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직원 억대 연봉 깎인다…오너 급여는 절반으로

입력 2013.09.05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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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 당국이 연내 보험사 성과체계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함에 따라 보험사 직원의 억대 고액 연봉이 깎일 전망이다.

특히 보험사를 좌지우지해온 오너의 수십억에 달하는 연봉을 절반 이상 깎고 경영 개입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무풍지대였던 보험사도 은행,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은 보험 순익 급감에 따른 후속 조치로 최근 보험사 성과 체계를 전면 재조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지난 7월 보험사가 성과보상체계 모범 기준을 준수하는지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전면적인 제도 정비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보험사 순익이 반 토막 난 상황에서도 임원 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까지 제1금융권인 은행 못지않은 연봉을 챙기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는 고객의 보험료를 받아 운영하는 곳인데, 불황에도 매년 꼬박꼬박 임금을 올려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임원 뿐만 아니라 보험사 전반적인 성과 체계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012회계연도 주요 보험사 남자 직원 평균 연봉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각각 1억715만원, 1억300만원으로 억대를 넘어섰다. LIG손해보험(9천836만원), 한화생명(9천700만원), 삼성생명(9천500만원), 메리츠화재(7천900만원), 동부화재(7천274만원)도 만만치 않다.

보험사가 금융권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셈이다.

그러나 억대 연봉을 받을 만큼 경영 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게 금융감독 당국의 평가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에서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순익이 반 토막 났다.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4천38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6.1% 줄었다. 자동차 보험은 같은 기간 263억원 흑자에서 1천76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생보사는 신규 고객이 내는 초회 보험료가 2013회계연도 1분기에 3조3천279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조2천344억원보다 27.1%나 급감했다. 고객이 줄고 있다는 신호다.

금융감독 당국은 보험사 오너에게도 철퇴를 내리는 분위기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겸 이사회 의장, 구자준 전 LIG손보 회장, 조정호 전 메리츠화재 회장 등에게 수십억에 달하는 연봉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지시해 최근 조정 작업을 마쳤다.

오너의 부당한 경영 간섭에 대해서도 자제를 요청했으며 자체적인 임원 성과 체계 개선도 주문했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임원 연봉이 전반적으로 문제이지만 오너라고 수십억씩 챙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 전면 시정을 요구해 최근에 모두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몽윤 회장 등 현대해상 등기임원 3명은 2012회계연도에 평균 11억7천만원, 조정호 메리츠화재 전 회장 등 메리츠화재 등기이사 2명은 평균 32억원을 각각 챙겼다. 전문경영인을 포함한 평균치이므로 오너가 실제 받은 연봉은 20억~30억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등 등기임원 3명은 평균 13억원, 신은철 한화생명 부회장 등 등기임원 2명은 평균 7억9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금융감독 당국의 강력한 압박에 2002년 이후 LIG손보를 이끌었던 구자준 회장은 최근 상임고문으로 옮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메리츠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직을 사퇴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산업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수십억원씩 챙기며 전횡을 일삼은 보험사 오너에게 금융감독 당국이 강력히 경고함에 따라 연봉을 자진해서 깎고 일선에서도 물러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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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사 직원 억대 연봉 깎인다…오너 급여는 절반으로
    • 입력 2013-09-05 06:14:22
    연합뉴스
금융감독 당국이 연내 보험사 성과체계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함에 따라 보험사 직원의 억대 고액 연봉이 깎일 전망이다. 특히 보험사를 좌지우지해온 오너의 수십억에 달하는 연봉을 절반 이상 깎고 경영 개입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무풍지대였던 보험사도 은행,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은 보험 순익 급감에 따른 후속 조치로 최근 보험사 성과 체계를 전면 재조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지난 7월 보험사가 성과보상체계 모범 기준을 준수하는지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전면적인 제도 정비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보험사 순익이 반 토막 난 상황에서도 임원 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까지 제1금융권인 은행 못지않은 연봉을 챙기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는 고객의 보험료를 받아 운영하는 곳인데, 불황에도 매년 꼬박꼬박 임금을 올려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임원 뿐만 아니라 보험사 전반적인 성과 체계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012회계연도 주요 보험사 남자 직원 평균 연봉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각각 1억715만원, 1억300만원으로 억대를 넘어섰다. LIG손해보험(9천836만원), 한화생명(9천700만원), 삼성생명(9천500만원), 메리츠화재(7천900만원), 동부화재(7천274만원)도 만만치 않다. 보험사가 금융권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셈이다. 그러나 억대 연봉을 받을 만큼 경영 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게 금융감독 당국의 평가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에서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순익이 반 토막 났다.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4천38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6.1% 줄었다. 자동차 보험은 같은 기간 263억원 흑자에서 1천76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생보사는 신규 고객이 내는 초회 보험료가 2013회계연도 1분기에 3조3천279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조2천344억원보다 27.1%나 급감했다. 고객이 줄고 있다는 신호다. 금융감독 당국은 보험사 오너에게도 철퇴를 내리는 분위기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겸 이사회 의장, 구자준 전 LIG손보 회장, 조정호 전 메리츠화재 회장 등에게 수십억에 달하는 연봉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지시해 최근 조정 작업을 마쳤다. 오너의 부당한 경영 간섭에 대해서도 자제를 요청했으며 자체적인 임원 성과 체계 개선도 주문했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보험사 임원 연봉이 전반적으로 문제이지만 오너라고 수십억씩 챙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 전면 시정을 요구해 최근에 모두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몽윤 회장 등 현대해상 등기임원 3명은 2012회계연도에 평균 11억7천만원, 조정호 메리츠화재 전 회장 등 메리츠화재 등기이사 2명은 평균 32억원을 각각 챙겼다. 전문경영인을 포함한 평균치이므로 오너가 실제 받은 연봉은 20억~30억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등 등기임원 3명은 평균 13억원, 신은철 한화생명 부회장 등 등기임원 2명은 평균 7억9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금융감독 당국의 강력한 압박에 2002년 이후 LIG손보를 이끌었던 구자준 회장은 최근 상임고문으로 옮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메리츠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직을 사퇴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산업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수십억원씩 챙기며 전횡을 일삼은 보험사 오너에게 금융감독 당국이 강력히 경고함에 따라 연봉을 자진해서 깎고 일선에서도 물러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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