 본격적인 정책 전환, 이렇게 해서 결국 국제 사회가 북한에 대해서 가하고 있는 제재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어야만 남북 간에 본격적인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 이렇게 봅니다. "

반면, 어느 정도 타협의 여지는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이명박 정부 때 일입니다만 새 박근혜 정부가 5.24 조치를 해지한다, 중단한다고 하는 그런 어떤 부담, 국내의 어떤 보수적인 여론의 질타를 받지 않으면서도 그런 명분을 유지해나가면서도 필요에 따라서 우리의 주도력이나 우리의 어떤 상황 판단을 위해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해나가는, 그런 방향성 속에서 부분적인, 계기적인 그런 방식으로 남북 간에 협력 사업을 해나가면서 5.24 조치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내부에서 북한에 대한 강온책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대화와 협력을 활성화해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이룩해 나가려는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며 대화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재개는 별개의 사안이며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우리정부의 입장이지만 이산가족상봉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금강산 관광재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남북한의 두 정권은 통일을 준비하고 그렇게 해나가기 위해서 서로 화해하고 신뢰를 형성하고, 또 그것을 해나가기 위해서 상호 협력하고 인도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해야 할 것이 두 분단 정권이 우리 남북한 주민들한테 해야 될 도리입니다. 남북한 주민들이 전쟁이나 어떤 이산의 고통에서 벗어나서 남북한이 정말로 서로 공동 번영하고, 그리고 상생할 수 있는 그런 기틀을 박근혜 정부 5년 내에, 그리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서 안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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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이산 상봉·금강산 관광 어떻게?
    • 입력 2013-08-24 08:58:03
    • 수정2013-08-26 17:55:21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어제 열렸는데요,

추석을 전후해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남북간에 동상이몽이 될지 아니면 신뢰를 쌓아가는 여정중인지 짚어봤습니다.

조아란 리포텁니다.

<리포트>

올해 73살의 장사인 할아버지는 6.25 전쟁 때 헤어진 형이 숨진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장사인(73세 이산가족) : "형님은 6.25 1년 전에 군입대 해가지고 그러니까 경비대 2기생이라고 그래요. 그 때 갔는데 6.25가 일어난 후에 못 봤어요."

전쟁이 끝나고 형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통보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형은 국군 포로가 돼 북한에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인터뷰> 장사인(73세 이산가족) : "헤어진 지 50년 만에 지금 소식이 왔는데요. 중국을 통해서 왔어요. 이렇게 살아계신단 말이에요. 지금. 이게 꿈같은 얘기죠."

형이 살아있다는 소식에 신청한 이산가족 상봉 하지만 그 만남도 기약이 없습니다.

<인터뷰> 장사인(73세 이산가족) : "이북하고 이남 관계가 문제가 있으니까 어떻게 만나나.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내가 걱정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좀 지금이라도 만났으면 좋겠는데 나이가. 연세가 자꾸 들어가니까. 빨리 좀 만났으면.."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988년부터 최근까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은 12만 8천여 명.

이 중 5만 5천 9백여 명이 사망했고, 남은 7천 2만 8백여 명 중 70세 이상의 고령자는 80.3%에 달합니다.

<인터뷰>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이산가족 1세대 남으신 분이 없으시다는 것, 점차로 줄어들고 있고 빨리 줄고 있다는 것 때문에 다른 어떤 것보다 시간의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고 또 근본적으로 어쨌든 정말 갈라졌던 가족이 만나야 된다는 절실한 이유는 어떤 경우든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것이라는 뉴스 보도 후, 대한적십자사에는 이산가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근(대한적십자사 국장) : "예전에 비해서 상봉 소식 이후에 많은 분들이 직접 찾아주시고 또 전화로 문의 전화가 많이 왔습니다. 이런 걸 보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고 이번에는 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번에는 만날 수 있을까?

이산가족 정두호 할아버지는 또 한 번 기대를 해 봅니다.

<인터뷰> 정두호(82세 이산가족) : "이번에 혹시 해서 한 번 와 본거야. 나이도 있고 이제 차례가 거의 내 차례가 온 것 같기도 한데. 난 여기 벌써 한 20년 됐을 걸, 이제 여기 신청하고, 그리고 1년에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와봐.."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10년 10월 이후 만 3년 만에 다시 이뤄질 예정입니다.

평생의 한을 이제는 풀 수 있을까..

남한의 이산가족들은 북에 있는 가족들과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도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이런 심정을 잘 아는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연계시키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 (지난 18일) : "개성공업지구 문제가 해결의 길에 들어선 오늘,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어야 하며 그것은 북남관계 개선에도 매우 유인한 것이다."

지난 18일,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인 북한은 또 다른 제안을 해 왔습니다. 바로 금강산 관광재개에 대한 회담.

조선중앙 TV (지난 18일)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에 이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온 겨레에게 또 하나의 커다란 기쁨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지난 달 개성공단 정상화 실무회담에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별도의 회담을 제안했던 북한.

