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올림픽 개최의 ‘손익 계산서’

입력 2013.09.10 (00:12) 수정 2013.09.1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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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 각국이 총력전을 벌이면서 올림픽 유치에 뛰어드는 것은 경제적 수익이 큰 이유입니다.

물론 이미지 개선이나 국민들의 사기 진작같은 부수적인 효과도 크겠죠.

그런데 과연 역대 올림픽 개최 국가들 가운데 실제로 수익을 많이 올렸을까요?

올림픽의 손익계산서 국제부 기자와 함께 따져보겠습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앞서 도쿄특파원도 설명했지만 도쿄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가 꽤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정말 그럴까요?

<답변> 적게는 우리돈 수십조에서 많게는 천조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는 2020 도쿄 올림픽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 파급 효과가 향후 7년간 3조엔, 우리돈 33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경기장 개축 등을 포함한 토목 공사는 물론 숙박·교통·쇼핑 등의 인프라 투자 증가와 땅값 상승, 그리고 15만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다이와 증권은 이보다 훨씬 높게 잡았는데요.

올림픽이 열리기까지 관광산업이 두배로 커지고 정부의 기반시설 강화 계획에 따른 효과를 합하면 모두 150조엔, 우리돈 165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인터뷰> 무샤 료지(투자 분석가)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이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아베 총리는 자신의 경기 부양 정책, 즉 아베노믹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질문> 경제적 수익은 개최 신청 도시로서도 중요하지만 IOC 입장에서도 중요한 선정 기준이 되겠지요?

<답변> 2020 하계 올림픽 유치에 나섰던 세 도시는 각각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도쿄는 국제 대회 경험과 재정의 안전성 마드리드는 IOC 위원이 많은 유럽 국가라는 점, 이스탄불은 이슬람권으로 동서 화합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혔습니다.

반면 도쿄는 원전 오염수 누출 문제, 이스탄불은 연이은 시위 등 정정 불안, 그리고 마드리드는 재정 위기라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마드리드가 표대결에서 가장 먼저 탈락했다는 점은 경제적 능력을 IOC 위원들이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뉴욕 타임즈도 IOC가 경제불안과 정세 불안에서 자유로운 도쿄를 고르는 가장 안전한 선택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질문> 앞서 대회를 치렀던 국가들 가운데 수익을 남긴 경우가 많이 있었나요?

<답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익을 남기기 보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은 최악의 적자올림픽으로 기록됐는데요

몬트리올시는 개최비용으로 15억 달러의 예산을 썼는데 빚은 28억 달러나 됐습니다.

결국 30년만인 2006년에야 시는 부채를 청산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1984년 LA올림픽은 이례적인 흑자 올림픽이었는데요.

시당국은 건설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았고 대신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개최비용의 상당부분을 민간부문에서 마련했는데 결과적으로 3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질문> 2000년대 들어서는 어떤가요?

<답변> 점점 올림픽 개최 비용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재정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국가적인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0년 시드니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치러졌지만 기대했던 관광 수입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그리스 재정위기 원인의 하나로 꼽힙니다.

당시 약 110억 달러를 썼는데요 그때까지 최대의 올림픽 개최비용으로 인한 출혈은 이듬해 유럽위원회의 재정 감시 대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베이징은 역대 최고 액수인 440억 달러를 투입했는데 사회 간접 자본 구축에 많은 부분이 투입돼 대회 종료 후 활용도 면에서는 효과적이었다는 평입니다.

지난 런던올림픽은 경기 침체와 유로존의 재정 위기 때문에 최대한 지출을 줄였었지만 실제 총 비용은 약 4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존 매든(호주 모나쉬 대학 교수) : "경기장 신축이나 게임 자체에 많은 지출을 하는데요 (예산으로는) 운영비용 정도만 충당이 가능해서 국민 세금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밖에 2014년 월드컵 축구와 2016년 하계 올림픽을 함께 유치한 브라질에서는 체육 시설에만 신경쓰지 말고 민생도 챙기라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죠.

그래서 정부는 공공 서비스 위축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예산 배분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답변> 일본 도쿄와는 거리도 가깝고 시차도 없습니다.

그래서 대회 기간을 전후해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전지 훈련 등을 위해 외국 선수단의 방문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도쿄와 지리적 거리가 비슷한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지난 2008년에도 35개국의 선수단이 우리나라를 찾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아쉬운 점도 있는데요.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준비하던 부산의 계획은 좀 더 미뤄지게 됐습니다.

같은 대륙에서 연달아 개최하는 것을 IOC가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올림픽을 개최해도 수익을 남기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죠?

<답변> 일본도 국가 부채가 1000조엔이 넘기 때문에 올림픽에 많은 돈을 쏟아붓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기존 시설을 활용하기로 하고 대회 예산을 경쟁 도시였던 이스탄불의 3분의 1 수준으로 잡았습니다.

다만 대회가 매끄럽게 진행될 경우 얻게되는 개최 국가와 도시의 이미지 개선 효과는 돈으로 따지기 어려운 가치가 있고 그것이 적자 대회의 가능성에도 여러 도시들이 유치에 나서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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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올림픽 개최의 ‘손익 계산서’
    • 입력 2013-09-10 07:35:00
    • 수정2013-09-10 08:04:46
    글로벌24
<앵커 멘트>

세계 각국이 총력전을 벌이면서 올림픽 유치에 뛰어드는 것은 경제적 수익이 큰 이유입니다.

