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보험사 경영 상태 악화…임직원은 ‘고액 연봉’
입력 2013.09.05 (06:14) 연합뉴스
국내 보험사들은 경기 불황 장기화에 부실 경영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음에도 매년 고액 연봉 잔치를 벌여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 보험사의 방만한 모습은 1997년 일본 생명보험사들이 연쇄 도산 전에 보였던 행태와 비슷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국내 일부 손해보험사들은 자본 잠식 상태이거나 적자 행진을 벌이고 있어 위험 수위에 이른 상황이다.

금융감독 당국이 5일 보험사에 여유 자금을 충분히 축적하고 과도한 연봉 체계와 군살이 낀 조직을 과감히 정비하라고 강력히 지도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보험사 지급 여력 급락…순익은 반토막

보험사의 체력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게 지급여력비율(RBC)이다. RBC는 순자산을 책임준비금(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으로 나눈 것으로 보험사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저금리와 저성장이라는 악재를 버텨내지 못하면서 보험사의 이 지표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현재 보험사의 RBC는 273.7%로 전분기의 307.8%보다 34.1% 포인트 하락했다. 생명보험사 RBC는 277.7%로 39.8% 포인트, 손해보험사 RBC는 264.3%로 20.6% 포인트가 각각 떨어졌다.

보험사는 보험업법에 따라 RBC를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 위기 등을 대비해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는 현대하이카의 RBC가 135.6%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화손해보험(147.1%), 흥국화재(159.1%)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형 손보사 중에는 LIG손해보험( 165.7%), 현대해상(189.6%)의 RBC가 200%를 넘지 못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의 RBC는 154.6%로 생보사 중 최악이었다. KB생명(155.9%), KDB생명(159.5%)도 좋지 않았다. 400%가 넘었던 삼성생명의 RBC도 334.8%로 급락했다.

보험사 실적도 엉망이다.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4천38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6.1% 줄었다. 자동차 보험은 같은 기간 263억원 흑자에서 1천76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손보사의 2012회계연도 보험영업 손익은 2조564억원 적자였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마저 6천146억원의 보험영업 적자를 냈을 정도다.

생보사는 신규 고객이 내는 초회 보험료는 2013회계연도 1분기에 3조3천279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조2천344억원보다 27.1% 급감했다.

생보사의 2012회계연도 보험 관련 손익은 18조7천19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생·손보사는 천문학적인 보험영업 적자를 투자 수익을 메우고 있으나 자산운용 수익률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보험사 대규모 금융사고에 고객 기만까지

보험사의 내부 통제 시스템도 곳곳에서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한화손보는 해킹에 의해 15만7천901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고와 관련해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고객 수를 기준으로 하면 11만9천322명에 달했다.

한화보험은 당시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메리츠화재도 최근 16만3천925명 고객의 정보가 직원에 의해 외부로 유출됐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메리츠화재에 대한 종합 감사를 통해 징계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고객 정보 유출에도 신속한 보고를 미루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금감원은 고객 정보 관리를 비롯해 정보통신(IT) 전반에 대해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테마검사에서 신한생명, 푸르덴셜생명, PCA생명이 전자금융감독규정을 어긴 사실을 적발해 실무자에 주의처분을 내린 바 있다.

고객을 속여 장사하는 관행도 여전하다.

금감원은 최근 기존 보험 계약이 끝나가는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에 유리하게 새로운 보험 가입을 유도한 흥국생명과 알리안츠생명, KDB생명에 중징계를 내렸다.

기존 고객의 보험 계약이 만료되면 신·구 보험 계약의 차이점을 설명해주지 않고 적당히 둘러대면서 기존보다 나쁜 조건의 계약으로 갈아타게 하는 수법으로 이용됐다.

지난 6월에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한화손해보험이 이동 통신사와 휴대전화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금감원에 제출한 보험상품과 다르게 계약을 했음에도 변경 사항이 반영된 보험 상품을 신고하지 않다가 적발됐다.

