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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보도, 피해자 보호는 뒷전?
입력 2013.09.15 (17:08) 수정 2013.09.15 (18:20)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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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년 전 일어난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 기억하십니까?

최근,이 피해 어린이의 부모가 일부 신문과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당시의 언론 보도 때문에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등, 또 한 번 피해를 입었다는 건데요.

이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를 다루는 우리 언론들의 문제점을 짚어봅니다.

<질문>

구영희 기자! 사건이 일어난지 1년이 지났는데,이제 와서 부모가 소송을 하게된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1년이 지나면서 피해 어린이의 건강은 조금이나마 나아졌지만 당시,무분별한 언론 보도로 입은 피해는 고스란히 남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일단 5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다른 언론사들의 보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최근,'아동 성폭력 사건에서, 수사나 언론 보도에 따른 2차 피해'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여성은 울분을 토로했습니다.

바로 지난해 나주 성폭행 사건 피해어린이의 어머니였습니다.

<녹취> 성폭행 피해 아동 어머니 : "말도 안되는 말들이 퍼져나간 것에 대해서 어이가 없는 거예요. 이렇게 너무 많이 노출을 해놨는데 어떻게 내 아이가 손가락질 받으면서 사나..."

당시 언론은 이 사건을 제 2의 '조두순 사건' 이라며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언론은 피의자 못지 않게 피해자에 주목했습니다.

피해 아동의 상처 부위와 상처 크기까지 자세히 묘사하고, 부모가 곁에 없는 사이에 아이에게 상처를 보여달라고 요구해 이를 촬영해 방송했습니다.

<녹취> 성폭행 피해 아동 어머니 : "아이가 너무 힘들어서 그 추위에 떨고 아픔에 떨고 있는 아이한테 옷을 올려봐. 자 상처부위가 어디야? 이렇게 하고 사진을 찍을 수가 있어요?"

마치 현장에 있었던 듯, 시간대별로 사건을 재구성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부 언론은 피해자가 살고 있는 동네이름과 자세한 집 약도를 보도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누구도 집 내부 취재를 허락한 적이 없지만, 집안과 살림살이는 샅샅이 노출됐습니다.

언론들은, 또, 사건의 본질과는 관련이 없는, 선정적 내용의 기사를 써내려갔습니다.

가족들의 동의도 없이, 피해 어린이의 일기장을 입수했다며, 일기장을 공개하고, 전문가의 분석내용까지 실었습니다.

범죄 내용과는 관련이 없는, 미성년,피해 어린이의 사생활을 노출시킨겁니다.

<녹취> 경향 2012. 9.3 : "교수는 "'인물화 검사 채점체계'를 이용해(일기장을)분석한 결과 "ㄱ양의 지능지수는 120-130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며 "학업 수행능력은 초등학교 3학년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한술 더떠, 피해자의 부모가 가해자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것 처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어머니는, 가해자와 친분도 없고, 게임중독도 아닌데, 잘못된 보도로 지금껏 '나주 PC방 엄마'로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고 있다며 한탄했습니다.

<녹취> 성폭행 피해 아동 어머니 : "억울한 건 그거예요. 우리 가족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가족을 방치한 엄마로 만들고...저희 가족은 너무 행복하고 좋았거든요. 그런데 왜 이렇게 가족을 난자를 시켜놨는지 모르겠어요."

<질문>

사실, 당시 이 사건 이후, 언론들도 자성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았죠? 성범죄 보도 기준도 만들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당시 기자들 사이에서도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일부 신문은, 취재 현장에서 벌어진 일을 반성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사건 발생 나흘째, 중앙일보는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현장 취재를 지휘하던 지역 총국장의 글이었습니다.

<녹취> 중앙일보 2012. 9.3 : "7세 어린이 납치 성폭행 사건의 현장 전남 나주에선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폴리스라인조차 없었다. 집 안의 어지러운 모습등이 언론을 타고 그대로 전국에 노출됐다. 피해어린이는 물론이고 가족들마저 심각한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어 경향신문은 사건 발생 이후 자체적으로 <성범죄 보도준칙>을 만들었다고 알렸습니다.

<녹취> 2012.10.17 경향신문 1면 성범죄 보도준칙 제정 : "성폭행 사건 보도에서 피해자의 주거지 사진 및 정보를 게재하고, 사건의 본질과 관련성이 적은 일기를 보도했습니다.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보도였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후 인권위원회와 기자협회도 지난해 말 성범죄 보도 권고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성범죄는 보다 세부적인 보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2차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피해자 신상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사건 본질과 무관한 피해자의 사생활을 보도해 범죄 유발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인식되도록 하지 않는다 공포감,불쾌감을 주고 불필요한 성적인 상상을 유발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범죄 수법, 수사상황을 지나칠 정도로 상세히 보도하지 않는다. 이처럼 모두 8가지의 구체적인 실천 요강이 담겼습니다."

