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황금알 낳는 거위, 축제의 경제학

입력 2013.09.04 (00:09) 수정 2013.09.0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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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년 8월.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열리는 전 세계인의 예술축제,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이 지난 주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녹취> "모든 게 정말 환상적이예요!"

<녹취> "이곳으로 오세요! 즐거울 거예요!"

세계 각지의 뉴스를 전하다 보면 이처럼 우리 눈에도 익숙한 국제적인 축제가 거의 매달 열리는 것 같은데요.

이런 축제 중에서는 작은 도시에서 시작돼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킨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런 축제들이 경제적 효과는 물론 국가 이미지까지 크게 높여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요.

이런 축제의 성공 비결은 뭐였을까요?

오늘은 세계적인 축제와 성공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유원중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에든버러 축제가 지난주에 끝났죠?

올해도 성황리에 열렸다고 하던데요. 분위기가 어땠나요?

<답변> 전 세계에서 온 예술가와 이를 보기 위해 몰린 관광객들까지, 작은 도시가 그야말로 미어 터질 것 같았다고 합니다.

에든버러 축제는 올해로 예순 일곱번째를 맞았는데요.

이번 주제는 '예술과 기술'이었다고 하는군요.

축제의 주무대인 에든버러 시내 하이스트리트에서는 많은 인파가 몰려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고 축제를 함께 즐겼습니다.

3주 정도 계속되는 축제기간에만 무려 3천개의 공연이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데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신진 예술가들의 연극, 음악 작품들이 런던이나 브로드웨이 등 세계로 진출하기 전에 먼저 선을 보여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시험장이 되기도 합니다.

<질문> 사실 에든버러가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닌데요...

축제기간 만큼은 이곳이 세계 공연계의 메카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에딘버러 축제 어떻게 만들어진 거죠?

<답변> 네, 사실 에든버러는 인구 45만 명의 중소도시에 불과한데요.

하지만 매년 축제기간에만 무려 250만 명이 몰려오고요.

한 해 천 3백만 명이 찾아오는 세계 공연 문화의 수도가 됐습니다.

<인터뷰> 케이스 메인랜드(에든버러 축제 프린지 총감독) : "예술인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 옵니다. 그들은 이 곳에서 최신 흐름을 접하고 스스로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에든버러 축제는 2차 세계 대전 직후인 1947년, 전쟁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하기 위해 시작됐다고 합니다.

에든버러 시와 마을 주민들이 단합해 초기의 전통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지금은 영국은 물론 세계적인 문화 부흥을 이끄는 축제로 발돋움했습니다.

<질문> 세계적인 축제라고 해서 꼭 대도시가 유치하는 건 아니죠?

이렇게 작은 도시지만 국제적인 전통을 자랑하는 축제가 꽤 되죠?

<답변> 요즘엔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이런 축제들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많던데요.

축제 문화가 약한 우리나라 입장에선 참 부러운 모습이죠.

에든버러 축제를 지금 보시는 화면은 전 세계 10대 축제가 열리는 장소입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의 삼바 카니발 유명하죠?

이달 말 열리는 뮌헨 맥주 페스티벌도 세계적인 축제죠.

하지만 에든버러 처럼 일본 삿포로의 눈축제와 멕시코의 세르반티노 축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등은 오히려 축제로 그 존재감을 알린 중소도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 곳은 스페인 발렌시아의 한적한 시골마을 부뇰이라고 하는 곳인데요.

인구가 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시골마을이지만 매년 8월이 되면 세계 각지에서 4만 명이 몰리는 토마토 축제로 유명한 곳이죠.

시청자 분들도 가끔씩 보셨을 화면일 텐데요.

토마토 축제는 1944년, 토마토 값이 폭락한 것에 분노한 농민들이 시의원들에게 분풀이로 토마토를 던진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약 120톤의 토마토를 거리에 쏟아 놓고 마을 주민과 관광객들이 토마토를 서로에게 던지며 즐기는 축제로 발전했습니다.

<녹취> 파비스 마르쿠스(관광객) :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당신은 스페인에서 이런 독특한 경험을 해본 적 있나요?"

프랑스 연극 축제가 열리는 아비뇽 역시, 프랑스 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인구 10만의 소규모 도시지만 축제기간에는 이 도시 인구에 해당하는 1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옵니다.

인구도 적고 특별한 관광자원도 없는 소도시들이지만 지역의 독특한 축제를 바탕으로 전통 있고 세계적인 축제로 키운 사례는 많습니다.

<질문> 과거 우리나라도 고려 팔관회와 같은 행사에는 멀리 아라비아 상인들까지 왔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막상 이런 축제를 하나 만드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닌데요.

