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훔친 뒤 통째로 ‘분해’ 밀수출

입력 2013.09.10 (21:36) 수정 2013.09.1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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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도로변에 세워진 화물차를 통째로 훔친 뒤 부품을 뜯어내 해외로 밀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중고차에 비해 차량 부품은 통관 절차가 허술하다는 점을 노린 건데 하루 아침에 생활의 수단을 잃은 피해자들의 황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주위를 살피던 남성이 행인의 눈을 피해 딴청을 부립니다.

잠시 뒤, 얼굴을 가린 남성이 재빠르게 화물차에 타더니 이내 시동을 걸어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인적이 드문 또 다른 골목길, 이번에 화물차 두 대가 나란히 사라집니다.

미리 차 문을 열어놓고 한꺼번에 두 대를 훔친 겁니다.

밤새 감쪽같이 화물차가 사라지자 피해자들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녹취> 송영길(피해자) : "아니 아침에 나오니까 차가 없으니까 주차해 놓은 차가 없으니까 갑자기 차를 다른 데다 잘못 세워났나 그런 생각도 들고."

경찰에 잡힌 61살 정모 씨 등 2명은 경보장치가 없는 구형 화물차만 골라 잠금장치를 뜯거나, 이른바 '만능 열쇠'를 만들어 차를 훔쳤습니다.

지난 2월부터 훔친 차량만 40대, 4억 5천만 원어치입니다.

이 차량은 고물상에서 반나절 만에 분해돼 쓸만한 부품은 밀수출됐습니다.

중고차를 수출하는데는 '차량 말소증' 등이 필요하지만, 부품은 수출 절차가 간소해 도난 추적도 어렵습니다.

<녹취> 박동열(인천 중부서 형사과장) : "통째로 나갈 땐 차대번호라고 해서 주민등록번호처럼 나와 있는데, 부품으로 나갈 땐 그 자체를 일일이 다 검사할 수 없습니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정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폐차업자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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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물차 훔친 뒤 통째로 ‘분해’ 밀수출
    • 입력 2013-09-10 21:37:43
    • 수정2013-09-10 22: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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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도로변에 세워진 화물차를 통째로 훔친 뒤 부품을 뜯어내 해외로 밀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중고차에 비해 차량 부품은 통관 절차가 허술하다는 점을 노린 건데 하루 아침에 생활의 수단을 잃은 피해자들의 황당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주위를 살피던 남성이 행인의 눈을 피해 딴청을 부립니다.

잠시 뒤, 얼굴을 가린 남성이 재빠르게 화물차에 타더니 이내 시동을 걸어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인적이 드문 또 다른 골목길, 이번에 화물차 두 대가 나란히 사라집니다.

미리 차 문을 열어놓고 한꺼번에 두 대를 훔친 겁니다.

밤새 감쪽같이 화물차가 사라지자 피해자들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녹취> 송영길(피해자) : "아니 아침에 나오니까 차가 없으니까 주차해 놓은 차가 없으니까 갑자기 차를 다른 데다 잘못 세워났나 그런 생각도 들고."

경찰에 잡힌 61살 정모 씨 등 2명은 경보장치가 없는 구형 화물차만 골라 잠금장치를 뜯거나, 이른바 '만능 열쇠'를 만들어 차를 훔쳤습니다.

지난 2월부터 훔친 차량만 40대, 4억 5천만 원어치입니다.

이 차량은 고물상에서 반나절 만에 분해돼 쓸만한 부품은 밀수출됐습니다.

중고차를 수출하는데는 '차량 말소증' 등이 필요하지만, 부품은 수출 절차가 간소해 도난 추적도 어렵습니다.

<녹취> 박동열(인천 중부서 형사과장) : "통째로 나갈 땐 차대번호라고 해서 주민등록번호처럼 나와 있는데, 부품으로 나갈 땐 그 자체를 일일이 다 검사할 수 없습니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정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폐차업자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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