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관리 허술…일본 국민들도 불신

입력 2013.09.06 (23:32) 수정 2013.09.07 (00: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한국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일본 8개 현의 수산물을 수입 금지했는데요,

그런데, 이 정도 수입 금지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문제는 일본의 허술한 원산지 표시에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일본 연결합니다.

박재우 특파원!

<질문> 일본의 원산지 표시는 우리보다 훨씬 규제가 약하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일본에서 수산물은 생산지가 아닌 가공이나 포장한 지역이 원산지로 표시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실제 원산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픽 화면을 함께 보실까요?

쉽게 예를 들어 일본 후쿠시마에 접해있는 미야기현의 꽁치를 만약 홋카이도로 옮겨 포장을 한다면 이 꽁치의 원산지는 홋카이도로 표시됩니다.

우리가 이 홋카이도산 꽁치를 안심하고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이번에 수입 금지 지역에 포함된 미야기현의 꽁치를 구입한 셈입니다.

후쿠시마 지역의 어민들도 방사능 오염 때문에 조업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5km 이상 떨어진 바다인데요.

이 지역의 광어와 가자미 등에서는 지금도 1kg에 16베크렐 가량의 방사성 세슘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준치인 100베크렐보다는 낮지만 안전을 장담할 순 없습니다.

인근 바다는 물론 먼 바다와 해저 깊숙이까지 방사성 세슘이 퍼져 있는 점도 문젭니다.

도쿄대학이 원전 주변 400km를 조사한 결과, 해저 곳곳에서 수천 베크렐의 고농도 세슘이 검출됐고, 원전에서 100km나 떨어진 미야기현 해저에서도 수천 베크렐의 세슘이 측정됐습니다.

이렇게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이 얼마나, 어디로 흘러가는지 아무도 정확하게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과학적 근거에 입각하라며 오히려 우리 정부의 수입금지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질문>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데, 정작 이웃에 살고 있는 일본 소비자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일본 하면 생선회와 스시 등 수산물의 천국인데요,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아예 체념하듯이 수산물을 먹고 있지만, 상당수는 후쿠시마 주변의 수산물을 꺼리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오늘 낮에 일본 최대의 어시장인 도쿄 츠키치 시장을 찾았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직격탄을 맞았었는데, 최근에는 다시 조금씩 손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염수 유출이 부각되면서 판매량이 다시 줄어들자, 상인들의 걱정도 큽니다.

식당들도 후쿠시마 부근의 수산물은 팔지 않는다며 대응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수산물 판매량이 줄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동북 지역에서 많이 잡히는 참치와 삼치 판매량은 도쿄에서 최고 26%나 줄었습니다.

일본 수산성 집계 결과, 참치와 가다랑어 등 주요 수산물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서 올해 평균 20~30% 이상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분명하지 않은 수산물 원산지표시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에선 생선 종류와 가격만 써붙였을 뿐 어디서 잡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스시'의 경우에도 재료로 사용한 생선이 어디에서 왔는지 원산지 표시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여기다, 오염수 유출을 마지못해 인정하고, 올림픽 유치 때문에 사고가 난 지 2년 6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뒷북 대책으로 일관하는 일본 정부도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KBS 뉴스 박재웁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원산지 관리 허술…일본 국민들도 불신
    • 입력 2013-09-06 23:34:28
    • 수정2013-09-07 00:01:00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한국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일본 8개 현의 수산물을 수입 금지했는데요,

그런데, 이 정도 수입 금지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문제는 일본의 허술한 원산지 표시에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일본 연결합니다.

박재우 특파원!

<질문> 일본의 원산지 표시는 우리보다 훨씬 규제가 약하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일본에서 수산물은 생산지가 아닌 가공이나 포장한 지역이 원산지로 표시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실제 원산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픽 화면을 함께 보실까요?

쉽게 예를 들어 일본 후쿠시마에 접해있는 미야기현의 꽁치를 만약 홋카이도로 옮겨 포장을 한다면 이 꽁치의 원산지는 홋카이도로 표시됩니다.

우리가 이 홋카이도산 꽁치를 안심하고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이번에 수입 금지 지역에 포함된 미야기현의 꽁치를 구입한 셈입니다.

후쿠시마 지역의 어민들도 방사능 오염 때문에 조업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5km 이상 떨어진 바다인데요.

이 지역의 광어와 가자미 등에서는 지금도 1kg에 16베크렐 가량의 방사성 세슘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준치인 100베크렐보다는 낮지만 안전을 장담할 순 없습니다.

인근 바다는 물론 먼 바다와 해저 깊숙이까지 방사성 세슘이 퍼져 있는 점도 문젭니다.

도쿄대학이 원전 주변 400km를 조사한 결과, 해저 곳곳에서 수천 베크렐의 고농도 세슘이 검출됐고, 원전에서 100km나 떨어진 미야기현 해저에서도 수천 베크렐의 세슘이 측정됐습니다.

이렇게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이 얼마나, 어디로 흘러가는지 아무도 정확하게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과학적 근거에 입각하라며 오히려 우리 정부의 수입금지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질문>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데, 정작 이웃에 살고 있는 일본 소비자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일본 하면 생선회와 스시 등 수산물의 천국인데요,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아예 체념하듯이 수산물을 먹고 있지만, 상당수는 후쿠시마 주변의 수산물을 꺼리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오늘 낮에 일본 최대의 어시장인 도쿄 츠키치 시장을 찾았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직격탄을 맞았었는데, 최근에는 다시 조금씩 손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염수 유출이 부각되면서 판매량이 다시 줄어들자, 상인들의 걱정도 큽니다.

식당들도 후쿠시마 부근의 수산물은 팔지 않는다며 대응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수산물 판매량이 줄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동북 지역에서 많이 잡히는 참치와 삼치 판매량은 도쿄에서 최고 26%나 줄었습니다.

일본 수산성 집계 결과, 참치와 가다랑어 등 주요 수산물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서 올해 평균 20~30% 이상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분명하지 않은 수산물 원산지표시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에선 생선 종류와 가격만 써붙였을 뿐 어디서 잡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스시'의 경우에도 재료로 사용한 생선이 어디에서 왔는지 원산지 표시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여기다, 오염수 유출을 마지못해 인정하고, 올림픽 유치 때문에 사고가 난 지 2년 6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뒷북 대책으로 일관하는 일본 정부도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KBS 뉴스 박재웁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