<질문>

이 성범죄 보도 기준을 보면,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은 이를 모두 어긴 셈인데요.

그렇다면 이런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후엔, 언론 보도가 좀 달라졌습니까?

<답변>

제작진도, 최근의 성범죄 보도가 좀 달라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올해 일어난 성범죄 관련 기사들을 분석했습니다.

대상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여덟달동안 5개 주요 일간지의 성 범죄 기사 186건입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92건에서, 기자협회의 성범죄 보도 권고 기준을 벗어나,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문제들이 발견됐습니다.

가장 많은 것은 피해자의 신상 관련 정보를 공개한 경우로 30건이었습니다.

또, 28건의 기사는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나 선정적인 용어로 범행 과정과 수법을 지나칠 정도로 자세히 묘사했습니다.

<녹취> 조선 4.12 : "윤씨는 "선생님인데 학생들 ** 검사를 해야한다"며...."

변태적인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범죄의 원인과 관련해서도, 피해자가 책임이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등,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기사도 여전히 많았습니다.

<녹취> 한겨레 5.29 과음한 2학년 여생도가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구토를 거듭하자...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가해자라고 해도 범죄 원인을 오도할 수 있는 기사들도 실었습니다.

<녹취> 조선 6.5 조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음란 동영상 100여개가 발견 됐다.

<인터뷰> 이윤소(여성 민우회 미디어 운동본부) : "성범죄라는 것은내가 힘으로 이사람을 제압할 수 있다 권력으로 내가 이사람을 누를 수 있다라고 가해자가 생각을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죠.그러나 술이나 아동 포르노 같은 이야기를 보도에서 끌어옴으로 해서 성범죄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반면,보도 기준처럼, 성범죄 예방을 위한 법률적 정보나 인식 제고를 위한 내용을 적극 보도한 경우는 3건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윤여진(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 : "어떻게 예방을 해야 되는지,어떤 시스템을 갖추어야 되는지 그 지점을 더 깊이 있게 언론으로서 보도해야 되는데 지금의 언론은 현상에 너무 집중이 되어 있어요."

<질문>

언론들은 이런 보도 기준까지 만들어 놓고도 왜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답변>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의 상업주의,선정주의적 보도태돕니다.

성범죄 마저도, 사회적 해악보다, 자극적 보도로 얼마나 눈길을 끌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는 겁니다.

지난해 기자 66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 조사가 실시됐습니다.

언론 보도로 인한 인권침해를 어느정도로 생각하냐는 질문. 70% 이상이 적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16.4%는 직접 인권 침해에 항의,지적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인권침해 요인으로는 언론인의 윤리.인권의식 부재'를 가장 많이 꼽았고 언론사 간의 지나친 경쟁' '법.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기자 스스로의 고민과 함께, 윤리의식이나 규범에 대한 재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터뷰> 박종률(한국 기자협회장) : "성범죄 보도에 있어 기자 스스로가 한번 더 거를 수 있는,반성하고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교육적 시스템, 연수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운용될 필요가 있겠다."

미국의 공익언론재단으로 매년 수많은 기자들을 교육시키는 포인터 연구소는 좋은 사례입니다.

이곳의 수많은 강의 가운데는 성폭력,혹은 아동 성범죄 보도와 관련된 내용도 있습니다.

기자들은 구체적인 보도사례를 놓고 토론을 하고 온라인 강의를 통해, 성범죄에 대한 이해부터, 인터뷰의 주의점까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들을 배웁니다.

기자들의 윤리의식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성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더 신중한 보도를 하도록 하고 , 언론보도로 입은 피해를 적극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대책도 요구됩니다.

<인터뷰> 윤여진(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 : "자율적인 심의제도가 별로 없이 그냥 관행에 이끌려져 가고 있는데, 그런 걸 어떻게 좀 만들 수 있을까. 언론의 역할이 뭐고,피해에 좀 책임지는 언론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것은 모든 사회가 구성원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의 힘을 얘기 할 때,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을 자주 인용하죠. 하지만 강한만큼, 그 펜끝이 잘못 휘둘러졌을땐 물리적인 폭력 보다 더 한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것, 특히 성범죄 보도에서 는 잊지 말 아야겠습니다.
  • 성범죄 보도, 피해자 보호는 뒷전?
    • 입력 2013-09-15 17:43:12
    • 수정2013-09-15 18:20:02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1년 전 일어난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 기억하십니까?

