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60명만 됐으면’…스키점프 2018년 꿈

입력 2013.09.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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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전국선수권대회'나 '회장배 대회'는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가리는 대회로, 권위와 규모 등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5일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 스키점프경기장에서 열린 제43회 회장배전국스키대회 및 제67회 전국스키선수권대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대회에 출전하는 스키점프 선수는 초·중·고·대·일반부를 통틀어 15명에 불과하다.

그 중 남자 초등부와 남자 고등부는 1명씩이며, 내년 소치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 된 여자부에는 중학생 선수 2명만 출전한다.

선수 수가 200∼300명쯤 되는 크로스컨트리나 알파인스키, 스노보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미미한' 숫자다.

동계체전에서는 정식종목도 시범종목도 아닌 '전시종목'으로 열린다.

2009년 영화 '국가대표'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으나 효과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대회장에서 만난 이명교 대한스키협회 스키점프위원장은 "'국가대표'의 흥행 이후 관심이 높아졌지만, 한순간에 꺼졌다"면서 "영화가 나오기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때 제대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4년 조금 넘게 남은 상황에서 평창을 빛낼 '유망주'가 나와야 하지만 현실은 전국대회 치르기도 버거운 편이다.

국가대표인 최흥철(32), 최서우(31), 강칠구(29), 김현기(30·이상 하이원리조트)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했던 점은 한국 스키점프의 현재를 고스란히 말해준다.

스키점프에서는 체력만큼이나 기술과 노련미가 중요하게 여겨지나, 언제까지 이 4명에게 '목숨을 걸 수는' 없다는 게 스키계의 중론이다.

협회가 '스키점프 캠프'를 열어 유망주 발굴에 나서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선수가 되려고 결심하기는 드물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가도 장래성이나 안전 문제 등이 걸림돌이 돼 마음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현재 어린 선수들은 스키 관계자의 자녀이거나 그들의 소개를 받아 스키점프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김진해 스키협회 부회장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모습이 위험해 보이지만 단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보신다면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아무래도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올림픽 유치를 위해 스키점프대가 세워지고 지난해에는 볼프강 하트만(독일) 감독이 부임해 선수들을 지도하는 등 주변 환경이 나아지는 점은 그래도 다행스럽다. 스키점프로 상급 학교에 진학하고 팀에 들어가는 길도 조금씩 열리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 최서우는 "외국인 감독이 오시면서 훈련 프로그램부터 확실히 달라졌다. 장비도 더 다양하게 시험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교 위원장은 "전국체전을 제대로 치르고 평창 올림픽에 나설 선수 육성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더도 말고 선수 60명만 되면 좋겠다"면서 "저변을 넓히고 관심을 두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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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 60명만 됐으면’…스키점프 2018년 꿈
    • 입력 2013-09-05 07:10:34
    연합뉴스
스포츠의 '전국선수권대회'나 '회장배 대회'는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가리는 대회로, 권위와 규모 등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5일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 스키점프경기장에서 열린 제43회 회장배전국스키대회 및 제67회 전국스키선수권대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대회에 출전하는 스키점프 선수는 초·중·고·대·일반부를 통틀어 15명에 불과하다. 그 중 남자 초등부와 남자 고등부는 1명씩이며, 내년 소치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 된 여자부에는 중학생 선수 2명만 출전한다. 선수 수가 200∼300명쯤 되는 크로스컨트리나 알파인스키, 스노보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미미한' 숫자다. 동계체전에서는 정식종목도 시범종목도 아닌 '전시종목'으로 열린다. 2009년 영화 '국가대표'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으나 효과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대회장에서 만난 이명교 대한스키협회 스키점프위원장은 "'국가대표'의 흥행 이후 관심이 높아졌지만, 한순간에 꺼졌다"면서 "영화가 나오기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때 제대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4년 조금 넘게 남은 상황에서 평창을 빛낼 '유망주'가 나와야 하지만 현실은 전국대회 치르기도 버거운 편이다. 국가대표인 최흥철(32), 최서우(31), 강칠구(29), 김현기(30·이상 하이원리조트)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했던 점은 한국 스키점프의 현재를 고스란히 말해준다. 스키점프에서는 체력만큼이나 기술과 노련미가 중요하게 여겨지나, 언제까지 이 4명에게 '목숨을 걸 수는' 없다는 게 스키계의 중론이다. 협회가 '스키점프 캠프'를 열어 유망주 발굴에 나서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선수가 되려고 결심하기는 드물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가도 장래성이나 안전 문제 등이 걸림돌이 돼 마음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현재 어린 선수들은 스키 관계자의 자녀이거나 그들의 소개를 받아 스키점프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김진해 스키협회 부회장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모습이 위험해 보이지만 단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보신다면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아무래도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올림픽 유치를 위해 스키점프대가 세워지고 지난해에는 볼프강 하트만(독일) 감독이 부임해 선수들을 지도하는 등 주변 환경이 나아지는 점은 그래도 다행스럽다. 스키점프로 상급 학교에 진학하고 팀에 들어가는 길도 조금씩 열리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 최서우는 "외국인 감독이 오시면서 훈련 프로그램부터 확실히 달라졌다. 장비도 더 다양하게 시험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교 위원장은 "전국체전을 제대로 치르고 평창 올림픽에 나설 선수 육성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더도 말고 선수 60명만 되면 좋겠다"면서 "저변을 넓히고 관심을 두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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