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 “박정은 공백 메우는 게 제 임무죠”

입력 2013.09.04 (08:09) 수정 2013.09.0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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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박정은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가 할 일 아닐까요?"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박정은(36) 자신의 말이다.

여자프로농구 2012-2013시즌이 끝난 뒤 은퇴한 박정은은 선수 때 뛰던 용인 삼성생명 코치로 변신, 지도자로 첫발을 내딛는 중이다.

현역 시절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하며 '명품 포워드'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 그였기에 삼성생명은 박정은의 빈자리를 잘 메워야만 11월 개막하는 2013-2014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3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과 일본 덴소와의 연습 경기가 끝난 뒤 만난 박정은 코치에게 "그래도 은퇴했는데 아무런 표가 안 나면 서운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박 코치는 "솔직히 저도 사람인데 제가 은퇴하고 나서 이 팀의 코치를 맡지 않았다면 '아, 박정은 빈자리가 크네'라는 이야기에 조금 기분이 좋을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정색을 하며 "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요만큼도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새내기 지도자 박정은 코치가 '명품 포워드' 박정은의 빈자리를 메우는 싸움을 시작한 셈이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지도자로 변신한 박 코치는 선수 때와는 많이 달라진 생활을 벌써 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는 18살 차이가 나는 신입 선수들도 저한테 '언니'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감독님께서 '코치님이라고 불러라'고 정리해주셔서 호칭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호칭만 달라진 것은 물론 아니다.

강원도 태백 전지훈련을 갔을 때도 그는 달라진 자신의 위치를 실감했다고 한다.

"선수 때는 자기 한 몸 힘든 것인데 코치가 되고 나니 몸이 힘든 것은 물론이고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다 챙겨야 해서 신경 쓸 일이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은 '가르치는 지도자'보다 '배우는 지도자' 쪽에 가깝다는 것이 박 코치의 말이다.

삼성생명은 박 코치 위로 이호근 감독, 정상일 코치, 커크 콜리어 코치 등이 함께 코칭스태프를 이루고 있다.

'막내 코치'인 박 코치는 "세 분 모두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 정말 선수일 때와는 또 다르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삼성생명에서 '선수 박정은'을 인터뷰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번에는 "막내 코치인데 눈치 보이게 무슨 인터뷰냐"고 사양할 정도로 '스타 의식'을 버리고 궂은일을 전담하는 신참 지도자로 확실히 변신해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팀마다 여성 코치가 포진한 것이 특색이다.

지난 시즌 춘천 우리은행의 우승을 일군 전주원 코치를 비롯해 유영주(KDB생명), 정선민(국가대표), 김지윤(신한은행), 박선영(국민은행) 코치 등이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박 코치는 "경쟁 관계이기도 하지만 사실 모두 책임이 막중한 사람들"이라며 "지금 우리가 어떻게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후배들이 앞으로 지도자가 되는 길이 넓어질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원 언니가 잘 끌어주고 계시고 또 이번 시즌에 다른 여성 코치들이 많이 생겨서 의지가 된다"며 "경쟁이기도 하지만 함께 돕는 동업자"라고 말했다.

은퇴식은 시즌 개막 후 첫 홈 경기 때로 예정돼 있다.

다음 시즌 일정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첫 홈 경기는 11월11일이다. 공교롭게도 박 코치의 현역 시절 등번호 11번이 영구 결번되는 은퇴식을 하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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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은 “박정은 공백 메우는 게 제 임무죠”
    • 입력 2013-09-04 08:09:28
    • 수정2013-09-04 09:11:41
    연합뉴스
"은퇴한 박정은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가 할 일 아닐까요?"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박정은(36) 자신의 말이다.

여자프로농구 2012-2013시즌이 끝난 뒤 은퇴한 박정은은 선수 때 뛰던 용인 삼성생명 코치로 변신, 지도자로 첫발을 내딛는 중이다.

현역 시절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하며 '명품 포워드'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 그였기에 삼성생명은 박정은의 빈자리를 잘 메워야만 11월 개막하는 2013-2014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3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과 일본 덴소와의 연습 경기가 끝난 뒤 만난 박정은 코치에게 "그래도 은퇴했는데 아무런 표가 안 나면 서운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박 코치는 "솔직히 저도 사람인데 제가 은퇴하고 나서 이 팀의 코치를 맡지 않았다면 '아, 박정은 빈자리가 크네'라는 이야기에 조금 기분이 좋을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정색을 하며 "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요만큼도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새내기 지도자 박정은 코치가 '명품 포워드' 박정은의 빈자리를 메우는 싸움을 시작한 셈이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지도자로 변신한 박 코치는 선수 때와는 많이 달라진 생활을 벌써 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는 18살 차이가 나는 신입 선수들도 저한테 '언니'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감독님께서 '코치님이라고 불러라'고 정리해주셔서 호칭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호칭만 달라진 것은 물론 아니다.

강원도 태백 전지훈련을 갔을 때도 그는 달라진 자신의 위치를 실감했다고 한다.

"선수 때는 자기 한 몸 힘든 것인데 코치가 되고 나니 몸이 힘든 것은 물론이고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다 챙겨야 해서 신경 쓸 일이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은 '가르치는 지도자'보다 '배우는 지도자' 쪽에 가깝다는 것이 박 코치의 말이다.

삼성생명은 박 코치 위로 이호근 감독, 정상일 코치, 커크 콜리어 코치 등이 함께 코칭스태프를 이루고 있다.

'막내 코치'인 박 코치는 "세 분 모두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 정말 선수일 때와는 또 다르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삼성생명에서 '선수 박정은'을 인터뷰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번에는 "막내 코치인데 눈치 보이게 무슨 인터뷰냐"고 사양할 정도로 '스타 의식'을 버리고 궂은일을 전담하는 신참 지도자로 확실히 변신해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팀마다 여성 코치가 포진한 것이 특색이다.

지난 시즌 춘천 우리은행의 우승을 일군 전주원 코치를 비롯해 유영주(KDB생명), 정선민(국가대표), 김지윤(신한은행), 박선영(국민은행) 코치 등이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박 코치는 "경쟁 관계이기도 하지만 사실 모두 책임이 막중한 사람들"이라며 "지금 우리가 어떻게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후배들이 앞으로 지도자가 되는 길이 넓어질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원 언니가 잘 끌어주고 계시고 또 이번 시즌에 다른 여성 코치들이 많이 생겨서 의지가 된다"며 "경쟁이기도 하지만 함께 돕는 동업자"라고 말했다.

은퇴식은 시즌 개막 후 첫 홈 경기 때로 예정돼 있다.

다음 시즌 일정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첫 홈 경기는 11월11일이다. 공교롭게도 박 코치의 현역 시절 등번호 11번이 영구 결번되는 은퇴식을 하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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