최근,이 피해 어린이의 부모가 일부 신문과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당시의 언론 보도 때문에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등, 또 한 번 피해를 입었다는 건데요.

이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를 다루는 우리 언론들의 문제점을 짚어봅니다.

<질문>

구영희 기자! 사건이 일어난지 1년이 지났는데,이제 와서 부모가 소송을 하게된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1년이 지나면서 피해 어린이의 건강은 조금이나마 나아졌지만 당시,무분별한 언론 보도로 입은 피해는 고스란히 남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일단 5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다른 언론사들의 보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최근,'아동 성폭력 사건에서, 수사나 언론 보도에 따른 2차 피해'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여성은 울분을 토로했습니다.

바로 지난해 나주 성폭행 사건 피해어린이의 어머니였습니다.

<녹취> 성폭행 피해 아동 어머니 : "말도 안되는 말들이 퍼져나간 것에 대해서 어이가 없는 거예요. 이렇게 너무 많이 노출을 해놨는데 어떻게 내 아이가 손가락질 받으면서 사나..."

당시 언론은 이 사건을 제 2의 '조두순 사건' 이라며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언론은 피의자 못지 않게 피해자에 주목했습니다.

피해 아동의 상처 부위와 상처 크기까지 자세히 묘사하고, 부모가 곁에 없는 사이에 아이에게 상처를 보여달라고 요구해 이를 촬영해 방송했습니다.

<녹취> 성폭행 피해 아동 어머니 : "아이가 너무 힘들어서 그 추위에 떨고 아픔에 떨고 있는 아이한테 옷을 올려봐. 자 상처부위가 어디야? 이렇게 하고 사진을 찍을 수가 있어요?"

마치 현장에 있었던 듯, 시간대별로 사건을 재구성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부 언론은 피해자가 살고 있는 동네이름과 자세한 집 약도를 보도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누구도 집 내부 취재를 허락한 적이 없지만, 집안과 살림살이는 샅샅이 노출됐습니다.

언론들은, 또, 사건의 본질과는 관련이 없는, 선정적 내용의 기사를 써내려갔습니다.

가족들의 동의도 없이, 피해 어린이의 일기장을 입수했다며, 일기장을 공개하고, 전문가의 분석내용까지 실었습니다.

범죄 내용과는 관련이 없는, 미성년,피해 어린이의 사생활을 노출시킨겁니다.

<녹취> 경향 2012. 9.3 : "교수는 "'인물화 검사 채점체계'를 이용해(일기장을)분석한 결과 "ㄱ양의 지능지수는 120-130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며 "학업 수행능력은 초등학교 3학년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한술 더떠, 피해자의 부모가 가해자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것 처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어머니는, 가해자와 친분도 없고, 게임중독도 아닌데, 잘못된 보도로 지금껏 '나주 PC방 엄마'로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고 있다며 한탄했습니다.

<녹취> 성폭행 피해 아동 어머니 : "억울한 건 그거예요. 우리 가족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가족을 방치한 엄마로 만들고...저희 가족은 너무 행복하고 좋았거든요. 그런데 왜 이렇게 가족을 난자를 시켜놨는지 모르겠어요."

<질문>

사실, 당시 이 사건 이후, 언론들도 자성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았죠? 성범죄 보도 기준도 만들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당시 기자들 사이에서도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일부 신문은, 취재 현장에서 벌어진 일을 반성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사건 발생 나흘째, 중앙일보는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현장 취재를 지휘하던 지역 총국장의 글이었습니다.

<녹취> 중앙일보 2012. 9.3 : "7세 어린이 납치 성폭행 사건의 현장 전남 나주에선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폴리스라인조차 없었다. 집 안의 어지러운 모습등이 언론을 타고 그대로 전국에 노출됐다. 피해어린이는 물론이고 가족들마저 심각한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어 경향신문은 사건 발생 이후 자체적으로 <성범죄 보도준칙>을 만들었다고 알렸습니다.

<녹취> 2012.10.17 경향신문 1면 성범죄 보도준칙 제정 : "성폭행 사건 보도에서 피해자의 주거지 사진 및 정보를 게재하고, 사건의 본질과 관련성이 적은 일기를 보도했습니다.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보도였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후 인권위원회와 기자협회도 지난해 말 성범죄 보도 권고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성범죄는 보다 세부적인 보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2차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피해자 신상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사건 본질과 무관한 피해자의 사생활을 보도해 범죄 유발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인식되도록 하지 않는다 공포감,불쾌감을 주고 불필요한 성적인 상상을 유발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범죄 수법, 수사상황을 지나칠 정도로 상세히 보도하지 않는다. 이처럼 모두 8가지의 구체적인 실천 요강이 담겼습니다."