이런 성공한 축제의 비결은 뭔가요?

<답변> 축제라는 게 일종의 문화행사인데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관이 주도를 해서는 결국 성공시키기 힘든 것이죠.

앞서 말씀드린 축제들이 대부분은 수십년 이상 지속된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요.

처음부터 국제적인 축제로 시작된 건 아니고 지역주민이나 문화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작게 시작한 것이 해가 쌓이고 내용이 점점 보강되면서 어느새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한 것입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스위스의 샤또데라는 아주 한적한 마을인데요.

매년 1월 열리는 국제 열기구 축제 기간엔 이처럼 관광객으로 활기를 띕니다.

이 축제는 1999년 3월, 스위스 탐험가 피카르가 이 곳에서 시작해서 처음으로 세계 일주를 하는데 성공하자 민간 주도로 열기구 재단이 만들어지고
축제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올해로 14년째 이어지는 이 행사도 곧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합니다.

<질문> 페스티발, 카니발, 축제.

그냥 즐기고 구경하는 행사 같지만 그와 더불어 경제적인 효과도 대단하다고 하죠?

국가나 그 지역이 이미지를 높인 효과까지 따지면 금액으로 환산하기도 힘들텐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에든버러 축제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는 1억 3500만 파운드, 우리 돈 2,500억 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독일의 맥주축제는 전 세계에서 700만 명이 찾아와 600만ℓ의 맥주와 70만 마리의 닭, 100마리의 소가 소비돼 축제 수익만도 2천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세계적 축제를 만들기 위해 정부차원의 지원은 필수지만 그 시작은 문화예술인 또는 지역주민의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에서 시작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디터 레이터(옥토페스트 관리자) : "축제에 많은 사람들이 온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방문객들이 더 많이 즐기고 행복한 기분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작은 규모라도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중요한데요.

우리나라도 전국적으로 8백개가 넘는 축제가 있다고 하는데요.

몇몇 축제를 제외하곤 지방정부의 예산만 축내면서 민속장터처럼 장삿속으로 끝나는 비슷비슷한 축제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세계의 축제를 연구하면서 그야말로 독창적인 콘텐츠로 세계인을 불러들일 수 있는 축제를 만들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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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황금알 낳는 거위, 축제의 경제학
    • 입력 2013-09-04 07:36:51
    • 수정2013-09-04 07:56:11
    글로벌24
<앵커 멘트>

매년 8월.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열리는 전 세계인의 예술축제,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이 지난 주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녹취> "모든 게 정말 환상적이예요!"

<녹취> "이곳으로 오세요! 즐거울 거예요!"

세계 각지의 뉴스를 전하다 보면 이처럼 우리 눈에도 익숙한 국제적인 축제가 거의 매달 열리는 것 같은데요.

이런 축제 중에서는 작은 도시에서 시작돼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킨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런 축제들이 경제적 효과는 물론 국가 이미지까지 크게 높여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요.

이런 축제의 성공 비결은 뭐였을까요?

오늘은 세계적인 축제와 성공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유원중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에든버러 축제가 지난주에 끝났죠?

올해도 성황리에 열렸다고 하던데요. 분위기가 어땠나요?

<답변> 전 세계에서 온 예술가와 이를 보기 위해 몰린 관광객들까지, 작은 도시가 그야말로 미어 터질 것 같았다고 합니다.

에든버러 축제는 올해로 예순 일곱번째를 맞았는데요.

이번 주제는 '예술과 기술'이었다고 하는군요.

축제의 주무대인 에든버러 시내 하이스트리트에서는 많은 인파가 몰려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고 축제를 함께 즐겼습니다.

3주 정도 계속되는 축제기간에만 무려 3천개의 공연이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데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신진 예술가들의 연극, 음악 작품들이 런던이나 브로드웨이 등 세계로 진출하기 전에 먼저 선을 보여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시험장이 되기도 합니다.

<질문> 사실 에든버러가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닌데요...

축제기간 만큼은 이곳이 세계 공연계의 메카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에딘버러 축제 어떻게 만들어진 거죠?

<답변> 네, 사실 에든버러는 인구 45만 명의 중소도시에 불과한데요.

하지만 매년 축제기간에만 무려 250만 명이 몰려오고요.

한 해 천 3백만 명이 찾아오는 세계 공연 문화의 수도가 됐습니다.

<인터뷰> 케이스 메인랜드(에든버러 축제 프린지 총감독) : "예술인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 옵니다. 그들은 이 곳에서 최신 흐름을 접하고 스스로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에든버러 축제는 2차 세계 대전 직후인 1947년, 전쟁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하기 위해 시작됐다고 합니다.

