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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의 사생활 보도, 어디까지?
입력 2013.09.15 (17:28) 수정 2013.09.15 (18:20)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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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 보도로 언론이 떠들썩합니다.

이번 보도를 계기로 공인의 사생활 보도는 어느 선까지 용인되는지, 적절성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언론이 보도할 수 있는 '공인의 사생활'의 범위는 어디까지이고 그 기준은 무엇인지 이재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조선일보는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녹취> 조선 9.6(2면) : "채동욱 검찰총장이 10여 년간 한 여성과 혼외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은 사실을 숨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채 총장은 부인했지만, 기사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파장은 확산됐습니다.

조선일보와 채 총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다른 언론들도 관련 기사를 잇달아 실었습니다.

보도 시점과 배경을 두고서도 논란이 일었습니다.

<녹취> 경향 9.7(2면) :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민감한 사적 영역이 노골적으로 보도된 배경이 '검찰총장 흔들기'라며 분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녹취> 조선 9.7(2면) : "'검찰 흔들기' 운운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흐린다는 느낌만 줄 뿐이다."

조선일보는 혼외 아들로 지목한 아이가 사는 집의 사진을 싣고 학적부에는 아버지의 이름이 '채동욱'으로 기록돼 있다며 개인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선 9.9 : "이런 사실은 채군 학교의 여러 관계자가 본지에 증언하면서 밝혀졌다."

그러자 채 총장은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 보도를 청구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일, 이번엔 혼외 아들로 지목된 학생의 어머니라고 밝힌 여성이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조선일보 기사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녹취> 한겨레 9.11(2면) : "'아이가 채동욱 씨와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가게를 하면서 주변으로 부터의 보호, 가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시 받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에 이름을 함부로 빌려썼습니다."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채 총장은 자진 사퇴했습니다.

하지만 공인의 사생활에 대한 언론 보도의 적절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언론이 보도할 수 있는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견해는 갈렸습니다.

<인터뷰> 김학웅 변호사 : "저는 보도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봅니다. 검찰총장은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또 공직자로서의 청렴 의무, 도덕적이어야 되는 그런 의무를 가지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당연히 국민의 관심사가 되는 것이고..."

<인터뷰> 김준현(변호사/민변 언론위원장) : "여자 문제라든가 가족 문제라든가 이혼이라든가 이런 게 과연 공직자의 자질과 긴밀하게 결부되어 있는가?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타당하지 않다, 공인의 사생활도 다른 모든 사람과 똑같이 존중돼야 되고 언론은 그것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

'공적 영역'을 인정하는 전문가도 보도 과정에서 나타난 사실 확인과 검증 절차 미흡을 문제점으로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학웅 변호사 : "이야기되는 여성에게 어떤 사실을 확인한 것도 아니고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사실 관계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풍문이나 뜬소문에만 기초해서 단정적인 이런 보도를 낸 것이거든요."

조선일보는 지난 2009년, 당시 한 장관의 친자 확인 소송이 제기됐을 때는 지금과 정반대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선 2009.11.19 39면 오피니언 : "한국에도 공직자의 사생활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몇몇 전직 대통령의 혼외자 문제도 있었지만, 주류 언론이나 정치권은 '침묵의 신사 협정'으로 지켜주었다."

동일 언론사가 같은 사안에 대해 상반된 논조를 보이는 것은 모순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인터뷰> 최진봉(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당시의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나, 칼럼의 내용을 보면 그렇게 공인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사생활 부분은 지켜줘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고, 그걸 들춰내는 건 하수구 저널리즘이라고까지 표현을 했다라는 거예요."