물론 이미지 개선이나 국민들의 사기 진작같은 부수적인 효과도 크겠죠.

그런데 과연 역대 올림픽 개최 국가들 가운데 실제로 수익을 많이 올렸을까요?

올림픽의 손익계산서 국제부 기자와 함께 따져보겠습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앞서 도쿄특파원도 설명했지만 도쿄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가 꽤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정말 그럴까요?

<답변> 적게는 우리돈 수십조에서 많게는 천조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는 2020 도쿄 올림픽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 파급 효과가 향후 7년간 3조엔, 우리돈 33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경기장 개축 등을 포함한 토목 공사는 물론 숙박·교통·쇼핑 등의 인프라 투자 증가와 땅값 상승, 그리고 15만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다이와 증권은 이보다 훨씬 높게 잡았는데요.

올림픽이 열리기까지 관광산업이 두배로 커지고 정부의 기반시설 강화 계획에 따른 효과를 합하면 모두 150조엔, 우리돈 165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인터뷰> 무샤 료지(투자 분석가)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이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아베 총리는 자신의 경기 부양 정책, 즉 아베노믹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질문> 경제적 수익은 개최 신청 도시로서도 중요하지만 IOC 입장에서도 중요한 선정 기준이 되겠지요?

<답변> 2020 하계 올림픽 유치에 나섰던 세 도시는 각각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도쿄는 국제 대회 경험과 재정의 안전성 마드리드는 IOC 위원이 많은 유럽 국가라는 점, 이스탄불은 이슬람권으로 동서 화합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혔습니다.

반면 도쿄는 원전 오염수 누출 문제, 이스탄불은 연이은 시위 등 정정 불안, 그리고 마드리드는 재정 위기라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마드리드가 표대결에서 가장 먼저 탈락했다는 점은 경제적 능력을 IOC 위원들이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뉴욕 타임즈도 IOC가 경제불안과 정세 불안에서 자유로운 도쿄를 고르는 가장 안전한 선택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질문> 앞서 대회를 치렀던 국가들 가운데 수익을 남긴 경우가 많이 있었나요?

<답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익을 남기기 보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은 최악의 적자올림픽으로 기록됐는데요

몬트리올시는 개최비용으로 15억 달러의 예산을 썼는데 빚은 28억 달러나 됐습니다.

결국 30년만인 2006년에야 시는 부채를 청산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1984년 LA올림픽은 이례적인 흑자 올림픽이었는데요.

시당국은 건설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았고 대신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개최비용의 상당부분을 민간부문에서 마련했는데 결과적으로 3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질문> 2000년대 들어서는 어떤가요?

<답변> 점점 올림픽 개최 비용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재정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국가적인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0년 시드니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치러졌지만 기대했던 관광 수입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그리스 재정위기 원인의 하나로 꼽힙니다.

당시 약 110억 달러를 썼는데요 그때까지 최대의 올림픽 개최비용으로 인한 출혈은 이듬해 유럽위원회의 재정 감시 대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베이징은 역대 최고 액수인 440억 달러를 투입했는데 사회 간접 자본 구축에 많은 부분이 투입돼 대회 종료 후 활용도 면에서는 효과적이었다는 평입니다.

지난 런던올림픽은 경기 침체와 유로존의 재정 위기 때문에 최대한 지출을 줄였었지만 실제 총 비용은 약 4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존 매든(호주 모나쉬 대학 교수) : "경기장 신축이나 게임 자체에 많은 지출을 하는데요 (예산으로는) 운영비용 정도만 충당이 가능해서 국민 세금에 의존하게 됩니다."

이밖에 2014년 월드컵 축구와 2016년 하계 올림픽을 함께 유치한 브라질에서는 체육 시설에만 신경쓰지 말고 민생도 챙기라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죠.

그래서 정부는 공공 서비스 위축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예산 배분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답변> 일본 도쿄와는 거리도 가깝고 시차도 없습니다.

그래서 대회 기간을 전후해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전지 훈련 등을 위해 외국 선수단의 방문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도쿄와 지리적 거리가 비슷한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지난 2008년에도 35개국의 선수단이 우리나라를 찾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아쉬운 점도 있는데요.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준비하던 부산의 계획은 좀 더 미뤄지게 됐습니다.

같은 대륙에서 연달아 개최하는 것을 IOC가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올림픽을 개최해도 수익을 남기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죠?

<답변> 일본도 국가 부채가 1000조엔이 넘기 때문에 올림픽에 많은 돈을 쏟아붓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기존 시설을 활용하기로 하고 대회 예산을 경쟁 도시였던 이스탄불의 3분의 1 수준으로 잡았습니다.

다만 대회가 매끄럽게 진행될 경우 얻게되는 개최 국가와 도시의 이미지 개선 효과는 돈으로 따지기 어려운 가치가 있고 그것이 적자 대회의 가능성에도 여러 도시들이 유치에 나서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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