<질문>

이 성범죄 보도 기준을 보면,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은 이를 모두 어긴 셈인데요.

그렇다면 이런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후엔, 언론 보도가 좀 달라졌습니까?

<답변>

제작진도, 최근의 성범죄 보도가 좀 달라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올해 일어난 성범죄 관련 기사들을 분석했습니다.

대상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여덟달동안 5개 주요 일간지의 성 범죄 기사 186건입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92건에서, 기자협회의 성범죄 보도 권고 기준을 벗어나,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문제들이 발견됐습니다.

가장 많은 것은 피해자의 신상 관련 정보를 공개한 경우로 30건이었습니다.

또, 28건의 기사는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나 선정적인 용어로 범행 과정과 수법을 지나칠 정도로 자세히 묘사했습니다.

<녹취> 조선 4.12 : "윤씨는 "선생님인데 학생들 ** 검사를 해야한다"며...."

변태적인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범죄의 원인과 관련해서도, 피해자가 책임이 있는 것처럼 묘사하는 등,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기사도 여전히 많았습니다.

<녹취> 한겨레 5.29 과음한 2학년 여생도가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구토를 거듭하자...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가해자라고 해도 범죄 원인을 오도할 수 있는 기사들도 실었습니다.

<녹취> 조선 6.5 조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음란 동영상 100여개가 발견 됐다.

<인터뷰> 이윤소(여성 민우회 미디어 운동본부) : "성범죄라는 것은내가 힘으로 이사람을 제압할 수 있다 권력으로 내가 이사람을 누를 수 있다라고 가해자가 생각을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죠.그러나 술이나 아동 포르노 같은 이야기를 보도에서 끌어옴으로 해서 성범죄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반면,보도 기준처럼, 성범죄 예방을 위한 법률적 정보나 인식 제고를 위한 내용을 적극 보도한 경우는 3건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윤여진(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 : "어떻게 예방을 해야 되는지,어떤 시스템을 갖추어야 되는지 그 지점을 더 깊이 있게 언론으로서 보도해야 되는데 지금의 언론은 현상에 너무 집중이 되어 있어요."

<질문>

언론들은 이런 보도 기준까지 만들어 놓고도 왜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답변>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의 상업주의,선정주의적 보도태돕니다.

성범죄 마저도, 사회적 해악보다, 자극적 보도로 얼마나 눈길을 끌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는 겁니다.

지난해 기자 66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 조사가 실시됐습니다.

언론 보도로 인한 인권침해를 어느정도로 생각하냐는 질문. 70% 이상이 적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16.4%는 직접 인권 침해에 항의,지적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인권침해 요인으로는 언론인의 윤리.인권의식 부재'를 가장 많이 꼽았고 언론사 간의 지나친 경쟁' '법.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기자 스스로의 고민과 함께, 윤리의식이나 규범에 대한 재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터뷰> 박종률(한국 기자협회장) : "성범죄 보도에 있어 기자 스스로가 한번 더 거를 수 있는,반성하고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교육적 시스템, 연수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운용될 필요가 있겠다."

미국의 공익언론재단으로 매년 수많은 기자들을 교육시키는 포인터 연구소는 좋은 사례입니다.

이곳의 수많은 강의 가운데는 성폭력,혹은 아동 성범죄 보도와 관련된 내용도 있습니다.

기자들은 구체적인 보도사례를 놓고 토론을 하고 온라인 강의를 통해, 성범죄에 대한 이해부터, 인터뷰의 주의점까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들을 배웁니다.

기자들의 윤리의식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성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더 신중한 보도를 하도록 하고 , 언론보도로 입은 피해를 적극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대책도 요구됩니다.

<인터뷰> 윤여진(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 : "자율적인 심의제도가 별로 없이 그냥 관행에 이끌려져 가고 있는데, 그런 걸 어떻게 좀 만들 수 있을까. 언론의 역할이 뭐고,피해에 좀 책임지는 언론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것은 모든 사회가 구성원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의 힘을 얘기 할 때,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을 자주 인용하죠. 하지만 강한만큼, 그 펜끝이 잘못 휘둘러졌을땐 물리적인 폭력 보다 더 한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것, 특히 성범죄 보도에서 는 잊지 말 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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