우리 정부가 금강산 문제는 차후에 다시 논의하자고 하자 이번에는 이산가족 상봉 회담과 함께 또다시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을 제안한 것입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일단은 개성공단이 어느 정도 타결된 분위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 쪽에서 이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한 것에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보다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쪽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둘을 묶어서 일종의 패키지로 접근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지난 5년 동안 중단되면서 거기서 많은 외화를 벌어들였는데 그것이 이제 그동안 고갈되고 그래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해서 새로운 외화 수입원을 창출하고자 하는 그런 필요성이 커졌다고 봅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주력하는 것은 금강산과 원산, 마식령을 잇는 국제적 관광단지 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금강산 관광 사업을 재개해야만 관광 사업의 확대, 백두산이라든지 아니면 칠보산이라든지 원산이라든지 설악산이라든지 연계해서 확대해서 하는 사업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경제적 이익과 정권의 지도력, 통치의 안전성, 이런 모든 것을 봤을 때 금강산 관광 사업을 다시 열어야만 다른 남북 간에 경제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 수 있습니다. "

그러나 금강산 관광재개는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이산가족 상봉과는 달리 좀 복잡한 면이 있습니다.

먼저 북한에 막대한 달러를 지급하는 것이 유엔차원의 대북제재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정부 일각에서 북핵문제가 풀리지 않은 채로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부담입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내걸었던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 신변 안전을 위한 제도적 보장 등 3대 선결 조건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면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정부의 입장은 이 문제는 남북간에 신뢰를 쌓으면서 좀 천천히 가자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은 좀 더 적극적이고 어떻게 보면 마음이 바쁩니다.

우리정부의 3대 선결조건을 다 논의해보자고 나온 것입니다.

<녹취> 조선 중앙 TV (지난 20일) : "실무회담에서는 관광객 사건 재발방지문제, 신변안전문제, 재산문제 등 남측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협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를 두고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리는데요.

먼저 형식적인 발언일 뿐 진정성에는 회의적이라는 시각입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논의하고자 하는 주제는 과거에도 북한이 제기했던 그런 의제들이기 때문에 이 의제가 얼마나 이제 진정성을 가지고 진전된 입장을 북한이 보이느냐 이것은 역시 회담을 해 봐야만 알지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전향적이라거나 또는 기대를 갖고 우리가 북한과 대화에 나서기에는 아직은 좀 이르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반면, 금강산 관광 재개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우리 정부가, 우리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들어주면서 그렇게 해나가면서 남북 협력 사업을 확대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북한한테 경제적으로나 어떤 통치의 정당성으로나, 그리고 또 조국 통일 사업의 일환이라고 하는 것으로 정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한테도 정말 큰 유익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이고 이것이 소위 남북 간에 상생, 또는 윈윈하는 새로운 틀을 여는 그런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재개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우리 정부의 5.24조치 해제로 보이는데요.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정부가 취한 5.24 조치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간의 인적, 물적 교류를 중단하는 것이 주요내용입니다.

5.24조치 해제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행동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녹취>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지난 19일) : "5.24 조치 해지를 위해서는 이런 원인행위에 대한 국민이 납득할만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리겠습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5.24 조치의 원인 제공자로서 천안함 폭침에 대한 그런 시인과 사과, 재발 방지 이런 부분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제시해야 되고 또 하나는 6자 회담에 복귀함으로 해서 북한의 비핵화 쪽으로의 본격적인 정책 전환, 이렇게 해서 결국 국제 사회가 북한에 대해서 가하고 있는 제재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어야만 남북 간에 본격적인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 이렇게 봅니다. "

반면, 어느 정도 타협의 여지는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이명박 정부 때 일입니다만 새 박근혜 정부가 5.24 조치를 해지한다, 중단한다고 하는 그런 어떤 부담, 국내의 어떤 보수적인 여론의 질타를 받지 않으면서도 그런 명분을 유지해나가면서도 필요에 따라서 우리의 주도력이나 우리의 어떤 상황 판단을 위해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해나가는, 그런 방향성 속에서 부분적인, 계기적인 그런 방식으로 남북 간에 협력 사업을 해나가면서 5.24 조치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내부에서 북한에 대한 강온책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대화와 협력을 활성화해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을 이룩해 나가려는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며 대화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재개는 별개의 사안이며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우리정부의 입장이지만 이산가족상봉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금강산 관광재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남북한의 두 정권은 통일을 준비하고 그렇게 해나가기 위해서 서로 화해하고 신뢰를 형성하고, 또 그것을 해나가기 위해서 상호 협력하고 인도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해야 할 것이 두 분단 정권이 우리 남북한 주민들한테 해야 될 도리입니다. 남북한 주민들이 전쟁이나 어떤 이산의 고통에서 벗어나서 남북한이 정말로 서로 공동 번영하고, 그리고 상생할 수 있는 그런 기틀을 박근혜 정부 5년 내에, 그리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서 안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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