에든버러 시와 마을 주민들이 단합해 초기의 전통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지금은 영국은 물론 세계적인 문화 부흥을 이끄는 축제로 발돋움했습니다.

<질문> 세계적인 축제라고 해서 꼭 대도시가 유치하는 건 아니죠?

이렇게 작은 도시지만 국제적인 전통을 자랑하는 축제가 꽤 되죠?

<답변> 요즘엔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이런 축제들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많던데요.

축제 문화가 약한 우리나라 입장에선 참 부러운 모습이죠.

에든버러 축제를 지금 보시는 화면은 전 세계 10대 축제가 열리는 장소입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의 삼바 카니발 유명하죠?

이달 말 열리는 뮌헨 맥주 페스티벌도 세계적인 축제죠.

하지만 에든버러 처럼 일본 삿포로의 눈축제와 멕시코의 세르반티노 축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등은 오히려 축제로 그 존재감을 알린 중소도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 곳은 스페인 발렌시아의 한적한 시골마을 부뇰이라고 하는 곳인데요.

인구가 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시골마을이지만 매년 8월이 되면 세계 각지에서 4만 명이 몰리는 토마토 축제로 유명한 곳이죠.

시청자 분들도 가끔씩 보셨을 화면일 텐데요.

토마토 축제는 1944년, 토마토 값이 폭락한 것에 분노한 농민들이 시의원들에게 분풀이로 토마토를 던진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약 120톤의 토마토를 거리에 쏟아 놓고 마을 주민과 관광객들이 토마토를 서로에게 던지며 즐기는 축제로 발전했습니다.

<녹취> 파비스 마르쿠스(관광객) :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당신은 스페인에서 이런 독특한 경험을 해본 적 있나요?"

프랑스 연극 축제가 열리는 아비뇽 역시, 프랑스 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인구 10만의 소규모 도시지만 축제기간에는 이 도시 인구에 해당하는 1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옵니다.

인구도 적고 특별한 관광자원도 없는 소도시들이지만 지역의 독특한 축제를 바탕으로 전통 있고 세계적인 축제로 키운 사례는 많습니다.

<질문> 과거 우리나라도 고려 팔관회와 같은 행사에는 멀리 아라비아 상인들까지 왔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막상 이런 축제를 하나 만드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닌데요.

이런 성공한 축제의 비결은 뭔가요?

<답변> 축제라는 게 일종의 문화행사인데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관이 주도를 해서는 결국 성공시키기 힘든 것이죠.

앞서 말씀드린 축제들이 대부분은 수십년 이상 지속된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요.

처음부터 국제적인 축제로 시작된 건 아니고 지역주민이나 문화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작게 시작한 것이 해가 쌓이고 내용이 점점 보강되면서 어느새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한 것입니다.

지금 보시는 곳은 스위스의 샤또데라는 아주 한적한 마을인데요.

매년 1월 열리는 국제 열기구 축제 기간엔 이처럼 관광객으로 활기를 띕니다.

이 축제는 1999년 3월, 스위스 탐험가 피카르가 이 곳에서 시작해서 처음으로 세계 일주를 하는데 성공하자 민간 주도로 열기구 재단이 만들어지고
축제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올해로 14년째 이어지는 이 행사도 곧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합니다.

<질문> 페스티발, 카니발, 축제.

그냥 즐기고 구경하는 행사 같지만 그와 더불어 경제적인 효과도 대단하다고 하죠?

국가나 그 지역이 이미지를 높인 효과까지 따지면 금액으로 환산하기도 힘들텐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에든버러 축제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는 1억 3500만 파운드, 우리 돈 2,500억 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독일의 맥주축제는 전 세계에서 700만 명이 찾아와 600만ℓ의 맥주와 70만 마리의 닭, 100마리의 소가 소비돼 축제 수익만도 2천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세계적 축제를 만들기 위해 정부차원의 지원은 필수지만 그 시작은 문화예술인 또는 지역주민의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에서 시작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디터 레이터(옥토페스트 관리자) : "축제에 많은 사람들이 온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방문객들이 더 많이 즐기고 행복한 기분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작은 규모라도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중요한데요.

우리나라도 전국적으로 8백개가 넘는 축제가 있다고 하는데요.

몇몇 축제를 제외하곤 지방정부의 예산만 축내면서 민속장터처럼 장삿속으로 끝나는 비슷비슷한 축제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세계의 축제를 연구하면서 그야말로 독창적인 콘텐츠로 세계인을 불러들일 수 있는 축제를 만들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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