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구장서 주인공만 뒤바뀐 대역전극

입력 2013.09.13 (07:08) 수정 2013.09.1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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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8일 문학구장에는 전무후무한 경기가 펼쳐졌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당시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5회까지 1-11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5회 1점을 추가하는 것으로 추격을 시작한 SK는 완전히 무너진 두산의 불펜을 상대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SK는 당시 10점차 경기를 뒤집고 역대 최다 점수차 역전승을 일궈내 문학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그로부터 넉 달이 흐른 12일 문학구장에서 또다시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이번에는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SK는 경기 초반 김광현의 완벽투를 앞세워 7회까지 두산에 단 1개의 안타만을 허용했다.

그 사이 타선은 정상호의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6회까지 7점을 뽑아냈다.

김광현은 손쉽게 시즌 11승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8회 이후 마운드에 선 불펜진이 두산의 집중력 앞에 와르르 무너졌다.

SK가 8회 이후에 투입한 투수만 이재영, 진해수, 전유수, 윤길현, 박희수, 박정배, 문승배 등 총 7명이었다.

이들 중에서 전유수, 윤길현, 박정배는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도 잡지 못했다.

맨 처음 추격의 빌미를 제공한 이재영은 8회 연속 안타와 수비 실책으로 2점을 내주고 진해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진해수가 추가 실점 없이 8회를 마무리해 더 이상의 대량 실점은 없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SK의 진짜 위기는 SK가 7-2로 앞선 9회에 찾아왔다.

9회 SK의 첫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전유수는 아웃카운트 없이 홍성흔과 임재철을 출루시키고 나서 윤길현으로 교체됐다.

윤길현은 첫 상대인 최재훈에게 3점짜리 대형 홈런을 맞았다.

홈런 한 방에 점수는 7-5로 단 2점 차까지 좁혀졌다.

SK는 다음 경기를 위해 아껴 둔 마무리투수 박희수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박희수는 김재호와 박건우를 범타와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오재원에게 내야안타를, 민병헌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데 이어 대타 김동한에게 다시 3점포를 얻어맞았다.

7-0으로 앞섰던 SK가 7-8로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1점을 더 허용한 SK의 투수진은 9회초에만 13명의 타자에게 7점을 내주는 갑갑한 경기를 펼쳤다.

9회에 맞은 3점 홈런도 2개였다.

김광현, 윤희상, 크리스 세든, 조조 레이예스, 백인식 등 SK의 선발진은 이날 경기를 포함 최근 5경기에서 1점대(1.99)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역투를 펼쳤으나 불펜진의 대형 방화로 다 잡은 상승세를 놓쳤다.

두산의 김진욱 감독은 "두려움 없는 타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며 "올 시즌 치른 경기 중 오늘 경기가 가장 값어치가 컸다"고 기뻐했다.

이날 역전 스리런포로 팀 승리의 주인공이 된 대타 김동한은 "모든 순간이 꿈같다"고 말했다. 그의 이날 홈런은 개인 통산 첫 홈런이자 첫 결승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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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구장서 주인공만 뒤바뀐 대역전극
    • 입력 2013-09-13 07:08:04
    • 수정2013-09-13 07:19:05
    연합뉴스
2013년 5월8일 문학구장에는 전무후무한 경기가 펼쳐졌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당시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5회까지 1-11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5회 1점을 추가하는 것으로 추격을 시작한 SK는 완전히 무너진 두산의 불펜을 상대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SK는 당시 10점차 경기를 뒤집고 역대 최다 점수차 역전승을 일궈내 문학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그로부터 넉 달이 흐른 12일 문학구장에서 또다시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이번에는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SK는 경기 초반 김광현의 완벽투를 앞세워 7회까지 두산에 단 1개의 안타만을 허용했다. 그 사이 타선은 정상호의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6회까지 7점을 뽑아냈다. 김광현은 손쉽게 시즌 11승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8회 이후 마운드에 선 불펜진이 두산의 집중력 앞에 와르르 무너졌다. SK가 8회 이후에 투입한 투수만 이재영, 진해수, 전유수, 윤길현, 박희수, 박정배, 문승배 등 총 7명이었다. 이들 중에서 전유수, 윤길현, 박정배는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도 잡지 못했다. 맨 처음 추격의 빌미를 제공한 이재영은 8회 연속 안타와 수비 실책으로 2점을 내주고 진해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진해수가 추가 실점 없이 8회를 마무리해 더 이상의 대량 실점은 없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SK의 진짜 위기는 SK가 7-2로 앞선 9회에 찾아왔다. 9회 SK의 첫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전유수는 아웃카운트 없이 홍성흔과 임재철을 출루시키고 나서 윤길현으로 교체됐다. 윤길현은 첫 상대인 최재훈에게 3점짜리 대형 홈런을 맞았다. 홈런 한 방에 점수는 7-5로 단 2점 차까지 좁혀졌다. SK는 다음 경기를 위해 아껴 둔 마무리투수 박희수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박희수는 김재호와 박건우를 범타와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오재원에게 내야안타를, 민병헌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데 이어 대타 김동한에게 다시 3점포를 얻어맞았다. 7-0으로 앞섰던 SK가 7-8로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1점을 더 허용한 SK의 투수진은 9회초에만 13명의 타자에게 7점을 내주는 갑갑한 경기를 펼쳤다. 9회에 맞은 3점 홈런도 2개였다. 김광현, 윤희상, 크리스 세든, 조조 레이예스, 백인식 등 SK의 선발진은 이날 경기를 포함 최근 5경기에서 1점대(1.99)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역투를 펼쳤으나 불펜진의 대형 방화로 다 잡은 상승세를 놓쳤다. 두산의 김진욱 감독은 "두려움 없는 타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며 "올 시즌 치른 경기 중 오늘 경기가 가장 값어치가 컸다"고 기뻐했다. 이날 역전 스리런포로 팀 승리의 주인공이 된 대타 김동한은 "모든 순간이 꿈같다"고 말했다. 그의 이날 홈런은 개인 통산 첫 홈런이자 첫 결승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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