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총장, 법무부 감찰에 전격 사퇴

입력 2013.09.13 (23:31) 수정 2013.09.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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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혼외 아들' 의혹에 휘말렸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오늘 전격 사퇴했습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혼외 아들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직후 이뤄졌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진우 기자

<질문> 혼외자녀 의혹이 불거진 지 일주일 만에 사퇴한 건데요,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사퇴 움직임은 없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채 총장의 사퇴는 그야말로 전격적이었습니다.

오후 1시 20분 쯤, 황교안 법무장관이 채 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를 내렸고 뉴스를 보고서야 상황을 알게 된 대검 간부들이 총장 방으로 속속 모여들었습니다.

채총장은 간부 회의 직후인 오후 2시 반쯤 직접 사의 표명을 했습니다.

감찰 발표 한 시간여 만입니다.

<인터뷰> 채동욱(검찰총장): "그동안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우리 검찰을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채 총장은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모든 사건을 공평하고 불편부당하게 처리했다고 자평했습니다.

또 조선일보의 혼외자녀 의혹 보도는 사실무근임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근거 없는 의혹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질문> 총장의 사퇴는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감찰 지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이는데요

<답변>

네 법무장관이 왜 사상초유의 총장 감찰을 이 시점에 했는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채동욱 총장의 혼외아들 논란은 임 모 여인이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면서 더욱 증폭됐습니다.

혼외아들이라는 학생의 학적부와 사진까지 나돌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온갖 억측이 퍼지고 검찰 조직이 술렁이면서 총장의 직무수행이 차질을 빚고 있었다는 게 법무부의 판단입니다.

청와대 공직감찰설까지 나돌자 법무부가 감찰 카드를 서둘러 꺼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조상철(법무부 대변인): "더 이상 논란을 방치할 수 없고 조속히 진상을 밝혀 논란을 종식시키고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장관의 감찰 지시를 사실상의 사퇴 압박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채동욱 총장도 검찰 조직 수장으로서 단 하루라도 감찰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을 지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채동욱 총장이 사퇴했지만 혼외아들 논란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답변>

네 채 총장은 이미 변호인을 선임해 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애초 계획대로 채 총장 측에서 소송을 진행한다면 진실이 가려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검찰 일각에서는 채 총장이 소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공직자로서,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줄곧 결백을 주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혼외 자녀 여부를 밝히기 위해선 유전자 검사가 필수라는 것.

검사를 위해서는 내연녀로 지목된 임 모 씨의 동의가 필수인데 과연 임 씨가 이에 응할지 미지숩니다.

채 총장 측의 설득에도 임 씨가 거부한다면 진실은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채 총장이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에는 진실규명은 영원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질문> 채동욱 검찰총장이 다섯달만에 물러나면서 역대 총장들과 마찬가지로 임기를 못채웠는데요,이명박 정부 이후 아직까지 단 한명도 총장 임기를 못채우게 됐죠

<답변>

네 채동욱 총장의 재임 5개월은 1988년 검찰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2년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세번째로 짧은 재임기간입니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 이후 임채진 김준규 한상대 채동욱 총장까지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총장 임기를 못 채우게 됐습니다.

바로 직전의 한상대 전 총장은 이른바 '검란'으로 불린 초유의 지휘부 내분 사태로 중도 하차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당시 채동욱 대검 차장이 사실상의 항명을 주도했습니다.

임기제 이후 지금까지 검찰총장 18명 가운데 임기를 무사히 채운 총장은 단 6명 뿐입니다.

그만큼 정치권의 입김에 많이 휩쓸린다는 걸로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총장의 전격 사퇴에 대해 온갖 배후설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답변>

네 총장의 사퇴로 오늘 하루 검찰은 당혹감이 역력한 모습이었습니다.

일부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아예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상황 파악에 분주했고, 일선 검사 상당수도 손을 놓은 채 법무부와 대검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법무부는 한때 기자들의 과천 청사 출입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검찰 내부 게시판에는 채 총장의 사퇴를 안타까워하는 글도 올라왔지만, 대체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피의 사건 등 대형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총장의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채 총장이 최근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해, 검찰을 흔들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다고 밝힌 터라, 이번 사퇴 배경에 대한 각종 소문은 분위기를 더 뒤숭숭하게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 사건 수사 결과에 청와대와 국정원,경찰 등이 불편해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채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소문에 휩쓸려 사퇴하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여권 내부에서 검찰 총장 교체론이 제기됐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오는 16일 법사위 소집을 요구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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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동욱 총장, 법무부 감찰에 전격 사퇴
    • 입력 2013-09-13 23:38:37
    • 수정2013-09-14 0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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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혼외 아들' 의혹에 휘말렸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오늘 전격 사퇴했습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혼외 아들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직후 이뤄졌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진우 기자

<질문> 혼외자녀 의혹이 불거진 지 일주일 만에 사퇴한 건데요,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사퇴 움직임은 없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채 총장의 사퇴는 그야말로 전격적이었습니다.