이처럼 사생활 보도와 관련해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공인과 사인의 구분,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공익적 목적'과 '공적인 관심사'일 경우에는 사생활을 보도해도 위법성이 없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선(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매우 분명하게 보호돼선 안 될 사적 영역이 있는가 하면 경계 영역적인 문제가 있어서 이 쟁점을 좀 해소하기 어려운, 언제까지나 유연한 부분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 2001년, 한 방송인이 자신의 이혼 등과 관련해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을 보도한 언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재판부는 사생활 침해라며 방송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녹취> 언론중재 기고논문(2006 언론의 사생활 침해에 있어서의 위법성 요건/김경환) : "소문에 대한 공중의 관심은 유명인에 대한 선정적인 호기심에 불과하여 정당한 관심사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

반면 지난 2004년, 한 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부적절한 이성 관계를 촬영한 언론을 상대로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공인의 자질 판단에 필요한 행위이므로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녹취> 언론중재 기고논문(2006 언론의 사생활 침해에 있어서의 위법성 요건/김경환) : "이사장으로서의 자질과 적격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도 있는 것이어서...손해배상의 법적 책임이 없다."

이처럼 국민의 알 권리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충돌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 재판부의 판단은 사안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한동섭(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개인이 당하는 피해와 사회적인 피해까지 같이 있는 겁니다. 그런 것과 이익형량을 했을 때 어떤 것이 더 사회 이익이 되느냐에 따라서 이것이 보도할 수 있다 없다 그렇게 결정이 나는 거죠."

이에 대해 미국은, 1964년 연방대법원 판례를 통해 언론이 공인의 사생활을 보도하는 경우 '악의'가 없다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해 공인의 사생활 보도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학웅 변호사 : "미국은 1964년도에 설리반 사건에서 공인에 대한 명예훼손적 발언들이 있었을 때 이것이 '현실적인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면책된다는 것이 확립된 이후로는 굉장히 표현의 자유를 넓게 인정하고 있고요."

조선일보 보도에서 혼외 아들로 지목된 학생의 정보가 노출되면서 인터넷과 SNS 등에서는 이 학생의 사진까지 빠르게 유포됐습니다.

이로 인해 미성년의 학생이 입을 정신적 피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터뷰> 김준현 변호사(민변 언론위원장) : "그 아이가 어느 학교에 다니고 어디 산다는 것을 충분히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세상에 보도 됐기 때문에 이건 당사자 뿐 만 아니라 그 기사에 나오는 인물들의..."
  • 공인의 사생활 보도, 어디까지?
    • 입력 2013-09-15 17:47:41
    • 수정2013-09-15 18:20:04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최근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 보도로 언론이 떠들썩합니다.

이번 보도를 계기로 공인의 사생활 보도는 어느 선까지 용인되는지, 적절성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언론이 보도할 수 있는 '공인의 사생활'의 범위는 어디까지이고 그 기준은 무엇인지 이재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조선일보는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녹취> 조선 9.6(2면) : "채동욱 검찰총장이 10여 년간 한 여성과 혼외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은 사실을 숨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채 총장은 부인했지만, 기사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파장은 확산됐습니다.

조선일보와 채 총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다른 언론들도 관련 기사를 잇달아 실었습니다.

보도 시점과 배경을 두고서도 논란이 일었습니다.

<녹취> 경향 9.7(2면) :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민감한 사적 영역이 노골적으로 보도된 배경이 '검찰총장 흔들기'라며 분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녹취> 조선 9.7(2면) : "'검찰 흔들기' 운운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흐린다는 느낌만 줄 뿐이다."

조선일보는 혼외 아들로 지목한 아이가 사는 집의 사진을 싣고 학적부에는 아버지의 이름이 '채동욱'으로 기록돼 있다며 개인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선 9.9 : "이런 사실은 채군 학교의 여러 관계자가 본지에 증언하면서 밝혀졌다."

그러자 채 총장은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 보도를 청구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일, 이번엔 혼외 아들로 지목된 학생의 어머니라고 밝힌 여성이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조선일보 기사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녹취> 한겨레 9.11(2면) : "'아이가 채동욱 씨와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가게를 하면서 주변으로 부터의 보호, 가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시 받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에 이름을 함부로 빌려썼습니다."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채 총장은 자진 사퇴했습니다.

하지만 공인의 사생활에 대한 언론 보도의 적절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언론이 보도할 수 있는 '공적 영역'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견해는 갈렸습니다.

