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살린 김재웅 “천수형한테 보여주고 싶었다”

입력 2013.09.13 (13:44) 수정 2013.09.1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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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천의 미래'로 평가받았지만 잇따른  부상에 신음하던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김재웅(25)이 다시 한번 비상을 준비한다.

    김재웅은 11일 열린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와의 28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27분 프리킥 찬스에서 중거리포 동점골을 터뜨리며 무승부를 이끌었다.

   유럽축구에서나 자주 볼 수 있는 25m짜리 무회전 중거리슛이었다.

  본래 이 위치에서는 문상윤이 주로 프리킥을 맡아왔지만 볼 앞으로 성큼 다가선 것은 김재웅이었다.

    김재웅은 1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꼭 내가 넣어야겠다는, 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 상윤이에게 제가 차겠다고 했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욕심이 생긴 이유가 뭐냐고 묻자 그는 "아, 훈련할 때 (이)천수형이 자꾸  뭐라고…"라고 갑자기 발끈하며 말끝을 흐렸다.

   자초지종을 묻자 김재웅이 이내 웃으며 설명했다.

  김재웅은 최근 무회전 프리킥을 집중 연마해왔다. 팀 훈련 전후로 골대 앞에서 이천수, 이석현 등과 함께 수십개의 슈팅을 날렸다.

  그런데 김재웅의 무회전 킥이 자꾸 골대를 빗나가자 보다 못한 이천수가  '애정어린' 욕과 함께 수차례 쏘아붙였단다.

  "재웅아 너 그거 어차피 안 들어가니까 연습하지 마. 경기에서도 차지 말고. 그냥 감아차는 프리킥 연습해라."

  김재웅은 선배의 충고에 더 이를 악물고 무회전 킥을 연습했다. 믿고 따르는 선배였기에 이천수의 말이 상처가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월드컵에도 나갔던 대선배에게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훨씬 컸다고 했다.

   그의 노력은 천금같은 동점골이자 자신의 올시즌 첫 번째 골이라는 보답으로 돌아왔다.

   김재웅은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서 천수형이 '야 너 욕한다고 바로  넣어버리냐'며 잘했다고 칭찬하더라"면서 "너무 통쾌하고 천수형에게도 고마워요"라며  키득거렸다.

   김재웅은 실업축구 천안시청에서 뛰다가 용인축구센터에서 맺은 허정무 전 인천 감독과의 인연을 계기로 인천에 입단했다.

   첫 시즌인 2011시즌 17경기에서 4골 1도움을 올리며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하는가 싶었지만 후반기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당해 더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012시즌에도 4도움을 올리던 막판 발목을 다쳤고 그 여파는 올시즌까지 이어졌다. 올시즌 김재웅의 출장 수는 4경기에 불과하다.

  김재웅은 "그래서 프리킥과 코너킥 훈련에 더 매진했어요. 몇 차례 안 되는  출장 기회에 공격포인트를 올리려면 세트피스 킥의 순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부터 프리킥 연습에 열을 올린 덕분에 오른발잡이인 그는 왼발로도 프리킥 슈팅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페널티박스 왼쪽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곧바로 득점을 노릴 수 있다는 얘기다.

  김재웅은 "나는 단점이 많은 선수에요. 키(173㎝)도 작고 스피드도 느리고…위치선정이 좀 좋기는 하지만 내세울 만한 정도는 아니에요"라면서 "프리킥에서만큼은  천수형처럼 '마스터'가 되고 부족한 부분은 노력으로 채워 주전으로  뛰겠습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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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살린 김재웅 “천수형한테 보여주고 싶었다”
    • 입력 2013-09-13 13:44:24
    • 수정2013-09-13 13:50:23
    연합뉴스

한때 '인천의 미래'로 평가받았지만 잇따른  부상에 신음하던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김재웅(25)이 다시 한번 비상을 준비한다.

    김재웅은 11일 열린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와의 28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27분 프리킥 찬스에서 중거리포 동점골을 터뜨리며 무승부를 이끌었다.

   유럽축구에서나 자주 볼 수 있는 25m짜리 무회전 중거리슛이었다.

  본래 이 위치에서는 문상윤이 주로 프리킥을 맡아왔지만 볼 앞으로 성큼 다가선 것은 김재웅이었다.

    김재웅은 1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꼭 내가 넣어야겠다는, 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 상윤이에게 제가 차겠다고 했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욕심이 생긴 이유가 뭐냐고 묻자 그는 "아, 훈련할 때 (이)천수형이 자꾸  뭐라고…"라고 갑자기 발끈하며 말끝을 흐렸다.

   자초지종을 묻자 김재웅이 이내 웃으며 설명했다.

  김재웅은 최근 무회전 프리킥을 집중 연마해왔다. 팀 훈련 전후로 골대 앞에서 이천수, 이석현 등과 함께 수십개의 슈팅을 날렸다.

  그런데 김재웅의 무회전 킥이 자꾸 골대를 빗나가자 보다 못한 이천수가  '애정어린' 욕과 함께 수차례 쏘아붙였단다.

  "재웅아 너 그거 어차피 안 들어가니까 연습하지 마. 경기에서도 차지 말고. 그냥 감아차는 프리킥 연습해라."

  김재웅은 선배의 충고에 더 이를 악물고 무회전 킥을 연습했다. 믿고 따르는 선배였기에 이천수의 말이 상처가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월드컵에도 나갔던 대선배에게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훨씬 컸다고 했다.

   그의 노력은 천금같은 동점골이자 자신의 올시즌 첫 번째 골이라는 보답으로 돌아왔다.

   김재웅은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서 천수형이 '야 너 욕한다고 바로  넣어버리냐'며 잘했다고 칭찬하더라"면서 "너무 통쾌하고 천수형에게도 고마워요"라며  키득거렸다.

   김재웅은 실업축구 천안시청에서 뛰다가 용인축구센터에서 맺은 허정무 전 인천 감독과의 인연을 계기로 인천에 입단했다.

   첫 시즌인 2011시즌 17경기에서 4골 1도움을 올리며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하는가 싶었지만 후반기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당해 더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012시즌에도 4도움을 올리던 막판 발목을 다쳤고 그 여파는 올시즌까지 이어졌다. 올시즌 김재웅의 출장 수는 4경기에 불과하다.

  김재웅은 "그래서 프리킥과 코너킥 훈련에 더 매진했어요. 몇 차례 안 되는  출장 기회에 공격포인트를 올리려면 세트피스 킥의 순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부터 프리킥 연습에 열을 올린 덕분에 오른발잡이인 그는 왼발로도 프리킥 슈팅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페널티박스 왼쪽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곧바로 득점을 노릴 수 있다는 얘기다.

  김재웅은 "나는 단점이 많은 선수에요. 키(173㎝)도 작고 스피드도 느리고…위치선정이 좀 좋기는 하지만 내세울 만한 정도는 아니에요"라면서 "프리킥에서만큼은  천수형처럼 '마스터'가 되고 부족한 부분은 노력으로 채워 주전으로  뛰겠습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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