오후 1시 20분 쯤, 황교안 법무장관이 채 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를 내렸고 뉴스를 보고서야 상황을 알게 된 대검 간부들이 총장 방으로 속속 모여들었습니다.

채총장은 간부 회의 직후인 오후 2시 반쯤 직접 사의 표명을 했습니다.

감찰 발표 한 시간여 만입니다.

<인터뷰> 채동욱(검찰총장): "그동안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우리 검찰을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채 총장은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모든 사건을 공평하고 불편부당하게 처리했다고 자평했습니다.

또 조선일보의 혼외자녀 의혹 보도는 사실무근임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근거 없는 의혹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질문> 총장의 사퇴는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감찰 지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이는데요

<답변>

네 법무장관이 왜 사상초유의 총장 감찰을 이 시점에 했는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채동욱 총장의 혼외아들 논란은 임 모 여인이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면서 더욱 증폭됐습니다.

혼외아들이라는 학생의 학적부와 사진까지 나돌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온갖 억측이 퍼지고 검찰 조직이 술렁이면서 총장의 직무수행이 차질을 빚고 있었다는 게 법무부의 판단입니다.

청와대 공직감찰설까지 나돌자 법무부가 감찰 카드를 서둘러 꺼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조상철(법무부 대변인): "더 이상 논란을 방치할 수 없고 조속히 진상을 밝혀 논란을 종식시키고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장관의 감찰 지시를 사실상의 사퇴 압박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채동욱 총장도 검찰 조직 수장으로서 단 하루라도 감찰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을 지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채동욱 총장이 사퇴했지만 혼외아들 논란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답변>

네 채 총장은 이미 변호인을 선임해 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애초 계획대로 채 총장 측에서 소송을 진행한다면 진실이 가려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검찰 일각에서는 채 총장이 소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공직자로서,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줄곧 결백을 주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혼외 자녀 여부를 밝히기 위해선 유전자 검사가 필수라는 것.

검사를 위해서는 내연녀로 지목된 임 모 씨의 동의가 필수인데 과연 임 씨가 이에 응할지 미지숩니다.

채 총장 측의 설득에도 임 씨가 거부한다면 진실은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채 총장이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에는 진실규명은 영원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질문> 채동욱 검찰총장이 다섯달만에 물러나면서 역대 총장들과 마찬가지로 임기를 못채웠는데요,이명박 정부 이후 아직까지 단 한명도 총장 임기를 못채우게 됐죠

<답변>

네 채동욱 총장의 재임 5개월은 1988년 검찰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2년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세번째로 짧은 재임기간입니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 이후 임채진 김준규 한상대 채동욱 총장까지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총장 임기를 못 채우게 됐습니다.

바로 직전의 한상대 전 총장은 이른바 '검란'으로 불린 초유의 지휘부 내분 사태로 중도 하차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당시 채동욱 대검 차장이 사실상의 항명을 주도했습니다.

임기제 이후 지금까지 검찰총장 18명 가운데 임기를 무사히 채운 총장은 단 6명 뿐입니다.

그만큼 정치권의 입김에 많이 휩쓸린다는 걸로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총장의 전격 사퇴에 대해 온갖 배후설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답변>

네 총장의 사퇴로 오늘 하루 검찰은 당혹감이 역력한 모습이었습니다.

일부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아예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상황 파악에 분주했고, 일선 검사 상당수도 손을 놓은 채 법무부와 대검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법무부는 한때 기자들의 과천 청사 출입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검찰 내부 게시판에는 채 총장의 사퇴를 안타까워하는 글도 올라왔지만, 대체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피의 사건 등 대형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총장의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채 총장이 최근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해, 검찰을 흔들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다고 밝힌 터라, 이번 사퇴 배경에 대한 각종 소문은 분위기를 더 뒤숭숭하게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 사건 수사 결과에 청와대와 국정원,경찰 등이 불편해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채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소문에 휩쓸려 사퇴하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여권 내부에서 검찰 총장 교체론이 제기됐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오는 16일 법사위 소집을 요구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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