<인터뷰> 김학웅 변호사 : "저는 보도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봅니다. 검찰총장은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또 공직자로서의 청렴 의무, 도덕적이어야 되는 그런 의무를 가지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당연히 국민의 관심사가 되는 것이고..."

<인터뷰> 김준현(변호사/민변 언론위원장) : "여자 문제라든가 가족 문제라든가 이혼이라든가 이런 게 과연 공직자의 자질과 긴밀하게 결부되어 있는가?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타당하지 않다, 공인의 사생활도 다른 모든 사람과 똑같이 존중돼야 되고 언론은 그것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

'공적 영역'을 인정하는 전문가도 보도 과정에서 나타난 사실 확인과 검증 절차 미흡을 문제점으로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학웅 변호사 : "이야기되는 여성에게 어떤 사실을 확인한 것도 아니고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사실 관계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풍문이나 뜬소문에만 기초해서 단정적인 이런 보도를 낸 것이거든요."

조선일보는 지난 2009년, 당시 한 장관의 친자 확인 소송이 제기됐을 때는 지금과 정반대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선 2009.11.19 39면 오피니언 : "한국에도 공직자의 사생활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몇몇 전직 대통령의 혼외자 문제도 있었지만, 주류 언론이나 정치권은 '침묵의 신사 협정'으로 지켜주었다."

동일 언론사가 같은 사안에 대해 상반된 논조를 보이는 것은 모순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인터뷰> 최진봉(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당시의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나, 칼럼의 내용을 보면 그렇게 공인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사생활 부분은 지켜줘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고, 그걸 들춰내는 건 하수구 저널리즘이라고까지 표현을 했다라는 거예요."

이처럼 사생활 보도와 관련해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공인과 사인의 구분,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공익적 목적'과 '공적인 관심사'일 경우에는 사생활을 보도해도 위법성이 없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선(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매우 분명하게 보호돼선 안 될 사적 영역이 있는가 하면 경계 영역적인 문제가 있어서 이 쟁점을 좀 해소하기 어려운, 언제까지나 유연한 부분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 2001년, 한 방송인이 자신의 이혼 등과 관련해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을 보도한 언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재판부는 사생활 침해라며 방송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녹취> 언론중재 기고논문(2006 언론의 사생활 침해에 있어서의 위법성 요건/김경환) : "소문에 대한 공중의 관심은 유명인에 대한 선정적인 호기심에 불과하여 정당한 관심사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

반면 지난 2004년, 한 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부적절한 이성 관계를 촬영한 언론을 상대로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공인의 자질 판단에 필요한 행위이므로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녹취> 언론중재 기고논문(2006 언론의 사생활 침해에 있어서의 위법성 요건/김경환) : "이사장으로서의 자질과 적격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도 있는 것이어서...손해배상의 법적 책임이 없다."

이처럼 국민의 알 권리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충돌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 재판부의 판단은 사안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한동섭(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개인이 당하는 피해와 사회적인 피해까지 같이 있는 겁니다. 그런 것과 이익형량을 했을 때 어떤 것이 더 사회 이익이 되느냐에 따라서 이것이 보도할 수 있다 없다 그렇게 결정이 나는 거죠."

이에 대해 미국은, 1964년 연방대법원 판례를 통해 언론이 공인의 사생활을 보도하는 경우 '악의'가 없다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해 공인의 사생활 보도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학웅 변호사 : "미국은 1964년도에 설리반 사건에서 공인에 대한 명예훼손적 발언들이 있었을 때 이것이 '현실적인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면책된다는 것이 확립된 이후로는 굉장히 표현의 자유를 넓게 인정하고 있고요."

조선일보 보도에서 혼외 아들로 지목된 학생의 정보가 노출되면서 인터넷과 SNS 등에서는 이 학생의 사진까지 빠르게 유포됐습니다.

이로 인해 미성년의 학생이 입을 정신적 피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터뷰> 김준현 변호사(민변 언론위원장) : "그 아이가 어느 학교에 다니고 어디 산다는 것을 충분히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세상에 보도 됐기 때문에 이건 당사자 뿐 만 아니라 그 기사에 나오는 인물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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