금융소비자원은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동부화재, 한화손보, 보험개발원이 보험료를 부당하게 산출해 고객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됐다면서 피해자들을 모아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피해자만 최소 50여만명으로 추정된다.
  • 보험사 경영 상태 악화…임직원은 ‘고액 연봉’
    • 입력 2013-09-05 06:14:22
    연합뉴스
국내 보험사들은 경기 불황 장기화에 부실 경영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음에도 매년 고액 연봉 잔치를 벌여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 보험사의 방만한 모습은 1997년 일본 생명보험사들이 연쇄 도산 전에 보였던 행태와 비슷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국내 일부 손해보험사들은 자본 잠식 상태이거나 적자 행진을 벌이고 있어 위험 수위에 이른 상황이다.

금융감독 당국이 5일 보험사에 여유 자금을 충분히 축적하고 과도한 연봉 체계와 군살이 낀 조직을 과감히 정비하라고 강력히 지도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보험사 지급 여력 급락…순익은 반토막

보험사의 체력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게 지급여력비율(RBC)이다. RBC는 순자산을 책임준비금(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으로 나눈 것으로 보험사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저금리와 저성장이라는 악재를 버텨내지 못하면서 보험사의 이 지표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현재 보험사의 RBC는 273.7%로 전분기의 307.8%보다 34.1% 포인트 하락했다. 생명보험사 RBC는 277.7%로 39.8% 포인트, 손해보험사 RBC는 264.3%로 20.6% 포인트가 각각 떨어졌다.

보험사는 보험업법에 따라 RBC를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 위기 등을 대비해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는 현대하이카의 RBC가 135.6%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화손해보험(147.1%), 흥국화재(159.1%)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형 손보사 중에는 LIG손해보험( 165.7%), 현대해상(189.6%)의 RBC가 200%를 넘지 못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의 RBC는 154.6%로 생보사 중 최악이었다. KB생명(155.9%), KDB생명(159.5%)도 좋지 않았다. 400%가 넘었던 삼성생명의 RBC도 334.8%로 급락했다.

보험사 실적도 엉망이다.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4천38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6.1% 줄었다. 자동차 보험은 같은 기간 263억원 흑자에서 1천76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손보사의 2012회계연도 보험영업 손익은 2조564억원 적자였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마저 6천146억원의 보험영업 적자를 냈을 정도다.

생보사는 신규 고객이 내는 초회 보험료는 2013회계연도 1분기에 3조3천279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조2천344억원보다 27.1% 급감했다.

생보사의 2012회계연도 보험 관련 손익은 18조7천19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생·손보사는 천문학적인 보험영업 적자를 투자 수익을 메우고 있으나 자산운용 수익률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보험사 대규모 금융사고에 고객 기만까지

보험사의 내부 통제 시스템도 곳곳에서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한화손보는 해킹에 의해 15만7천901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고와 관련해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고객 수를 기준으로 하면 11만9천322명에 달했다.

한화보험은 당시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메리츠화재도 최근 16만3천925명 고객의 정보가 직원에 의해 외부로 유출됐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메리츠화재에 대한 종합 감사를 통해 징계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고객 정보 유출에도 신속한 보고를 미루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금감원은 고객 정보 관리를 비롯해 정보통신(IT) 전반에 대해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테마검사에서 신한생명, 푸르덴셜생명, PCA생명이 전자금융감독규정을 어긴 사실을 적발해 실무자에 주의처분을 내린 바 있다.

고객을 속여 장사하는 관행도 여전하다.

금감원은 최근 기존 보험 계약이 끝나가는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에 유리하게 새로운 보험 가입을 유도한 흥국생명과 알리안츠생명, KDB생명에 중징계를 내렸다.

기존 고객의 보험 계약이 만료되면 신·구 보험 계약의 차이점을 설명해주지 않고 적당히 둘러대면서 기존보다 나쁜 조건의 계약으로 갈아타게 하는 수법으로 이용됐다.

지난 6월에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한화손해보험이 이동 통신사와 휴대전화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금감원에 제출한 보험상품과 다르게 계약을 했음에도 변경 사항이 반영된 보험 상품을 신고하지 않다가 적발됐다.

금융소비자원은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동부화재, 한화손보, 보험개발원이 보험료를 부당하게 산출해 고객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됐다면서 피해자들을 모아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피해자만 최소 50여만명으로 추정된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